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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박경민 신임 해양경찰청장 취임사

등록 2017.07.27 15: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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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정리/박성환 기자 = <박경민 제15대 해양경찰청장 취임사>

 해양경찰청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해양경찰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제15대 해양경찰청장에 취임하면서그 무엇보다도 해양경찰 가족이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해양경찰 가족 여러분과 함께 '내일보다 오늘이 더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롭게 태어나는 해양경찰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높은 역사적 순간에 이 자리에 서게 되어 벅찬 감격과 함께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며,해양안전 때문에 더는 눈물 흘리는 국민이 없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치고자 합니다.

 그리고, 미수습자를 찾기 위해 선체 수색을 지속하고 있는 세월호는 아직까지 우리 국민 모두에게 과거가 아닌 현재의 아픔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유가족, 미수습자 가족, 생존자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 불행한 사건에 대해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아울러, 조직이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개편된 어려운 상황에서 해양경찰 재도약의 초석을 다지시고 명예롭게 퇴임하신
전임 홍익태 본부장님의 앞날에도 무한한 영광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해양경찰 동료 여러분!

 해양경찰은 지난 2년 8개월간 변화를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수 태풍 차바 구조(16), 삼척 고립자 구조(16)에서 헌식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공용화기 사용으로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대한 해양영토 수호 의지도 천명하였습니다. 미흡한 부분이었던 특수구조 인프라를 확충하였으며,현장 중심 조직으로 개선하여 해양재난 대응시스템을 강화하는 한편,연안해역에서 안전관리 체계를 고도화하였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는 아직까지 우리 바다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고 있으며, 해양안전에 대한 눈높이는 여전히 높습니다.대형 인명사고를 동반한 해양재난은 물론이고, 돌고래호 사고(15)에서 보듯이 낚시어선 등 다중이용선박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도안전이 철저히 담보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국들은 독도, 이어도를 비롯한 경계미획정 해역에서 공세적 활동을 강화하고 북한은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해양경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정철학인 국민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안심사회를 구현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해양치안을 실현하기 위해 저와 직원 여러분이 함께 유념해야할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민이 체감하는 해양안전을 실천해야 합니다.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바다에서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장 직원들의 전문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현장 직원들의 구조능력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현장인력이 전문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인사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현장중심으로 보직경로를 개선하고민간의 우수한 인재를 직접 채용하여 긴급한 해양재난에서 정확한 판단력과 지휘능력을갖춘 현장지휘관을 양성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바다에서 완벽한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해군, 해양수산부 등 유관기관 뿐만 아니라민간 분야와도 실질적인 협력이 절실합니다. 민간세력에 구조장비를 지원하고 민간참여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여 민간해양구조대를 활성화하는 한편,수상구조사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통해 민간영역의 해양구조역량을 확충하겠습니다.

 더불어 국가 해양주력 세력인 해군과도 긴밀하게 공조하여 심해잠수 능력 등 특수 구조 역량을 강화하겠습니다. 앞으로 해양경찰이 바다에서 믿음직한 모습으로국민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지겠습니다.   

 둘째, 우리 바다는 해양경찰이 당당히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중국, 일본과 배타적 경제수역조차 획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이러한 여건 속에서 해양경찰은 독도에서 사흘에 한 번씩 일본 경비정과, 이어도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중국 해양세력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양주권의 마지막 보루라는 생각으로사명감을 가지고 해양영유권을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이를 위해경계 미획정 해역 해양영토 분쟁에 대비하여 유관기관 합동 위기대응 훈련을 확대하고, 경비세력을 신규 배치하는 한편, 우리 해양과학조사선의 보호경비를 통해해양자원 보전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겠습니다. 

