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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휴일에 미세먼지 긴급기자회견 연 까닭은?

등록 2018.01.21 15: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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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미세먼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1.21.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미세먼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휴일인 21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차량 의무 2부제 추진과 상반기 내 차량 친환경 등급제 시행 등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의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우선 미세먼지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최근 중국발 미세먼지가 유입되고 서울주변 대기가 정체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급속히 올라갔다.

 지난주 일요일인 14일 역대 최초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다. 16일과 17일에도 연달아 발령됐다. 이에 따라 시민참여형 자율 차량2부제, 출퇴근길 대중교통 무료운행,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사업장·공사장 조업단축 등이 시행됐다.

 현행 규정상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지 않는 주말(20일)에는 서울시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150㎍/㎥을 기록할 정도로 상황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최근 서울시내에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를 4000여명이 숨졌던 1952년 런던스모그에 비유하며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이 수수방관할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내에서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2010년에만 1만7000명이었다. OECD는 2060년에 5만2000명까지 늘어난다고 경고한다"며 "미세먼지로부터 생존권을 위협 받는 지금은 명백한 재난 상황이다. 공중에 떠다니는 침묵의 살인자, 일급 발암물질을 무기력하게 보고만 있어야 하냐"고 말했다.

 이와함께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으로부터 집중공세를 받은 것 역시 박 시장이 긴급기자회견 일정을 잡은 이유 중 하나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미세먼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01.21.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서울시청 브리핑실에서 미세먼지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자율 차량2부제를 독려하는 차원의 대책인 대중교통 무료운행에 1일 50억원의 비용이 든다는 사실에 정치인들이 반발하자 박 시장이 직접 공식석상에 나서 반박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포퓰리즘적이고 미봉적이 아닌 근본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는 나 홀로 일반통행식 정책을 진행하지 말고 경기도,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각을 세웠다.

 6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박 시장을 공격한 것 역시 눈길을 끌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재난안전기금 250억원이 곶감 빼먹듯 할 쌈짓돈인가"라며 "150억 혈세를 먼지처럼 날려버린 경위를 밝히라"고 박 시장을 비난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역시 "문제 접근에 있어 종합대책을 먼저 강구하고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체와 상의해서 종합적인 대책을 상의해 종합적인 대책을 펴기보다 서울시가 먼저 무료 대중교통 정책을 펼친 것은 보여주기 식이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박 시장답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세먼지 대책의 실효를 따지기 전에 사태의 위중함을 직시해야 한다"며 "논쟁보다 행동이 필요하다. 늑장대응보다 과잉대응이 낫다"고 항변했다.

 이어진 일문일답에서는 "미세먼지로 이미 1만7000명이 조기사망하는 엄중한 현실에서 정치권이 할 일이 많다"며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여야를 막론하고 해야 할 일 많은데 그러지 않고 말로만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정치인들의 발언은 그런 모습이라기보다는 미세먼지와 삶의 문제를 정파적·정치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여러 정치적 비판은 시민들의 납득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박 시장이 '미세먼지 대란의 일선 사령관'을 자처하며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6월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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