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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년]정유·화학, 되레 '석탄값 상승' 호재…방산도 '호황'

등록 2018.01.21 06: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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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1년]정유·화학, 되레 '석탄값 상승' 호재…방산도 '호황'

트럼프 '석탄장려책'으로 석유·화학업계 반사이익
 '국방·안보' 강조에 국내 방위산업도 호황

【서울=뉴시스】한주홍 기자 = 20일(미국시간)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에서 모든 국내 수출 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 아니다.  트럼프 정부가 '미국 우선주의(Ameria First)'와 함께 화석 연료 사용을 장례하고 있어,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최고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도 상당한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1월~9월) 영업이익은 SK이노베이션 2조3891억원, GS칼텍스 1조3734억원, 에쓰오일 1조40억원, 현대오일뱅크 8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정유업계 호실적에는 트럼프 정부의 석탄연료친화 정책이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석탄 가격 상승으로 정유·화학업계들이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적극적인 환경 규제책을 펼치면서 석탄 소비를 줄이는 데 주력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정권 시절 석탄 가격은 톤당 200달러에서 50달러까지 급락했다. 값이 싸진 석탄이 화학 제품 생산에 사용되면서 석유·화학제품과 이들의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동반하락했다. 여기에 석유·화학 업계가 지구 온난화 문제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업황이 위축됐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구호로 '트럼프가 석탄을 캔다(TRUMP DIGS COAL)'를 사용할 정도로 석탄 산업 장려책을 펼치고 있다. 석탄 소비가 늘어 값이 오르면 석탄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자연히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석유·화학 업체와 나프타를 생산하는 정유사의 수익성도 제고된다.

 여기에 석유·화학 업계가 상대적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낮아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파고에서도 빗겨나 있다는 것도 주효했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국내 석유화학산업에 미치는 영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국산 석유화학제품의 대미 교역량은 비중이 5%로 낮기 때문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에 따라 관세 및 비관세장벽이 상승하더라도 국내 무역구조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석유화학 업계에도 불똥은 튈 수 있다. 보고서는 "향후 국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가 확대될 경우 무역수지 악화 가능서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중국산 최종재에 중간재를 납품하는 경우 미국의 정책변화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1년]정유·화학, 되레 '석탄값 상승' 호재…방산도 '호황'

◇'국방·안보' 강조에 방위산업도 호황

 트럼프 행정부를 맞아 방위산업 역시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안보를 강조하는 공화당 정권의 집권은 방위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 시대 방위산업은 명실상부한 성장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안보를 강조하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는 만큼 방위비 증액 가능성이 대두된 탓이다. 

 지난 1년간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이 방위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방예산을 대폭 늘려 전투기, 미사일 방위 시스템 등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우리 항공우주방위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미국 록히드마틴사와 함께 미국 공군의 차세대 고등훈련기(APT) 사업 수주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들어 '자주국방론'이 대두되는 것 역시 방위산업계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9% 수준까지 높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등 방위산업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한 방위산업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무기수입을 요구하면 여기에 대한 반대급부로 우리 역시 미국에 무기 수입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무기의 대미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나 국방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한미 정상 간 방위산업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방위산업 자체에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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