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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환경청,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연비 기준 완화책 곧 발표

등록 2018.03.30 09: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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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8.3.24.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예산안에 서명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8.3.24.

"기후 변화 방지책 후퇴...자동차 업계에 승리 안겨"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과 연비 기준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스콧 프루이트 EPA 청장이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과 연비 기준 완화를 위한 16쪽짜리 계획 초안을 백악관에 전달하고 승인을 요청한 사실을  EPA 대변인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프루이트 청장이 다음달 3일 버지니아주 외곽의 한 차량 영업소에서 환경 기준 완화 계획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지만,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프루이트 청장은 이번 계획을 통해 자동차 업계의 규제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보다 적당한 가격의 트럭, 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알려졌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움직임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기후변화 예방 노력을 수포로 돌리는 일이지만 자동차 제조업계에는 승리를 안겼다며, 이들 업체가 전 세계적인 산업 기준 완화를 추진할 빌미를 줬다고 지적했다.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다 짜인 것은 아니지만, 올해 안에 세부사항이 마련되면 오바마 전 행정부 때의 환경 기준을 상당히 끌어내리는 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스태빈스 하버드대 교수는 "분명 엄청난 계획"이라며 "도로에 연료 소비가 심한 차들이 늘어나고 휘발유 소비 총량도 증가할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도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환경기준 완화를 환영하고 있다. 전미자동차제조업체연합(AAM) 측은 "새 기준을 통해 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며 깨끗하고 연료 효율이 좋은 이동수단을 바라는 고객들의 필요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업체들의 연비를 규제하는 '기업평균연비제'(CAFE)를 완화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해 3월 한 디트로이트의 한 자동차 공장을 찾아 "우리는 다시 전 세계의 자동차 중심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CAFE는 오바마 전 행정부가 추진한 기후 변화 예방 조치의 핵심이었다. 오바마는 이를 통해 자동차업계가 신형 차량의 평균 연비를 두 배로 높이고 석유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려고 했다.

 미국 내 온실가스 배출과 연비 기준 규제가 완화되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다른 나라에서도 훨씬 관대한 환경 기준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차량 배기가스 배출에 따른 환경 오염이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의 아눕 반디바데카르 연구원은 "자동차업계가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미국도 줄였는데 다른 곳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규제 당국 로비를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NYT는 미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연방 정부가 환경 기준을 완화해도 강력한 규제를 고수하겠다고 주장해 왔다며, EPA의 규제 완화책이 발표되면 트럼프 행정부와 캘리포니아 주의 법정 갈등이 심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결과적으로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몇몇 주들의 차량 판매 기준은 강화되고, 다른 지역들에선 기준이 완화되면서 미국의 자동차 시장이 둘로 나뉘는 일이 초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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