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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 난민' 구호품 배포 현장서 3명 압사···40여만명 인도주의 위기 심각

등록 2017.09.18 03: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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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 포리르 드윕=AP/뉴시스】미얀마 로힝야 난민 부부가 14일 배를 타고 방글라데시로 넘어오려다 배가 전복되면서 익사한 아기를 내려다 보며 통곡하고 있다. 2017.09.15 

【샤 포리르 드윕=AP/뉴시스】미얀마 로힝야 난민 부부가 14일 배를 타고 방글라데시로 넘어오려다 배가 전복되면서 익사한 아기를 내려다 보며 통곡하고 있다. 2017.09.15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미얀마 군의 학살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온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 족 난민캠프에서 구호물품을 차지하려는 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세 명이 압사당사는 사고가 발생했다. 방글라데시의 난민캠프에 수용돼 있는 로힝야 족 40여 만명이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인터섹터 코디네이션 그룹(Inter Sector Coordination Group)’을 인용해 미얀마 접경 지역인 방글라데시 쿠투팔롱 난민 캠프 인근의 발룩칼리 판 바자르(Balukhali Pan Bazar)의 도로 위에서 구호물품을 나눠주던 트럭 주변으로 난민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여성 한 명과 어린이 2명 등 모두 3명의 난민이 압사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방글라데시 주민들이 로힝야 족 난민들을 돕기 위해 트럭 등에 구호물품들을 싣고 와 거리에서 뿌리고 있는 장면들이 난민캠프 주변에서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호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난민캠프로 들어설 때마다 새까맣게 몰려든 난민들이 서로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필사적인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대변인인 코닌 앰블러는 트럭을 이용한 민간인들의 구호물품 배포는 너무 위험하다면서 난민들에게 공식적인 구호물품 배포 장소를 이용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인 난민 구호물품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앰블러 대변인은 로힝야 난민들에 대한 구호물품이 “대양에 물 한방울(a drop in the ocean)” 떨어트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적신월사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15일 실시한 공식적인 구호물품 배포 현장에는 로힝야 난민 1만5000명이 몰려들기도 했다. 난민인 로미자 베굼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무것도 가지고 나올 수 없엇다. 내가 입고 있는 옷은 이곳에 있는 누군가로부터 얻은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미얀마에 있는 우리 집에는 남아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모든 게 파괴됐다”라고 말했다.

난민 모함메드 하룬은 “우리에겐 음식도 옷도 없다. 우리는 집도 없다. 모든 것이 (미얀마) 군에 의해 파괴됐다. 지금도 우리에RPS 음식도 담요도 없다”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 8월 25일 이후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유입된 난민의 수가 16일 기준 40만9000여명에 달한다.

 로힝야 난민 사태는 지난 달 25일 미얀마 서부 라카인 주에서 로힝야 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미얀마 정부의 인종탄압에 대한 항전을 선포한 뒤 라카인 주의 군 및 경찰 초소 30여 곳을 습격한 사건 이후 불거지기 시작했다. 당시 ARSA는 미얀마 보안군과 경찰 12명을 살해했다. 미얀마 정부는 이에 대한 보복으로 대대적인 로힝야 족 소탕작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국제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AI)는 미얀마 군이 로힝야 족 마을에 조직적으로 방화를 저지르는 등 인종청소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I는 지난 15일 최근 라카인 주의 로힝야족 마을들이 불에 탄 모습을 담은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티라나 하산 AI 위기대응국장은 "미얀마군이 로힝야족을 미얀마에서 몰아내기 위해 라카인 주 북부에 불을 놓고 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다. 이는 인종청소"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군이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인종청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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