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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3세 미야비 "한·일, 음악을 듣는 순간 하나"

등록 2017.07.02 11:2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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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같은 피가 흐른다는 걸 느껴요. 한국에 오면 돌아왔다는 느낌도 들고요. 특히 매번 역시 음악은 통한다는 것도 깨닫습니다."

1일 오후 서울 명동에서 만난 재일교포 3세인 일본 비주얼 록 가수 미야비(36·이시하라 다카마사)는 "한일 양국 간 풀어야 할 문제나 현안이 많지만 음악을 듣는 순간만큼은 하나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야비는 이날 저녁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 한일 슈퍼 록 그레이트 미팅 인 서울'에 참가하기 위해 5개월 만에 내한했다. 일본 밴드 '스파이에어', 한국의 록 밴드 '이브', 'FT아일랜드'와 함께 공연한 그는 일찌감치 양국 음악뿐 아니라 문화 교류에도 앞장서고 있는 가수다.

일본인 어머니와 재일 한국인 2세(귀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수년 전부터 미국에서 거주 중인 그는 한일은 물론 세계를 가로지르는 코스모폴리탄, 즉 세계인이다.

2014년 앤절리나 졸리가 감독한 영화로 미국과 일본이 대립한 태평양전쟁을 배경으로 한 '언브로큰'에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본군의 포로학대를 묘사한 영화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일본의 극우단체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지난 그에게 인종, 국적, 경계를 가르는 건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UN 산하 유엔난민기구(UNHCR)를 통해 레바논의 난민캠프에서 아이들과 축구(미야비는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축구선수를 꿈꿨다)를 즐기는 등 국제적인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email protected]

"난민캠프에 가서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 애들(그에게는 7살, 6살 난 자녀가 있다)과 비슷한 나이인데, 어렵게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요. 제가 그 친구들을 직접 구할 수는 없지만 이런 활동을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항상 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현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은 거죠.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거죠."

미야비의 앨범을 유통하는 유니버설뮤직 관계자에 따르면 미야비는 이날 오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공연을 앞두고 흐트러짐 없는 프로다운 면모를 잃지 않는 그였다.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난민 캠프에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더 그렇죠. 이번에도 열다섯 군데를 돌면서 공연을 하고 팬들을 만나는데 엄살 같은 건 피우면 안 됩니다. 매번 전력을 다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1999년 밴드 '듀르퀄츠'의 기타리스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미야비는 솔로로 전향한 뒤 가부키 록, 믹스처 록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의 색깔을 찾아왔다. 록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email protected]

하지만 세계적으로 록 장르는 하향세다. 힙합,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등이 그 자리를 점차 대신하고 있다.

미야비는 "록이 하향세이기 때문에 제가 변함없이 기타를 치고 있다"고 했다. "시대에 따라 음악의 장르가 바뀌는 건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저는 록을 하는 사람이고 기타를 치는 사람이죠. 제 음악에 EDM이 들어갔다고 해서 그런 EDM으로 규정되는 건 아니거든요. 제가 기타를 치고 있다고 로큰롤을 하는 사람도 아니고요. 다른 장르의 장점을 가져와 제 무기로, 날개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죠."

음악은 자신을 자유롭게 만드는 언어라고 했다. 그는 "축구선수를 꿈꾸다 부상을 입고 허망하게 있을 때 기타를 만났다"며 "기타가 저를 구원했고 새로운 곳에 데려다 줬다"고 했다.

"기타를 통해서 느끼는 흥분, 감정, 열정, 두근거림을 팬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기타를 칠 때, 자유로움을 느껴요. 음악이라는 것이 국경, 언어, 인종 등의 장벽을 넘어 하나가 되는 순간을 느낄 때 특히 그렇죠."

올해로 솔로 데뷔 15주년. 항상 변화하는 모습과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40대, 50대, 60대가 돼서도 똑같이 느끼고 싶다고 했다. "시간을 좇아가기만 하면 노화만 됩니다. 노력으로 쌓인 경험과 생각은 노화가 되기 쉽지 않거든요."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일본 로커 미야비(MIYAVI)가 1일 서울 중구 퍼시픽호텔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야비는 아시아 최초 한국/일본 구성의 록 페스티벌 (2017 한일SUPER ROCK ‘Great Meeting’ IN SEOUL)에 참가했다. 2017.07.02. [email protected]

미야비는 '하프 코리안'이라는 정체성을 또렷이 가지고 있다. 온몸에 타투가 가득한 그의 등 한 켠에는 한국인 성인 'LEE'(李)가 새겨져 있다. 일종의 신념이자 자신에 대한 삶의 기록인 셈이다.

"과연 제가 삶에서 무엇을 남기고 갈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이 많아요. 제 음악이 담긴 앨범, DNA가 남겨진 자식이 그렇죠. 대중에게 무엇이 팔릴까 생각하는 건 쉬워요. 하지만 그들의 마음에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건 쉽지 않죠. 살면서 제가 남긴 모든 흔적에 대해 최선을 다했는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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