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 "뮤지컬 벤허, 중국·일본으로 진출"

등록 2017.11.03 10:39:49수정 2017.11.03 11:41: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뮤지컬 벤허의 제작자 NCC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인터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1.0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뮤지컬 벤허의 제작자 NCC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인터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1.03.  [email protected]


■인터파크 ENT 자회사 뉴컨텐츠컴퍼니 제작
벤허 '숨은 조력자'…성공적 프로듀서 신고식
국내 우수창작진 지원 "흥행성+작품성 인정"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컬 '벤허'는 올해 대형 창작뮤지컬계 커다란 수확이다. 중소형 창작뮤지컬의 약진 속에 부진을 거듭하던 대형 창작 뮤지컬계 희망이 됐다. 8월 24일부터 10월 29일까지 총 86회의 공연기간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공연시장 단골 레퍼토리인 남녀간 사랑이야기가 아닌, 남자들의 이야기, 한 남자의 성장기로 풀어낸 무대였지만, 호평이 이어졌다. 더욱이 이미 고전영화로 유명해 그 원작의 아우라를 어떻게 넘어설지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벤허'는 영화 못지않은 웅장함을 선사했다. 
 
  50억을 투자한 만큼 공연은 디테일했다. 영상 연출은 미디어아트처럼 빛났고, 특히 마차씬은 매 공연때마다 놀라움을 선사했다. 백마와 흑마의 전투씬에서 말들의 등장은 영화 못지 않은 생생함으로 경탄케했다.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뮤지컬 형식과 음악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고,결국  ‘제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 에 최다부분 노미네이트 되었다. 올해의 뮤지컬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박은태·카이), 남우조연상(민우혁), 여우조연상(서지영), 앙상블상, 연출상(왕용범), 안무상(문성우), 작곡(이성준), 무대예술상(무대디자인 서숙진) 등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려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벤허'. 2017.09.29. (사진 = 뉴컨텐츠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벤허'. 2017.09.29. (사진 = 뉴컨텐츠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뮤지컬 '벤허'는 동명영화(1959·감독 빌리 와일더)로 유명한 루 월러스의 베스트셀러 소설(1880)이 원작이다. '유다 벤허'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 휴먼 스토리를 그렸다.

창작뮤지컬 흥행 기록을 세운 '프랑켄슈타인'의 왕용범 연출·이성준 작곡가가 다시 뭉치고, 유준상·박은태·카이가 전면에 나선 이 뮤지컬의 숨은 조력자는 인터파크의 이종규 상무다.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ENT) 자회사 뉴컨텐츠컴퍼니(NCC)가 제작한 이 뮤지컬로 이 상무는 성공적인 프로듀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첫 타석에서부터 홈런을 날린 이 상무는 새로운 유형의 프로듀서다. 인터파크가 온라인 티켓판매 1위 사업자에서 제작·투자를 거쳐 공연장 운영까지 하며 업계 성장에 일조하는데 함께 했다. 10년 전부터 공연사업 부문에 몸 담고 있다. 컴퍼니로 불리는 다른 뮤지컬 제작사의 프로듀서들이 예술감독의 역할에 가깝다면, 그는 공연 산업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눈을 가졌다.

 뮤지컬이 성황리에 끝나고 웅장한 창작뮤지컬로 기록된 '벤허'의 향방이 궁금했다. 이번 공연을 진두지휘한 이종규 상무를 강남 인터파크 사옥에서 만났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뮤지컬 벤허의 제작자 NCC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인터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1.0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뮤지컬 벤허의 제작자 NCC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인터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11.03. [email protected]


Q. 대형 창작뮤지컬이 부진한 상황에서 '벤허'의 성공은 어떤 의미가 있나?

A. "결국 뮤지컬 산업의 해답은 창작뮤지컬에 있다. 그래서 의미가 있다. 의미 있는 작품을 하나 건진 거다. 롱런할 수 있는 작품으로 본다."

Q. 롱런을 예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제일 중요한 건 관객들의 평가다. '벤허'는 관객들의 평가가 좋다. 특히 중장년층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봤다. 장기 연휴가 끼어 있고, 공연 기간 자체가 길지 않았는데 흥행적인 측면에서 선방할 수 있었던 이유다. 왕용범 연출을 비롯한 제작진도 우수하다."

Q. 뮤지컬산업의 해답이 창작뮤지컬에 있다는 건 정확히 무슨 뜻인가?

A. "근래 20년 동안 한국 뮤지컬 산업은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그런데 시장을 주도한 건 대규모 라이선스였다. 웬만한 라이선스 작품은 다 공연을 해서 새로운 작품이 들어올 건 많지 않다. 게다가 해외 작품은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해외 라이선스가 선도해온 업계의 체질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적인 정서에 맞는 창작 뮤지컬이 답이다. 하지만 한국 뮤지컬 산업 자체의 규모가 제한적이다 보니, 일본과 중국 시장도 봐야 한다. 그곳에서 통하려면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야 한다. 인터파크가 뉴컨텐츠컴퍼니를 만든 이유다. 국산 창작 뮤지컬 육성과 해외 시장 진출이 회사 설립 취지다. 인터파크가 이미 서클컨텐츠컴퍼니, 레미제라블 컨텐츠 법인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창작 뮤지컬만을 위해 더 전문화된 법인이 필요했다. '벤허'는 이 법인의 첫 대극장 프로젝트다. 왕용범 연출을 비롯해 국내 우수 창작진을 지원할 거다."

