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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기업들, 美 투자계획 잇따라···트럼프에 '총 128억달러 선물보따리'

등록 2017.06.29 11:10:27수정 2017.06.29 11: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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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기업들, 美 투자계획 잇따라···트럼프에 '총 128억달러 선물보따리'

삼성 SK LG 등 현지공장 건설이나 투자 내용 속속 발표
현대차는 소아암 치료 지원에 약 170억원 추가 기부키로
52개 기업, 5년간 미국 시장 투자예상 금액은 총 128억 달러
 
【서울=뉴시스】최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동행한 재계 총수 및 CEO들이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를 완화하고 양국간 교류협력 강화차원에서 대규모 투자와 기부 등을 잇따라 발표하는 선물 보따리를 풀고 있다.

 현지시간으로 29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에 대규모 가전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고, SK는 미국 에너지기업과 셰일가스전을 공동개발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동맹국인 미국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5년간 자국에서 일자리 100만개의 창출하겠다고 공언하고 글로벌 기업들을 압박하는데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대규모 투자 및 기부는 현지에서의 이미지 강화와 함께 시장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도 크다.

 미국을 방문 중인 52개 기업이 밝힌 향후 5년간 미국 시장 투자예상 금액은 총 128억 달러(약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 카운티에 3억8000만 달러(약 4345억원)를 투입해 가전 공장을 짓고, 내년 초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고용규모는 약 950명 수준이다.

 뉴베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찰스턴 항구에서 241㎞ 떨어진 지역으로, 삼성전자는 미국의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가 조만간 폐쇄할 예정인 뉴베리의 발전기 조립공장 부지를 활용해 생산공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미국 시장에 파는 TV는 멕시코 티후아나, 냉장고 등 가전은 멕시코 게레타로에서 생산해 판매해왔다.
 
 LG전자는 지난 2월 테네시주와 세탁기공장 설립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LG는 테네시주 북부의 클락스빌에 2019년 상반기까지 2억5000만 달러(약 2804억원)를 투자해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짓는다.

 인건비는 베트남이나 태국에 비해 비싸지만 미국까지 배로 3~5주 정도 걸리던 운송 시간이 단축되고 그만큼 물류비도 줄어든다. 또 공장 건설비용 지원 및 세제 혜택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약속받았다.

 아울러 LG전자는 2019년까지 3억 달러를 투자해 2019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뉴저지주 잉글우드 클리프 신사옥을 짓고 있다. 북미 시장에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셈이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선 SK그룹은 제너럴일렉트릭(GE), 콘티넨탈리소스와 셰일가스를 중심으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K그룹은 이를 계기로 향후 5년 동안 1조8000억원을 미국에 투자할 예정이고 추가적으로 약 3조~5조원 규모의 잠재적인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SK그룹은 GE와 공동으로 미국 내 셰일가스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미국산 LNG와 LPG를 판매할 수 있는 발전사업 등 수요처 확보를 위한 글로벌 공동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이에 따라 SK는 에너지를 공급하고 GE는 발전 설비를 공급하면서 프로젝트 정보와 네트워크를 공유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물론 동남아, 중동 지역에서의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발전 사업에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 SK그룹은 콘티넨탈이 확보하고 있는 셰일 개발에 대한 운영 역량과 정보를 활용, 미국 셰일 공동개발을 확대한다. 생산량의 증가가 예상되는 셰일을 활용하는 사업 기회에 대한 탐색도 진행한다. 

 이를통해 연간 2조원 수준의 미국산 에너지 생산과 수출로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한편 4000~5000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향후 5년간 총 31억 달러 투자계획을 밝힌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개발, 신차·신엔진 개발 등 분야에 투자해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에 나선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올해 미국 소아암 치료 지원에 1500만 달러(약 170억원)를 추가로 기부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5개 의료기관과 소아암 치료 연구자에게 전달한 기부금 100만 달러(약 11억원)을 추가하면 현대차가 미국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163개 병원·연구기관에 기부한 금액은 누적 1억3000만 달러(약 1480억원)에 달한다.

 두산그룹은 미국 자회사인 두산 밥캣,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등을 통해 현지 공장 증설 및 차세대 제품 개발, 연료전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R&D 투자에 총 7억9000만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CJ그룹은 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부문 생산공장 신규증설과 CJ대한통운, CJ CGV, 등 계열사의 현지 기업 M&A 등에 총 10억5000만 달러를, LS그룹은 미국 남부에 4000만 달러 규모의 자동차 전장관련 부품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총 3억2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재계 관계자는 "압박을 높이고 있는 트럼프 정부의 입맛에 맞춰 재계 총수들이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정부의 통상압력이 완화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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