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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은 일찍 들어와?" AI 소라 등장에 영상제작업계 반응은

등록 2024.04.30 06:30:00수정 2024.04.30 16: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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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에이코퍼레이션, 일산 버추얼 스튜디오 신규 오픈

"AI 콘텐츠 보며 울고 웃는 날 올 것 생각하니 가슴 아파"

"기술 발전 흐름은 못 막아…AI 툴 긍정적 활용 기대"

[고양=뉴시스] 오동현 기자 = "이제 밥 먹으러 들어오겠다고 가족들과 한 약속 지킬 수 있는 거야?"

지난 2월 오픈AI가 공개한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소라'의 등장에 어느 영상제작업 종사자의 가족이 한 말이라 한다.


텍스트만 입력하면 최대 1분 분량의 영상을 뚝딱 만들어내는 '소라'의 등장은 영상제작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면 AI가 장편 영화까지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영상 제작 환경에 일대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버추얼 프로덕션의 다음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해외 로케이션이나 위험한 오지에 가지 않고도, 스튜디오 대형 LED 월에 실제 구현될 배경 영상을 재생하는 촬영 기법으로 업계에 혁신을 일으킨 바 있다.

버추얼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오창원 이사는 "소라에 대한 뉴스를 함께 본 가족들이 이제 CG(컴퓨터 그래픽) 안 해도 되는 거냐고 순진무구하게 묻더라"며 "앞으로 AI가 만든 콘텐츠를 보며 울고 웃는 날이 올 것을 생각하니 상당히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29일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의 일산 스튜디오 신규 오픈 기념식에서 오 이사는 "기술 발전이라는 대세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면서 "저도 제작 현장에서 25년간 일하다가 LED 월과 같은 버추얼 프로덕션 방식을 접하게 되면서, 모든 촬영 세팅이나 날씨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었고, 여기서 모든 패러다임이 많이 바뀌겠구나 생각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우리가 AI 기술을 어떻게 콘텐츠나 업무에 접목해야 할지 철학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며 "(AI 등 기술 발전이 영상 제작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장단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조화롭게 개발을 보완해 나간다면 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AI 툴은 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서도 생성형 AI 기술이 쓰였다. 주인공 장난감(배우 손석구)의 회상 장면에서 손석구의 어린 시절 모습과 빼닮은 AI 아역 배우가 등장한다. 실제 아역 배우 얼굴에 딥페이크 기술을 더해서 몰입감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도 AI 등 다양한 기술을 영상제작에 활용하고 있다. 김우형 브이에이코퍼레이션 최고혁신책임자(CIO)는 "가상의 배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실제 인물을 집어넣기 위해서 3D 기술이 활용된다. 여기에 생성형 AI와 같은 진보한 기술들이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그는 "3D로 아주 복잡한 배경을 언제 다 만드느냐고 우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사진 몇 장을 조합해서 3D 공간을 고품질로 빨리 만드는 기술은 현재에도 존재하고 있다. 아예 마지막 결과물이 나오는 '소라' 같은 형태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지만, 새로운 AI 툴들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고양=뉴시스] 오동현 기자 =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29일 일산 스튜디오 신규 오픈 기념식에서 XR 기술을 접목한 연극 '노인과 바다'를 시연했다. 2024. 04. 29 odong85@newsis.com 

[고양=뉴시스] 오동현 기자 =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29일 일산 스튜디오 신규 오픈 기념식에서 XR 기술을 접목한 연극 '노인과 바다'를 시연했다. 2024. 04. 29 [email protected] 

한편, 이날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스튜디오 오픈 기념식 현장에서 국내 최초로 확장현실(XR)을 도입한 연극 '노인과 바다'를 시연했다. 다양한 몰입형 및 인터랙티브 기술을 활용해 노인이 초대형 물고기를 만나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문을 연 일산 스튜디오는 총 300평 규모, 길이 19.4m 높이 6.2m의 LED 월, 천장 7.9m 규모로 두개의 '사이드 이펙트 월(Side effect wall)'과 5개(중형 3개, 소형 2개)의 대기실을 갖춰 '인-카메라 VFX(시각특수효과)'는 물론 XR까지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다.

김진선 브이에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저희가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의미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 촬영이나 작업 환경들이 뉴미디어 쪽으로 상당히 많이 옮겨갈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일산 스튜디오는 보다 더욱 고객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어서 촬영을 잘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한 결과물이다. 효율적인 기능에 초점을 맞춰서 스튜디오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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