Q. 새로운 유형의 뮤지컬 프로듀서다. 기존 컴퍼니를 통한 것이 아니라 공연 사업을 하는 회사에서 다각적으로 시장을 검토한 업계 전문가다. 전례가 드물다. 

A. "씨어터와 컨텐츠 법인에서 겸직을 맡고 있다. 난 사업을 지원하는 사람이다. 프로듀서로서는 생초보다."

Q. 설득의 기술, 믿음의 기술을 가졌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하더라. 일부 컴퍼니는 한 프로듀서에게 권한이 쏠리는 경우도 있다.

A. "'벤허'는 왕용범 연출님과 스태프, 그리고 컴퍼니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협의를 잘 진행한 결과물이다. 많은 분들에게 감사한 이유다. 이분들이 각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잘 지원하고 신뢰를 주고 격려하는 것이 내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선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수익을 내고 안 내고는 그 다음 문제다."

Q. 인터파크가 업계 1위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공연 불황에도 인터파크는 항상 잘 나갈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A. "티켓 사업은 기본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다. 많은 대기업들이 한 번씩은 뛰어드는 사업군이다. 근데 수익률이 낮은 업종이다. 그러다보니 덤핑 경쟁은 기본이 된다. 공연 제작 투자 분야를 말하자면, 공연 사업은 평균적으로 생산성이 낮다. 기획사가 힘드니, 투자사 역시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

 산업 구조 자체가 아직 취약하다. 그러니 업계 어려움의 평균치가 인터파크에 반영된다. 인터파크만 잘 먹고 잘 산다는 건 오해다. 블루스퀘어 등 공연장도 마찬가지다. 누적 적자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에서 기본적으로 공연장 사업은 수익을 내기 힘들다. 공연장이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공공 공연장은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운영 예산을 받지만, 블루스퀘어는 지원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서울시에 토지 사용료를 낸다. 그래서 중요한 건 각 영역들을, 어떻게 잘 조합해서 시너지를 낼 것인가가 핵심이다. 경쟁은 숙명이라, 익숙하다. 인터파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공연 전반적인 산업의 취약성이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뮤지컬 벤허의 제작자 NCC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인터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03.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뮤지컬 벤허의 제작자 NCC 이종규 인터파크 상무가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인터파크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1.03.  [email protected]


Q. 좋은 프로듀서의 요건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A. "많은 일을 해야 되지만 가장 단순하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 양면성을 가진 사람이다. 그렇지만 프로듀서의 본질은 리더십이다. 특히 공연 분야 프로듀서의 리더십은 콘텐츠에 대한 비전을 확립하고, 흥행과 손실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책임을 져야 하니까. 하지만 그 만큼 보람도 크다. 무엇보다 직원들에게 자율성을 위임하고 부여하는 동시에 든든히 지원하는 역을 하고 싶다."

Q. 앞으로 뉴컨텐츠컴퍼니의 비전은 무엇인가?

A. "일본과 중국의 여러 파트너사들이 충무아트센터에 와서 '벤허'를 봤다. 서로 앞 다투어 '벤허'를 공연하고 싶다고 의사 표시를 했다. 일본에서 먼저 공연할 거 같은데 중국의 의욕이 크다.

 중국에서는 인터파크가 투자하는 작품에 함께 투자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일본, 중국 그리고 대만까지 결국 하나의 시장인 '원 아시아 마켓'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가깝다고, 한 시장이 되는 건 수월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원천 콘텐츠가 강력해야 한다.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같은 작품이 중국에서 공연되는 것처럼 말이다.

 한국 창작 콘텐츠도 그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뉴콘텐츠컴퍼니의 비전과 솔루션이다. 우선 왕용범 연출님이 구상하는 신작 한 두편의 작업에 함께 한다. 다른 창작자들의 아이템 역시 발굴해나간다. '프랑켄슈타인'과 '벤허' 재공연 일정을 조율 중이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의 일본과 중국 공연 협의가 있다. 현재는 이 네가지가 중심 축이다."

Q. '벤허'로 성공적인 프로듀서 데뷔 신고식을 치렀다. '예그린 어워드'에서도 최다 부문 후보에 올라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A. "물론 기쁘다. 하지만 최근 그만큼 대극장 뮤지컬이 없었다는 뜻이라, 이면에는 아쉬움도 있다. 더 많은 창작물들이 안정적인 제작 구조 속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특정 제작사나 창작자가 리스크를 감수하는 구조여서는 안 된다. 그런 여건 속에서 한국형 명작이 탄생하게 될 거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