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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 여성단체 집회…"미투, 이제 시작"

등록 2018.05.17 21:4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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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천후에도 "여성폭력 중단" 등 구호 외쳐

"현실 바뀌기 바라" "여성 범죄 문제 느껴"

"미투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

신논현역→강남역 행진…안전 우려 경로 변경

선언문 낭독 "성평등 사회 도래까지 미투"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2018.05.17.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천민아 수습기자 = 강남역 살인사건 2주기인 17일 서울 도심에서 성차별·성폭력 철폐를 촉구하는 여성단체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시간 당 20~30㎜의 비가 내리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여성폭력 중단하라" "성평등 세상 만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17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교보타워 앞에서 '미투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 주도로 열린 성차별·성폭력 끝장 집회 참가자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섰다.

 참가자 대부분이 검은 옷차림에 투명한 우비를 걸쳤으며 '미투가 바꿀 세상 우리가 만들자'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참가자 일부는 'I'm a FEMINIST'라는 문구가 적힌 윗옷을 착용했다. 손에 쥔 검은 우산에 미투를 상징하는 표식을 부착한 이도 있었다.

 이들은 행사 초반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음에도 아랑곳 않고 연단 발언에 호응을 하거나 동조하는 함성을 질렀다.

 참가자 이모(24·여)씨는 "강남역 사건 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제대로 처벌되지 않았다. 홍대 몰카범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일한 범죄에 대해 동일한 처벌이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다"라며 "이런 현실이 얼른 바뀌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회에 참가했다"라고 했다.

 장모(42·여)씨는 "오늘 나오면서 더욱 우울했다. 2주기인데 비가 와서 하늘이 같이 운다고 느껴졌다. 2년이 지났지만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라며 "젠더 폭력을 바꾸고 싶어 오늘 나왔다. 우리가 연대해야만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2018.05.17.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가 열리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집회 앞자리에 선 고모(30)씨는 "최근 여성에 대한 범죄를 보면서 문제의식을 느껴서 집회에 나왔다. 여성 인권은 성과 관계없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다. 내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라며 "남성도 남자다움이나 힘을 강요받고 있다. 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집회는 오후 7시9분께 사회자 발언으로 시작했다.

 사회를 맡은 오보람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국장은 "우리가 멈추지 않으려면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라며 "변화는 지금부터 이제 시작이다. 성폭력 성차별 반드시 끝장내자.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미투 이전 세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발언자로 나선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 최원영씨는 "간호사는 성범죄에 노출되어 있으며, 폐쇄적인 구조에서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어려운 의학 용어를 공부하고 국가고시를 통과해 장관 면허를 받았지만 대다수가 여성이라 성적 대상화가 되고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인정도 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차별연대 금지법제정연대 소속 쥬리 활동가는 "중요한 미투 공간이 학교다. 특히 초중고 성폭력 증언이 쏟아진다. 이전에도 학생들 증언했으나 응답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모든 여성이 성폭력을 겪는다. 성폭력은 성별 권력의 문제다. 이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노인, 장애등 차별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했다.

 오후 8시9분께 참가자들은 굵어진 빗줄기 사이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렬 사이에서는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행진은 신논현역 6번 출구에서 강남역 4번 출구까지 진행됐다.

 당초 행진은 신논현역에서 강남역까지 이동한 뒤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건물 앞을 지나 되돌아오는 경로로 예정됐다. 하지만 악천후와 안전상 우려 등을 이유로 강남역까지 갔다가 같은 길로 복귀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2018.05.17.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6번출구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살해'사건 2주기 추모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변화는 진행 중이며,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후 참석자들은 신논현역 6번 출구 앞에서 현장 발언과 미투 선언문 낭독을 진행했다. 

 선언문에는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해왔지만 여성들은 말하기를 멈추지 않았다. 여성들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 미투운동은 사회정의를 세우는 과정이다" "미투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우리는 용기 있는 증언자들과 함께 할 것이며, 성평등 사회가 도래할 때까지 미투운동을 이어갈 것"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집회는 9시29분께 끝났다. 이날 오후 인터넷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염산 테러를 예고하는 게시물이 올라 만일의 상황이 우려됐으나 행사는 충돌 없이 마무리 됐다.

 여성단체 집회는 서울 이외에 대구 대구백화점 앞, 전북 전주 전북대 구정문 앞, 부산 서면 하트조형물 앞,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 등에서도 열렸다. 주최 측은 이날 집회에 약 2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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