 해양경찰이 해양경비안전본부로 개편된 이후 중국어선은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해경단정을 고의로 충돌하여 침몰('16) 시키는 상황에 이르러 대한민국의 국격이 손상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불법조업 중국어선이 배타적경제수역과 서해NLL 접적해역에 이어한강중립수역까지 출현하고 있어 국가 안보의 중대한 위협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단속 전용함정을 비롯한 장비를 확충하고, 육상, 해상, 항공세력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경비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 직원 여러분의 단속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동전단 중심으로 실전 같은 훈련을 확대하고 불법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외교적 협력도 병행해 나가겠습니다. 그러나 주변국이 해양주권을 침해하고 우리 공권력에 도전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강인한 모습으로 엄중히 대처하겠습니다.

 셋째,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민생과 안전만 생각하는   해양 치안활동을 해야 합니다.

 해양경찰 본연의 임무수행을 위해 수사·정보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과거 실적주의 폐단 등 잘못된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국민 여러분의 우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는 치안활동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해양안전과 주권수호를 뒷받침하는해양경찰만의 특화된 수사·정보 역량을 개발해야 합니다.해양안전 위해요소 및 안전의무 위반여부를 사전에 탐지하여 경고신호를 발령하고, 해양안전 확보차원에서 사전경고에도 불구하고방치되고 있는 위험요인들은 적극적으로 교정하겠습니다.

 특히, 단속위주의 치안활동에서 위법정도와 소득수준을 고려한 '민생치안정책'을 수립하여 생계형 어민을 보호하고,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영장전담관을 운영하는 등 인권 친화적 수사시스템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해양경찰이 바다에서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치안기관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넷째, 깨끗한 바다를 위해 방제체계를 고도화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씨프린스호(95), 허베이스피리트호(07), 우이산호(14)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던 세계에서 해양오염 위험이 가장 높은 국가이며, 점점 대형화 되는 유조선과 연안 해역에 위치한 산업시설의 증가로해양오염사고의 위험은 더욱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후손에게 깨끗한 바다를 물려주기 위해 오염방제 패러다임을 '사후대응'에서 '사전방지'로 전환하는 예방시스템을 구축하고,해양오염 방제주체별 역할과 책임원칙을 명확히 하여 방제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해상 화학사고 위험이 높은 항만에는 다목적 해상화학사고 방제 전용선박을 확충하는 한편환경부 합동방재센터와 협업체계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하면 재앙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해양오염 방제 전문기관임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재조해경(再造海警)을 실천해야 합니다.

 바다에서 배가 나아가기 위해서는한 마음 한 뜻으로 노를 저어야 합니다.다양한 입직경로와 환경에서 근무하는여러분의 화합 없이는 해양경찰이라는 거대한 함정은 조금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권위주의, 형식주의, 폐쇄주의 등
소통을 방해하는 3대 적폐를 발굴하고, 실적 중심의 성과관리 체계와 감찰 기능을 개선하여직원들이 조직에 애정을 갖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 누구나 해양경찰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열악한 업무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함정·파출소 등의 근무여건을 향상하고 직원관사 및 복지시설에 대한 복지 지원체계도 강화하겠습니다. 이러한 조직 내 소통과 화합으로 신바람 나고 활기찬 근무환경을 조성하여, 직원들이 행복한 직장을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여러분 스스로가 행복해야 해양경찰이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해양경찰 동료 여러분!

 해양경찰은 청장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1만3000여 해양경찰인이 한 곳으로 힘을 모을 때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가장 낮은 곳에 바다가 있듯이 우리 해양경찰이 국민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조금 더 낮은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합니다.우리는 오직 바다에서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해양경찰 동료 여러분!

 우리 해양경찰은 지금 새로운 출발선에 섰습니다.우리 앞에는 거친 비바람과 높은 파도가 가로 막고 있고심지어 곳곳에 암초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모든 기회에는 어려움이 있고 모든 어려움에는 기회가 있습니다.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습니다.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밧줄을 풀고 안전한 항구를 벗어나야합니다.
 
 여러분! 제가 앞장서서 솔선수범하겠습니다.

 저를 믿고 거친 바다를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 주십시오.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십시오.우리 모두가 힘을 모은다면 우리 바다는 더욱 안전하고 깨끗해질 것입니다.  끝으로 동료 여러분의 행운과 건강을 빌며뜨거운 성원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17년 7월 26일해양경찰청 치안총감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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