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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만에 추진된 남북정상회담 막전막후

등록 2018.05.27 15: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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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북측, 서훈 원장에 '김정은 위원장 구상'이라며 회담 제안

文대통령 승락에 25일 밤부터 회담 당일 26일 낮까지 준비 급물살

靑극소수에게만 사전 공유…동선 노출될까 눈에띄는 도로통제 없어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 회담장으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5.27.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 회담장으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5.27.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북측 제안 반나절만에, 청와대 소수 인사에게만 공유된 상태로 진행됐다. 그만큼 극비 보안을 유지하며 신중하게 추진된 것이다. 청와대에서 판문점으로 향하는 문 대통령의 동선이 드러날 것을 막기 위해 눈에 띄는 도로통제와 경호도 없던 것으로 전해졋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26일 판문점 회동은 지난 2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적절치 않다(inappropriate)'고 취소하면서부터 물밑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 25일 북측은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연락채널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한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이라고 표현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내부 여러 협의를 통해서 북측 제안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건의를 드렸다"며 "대통령이 승락해주셔서 그제(25일) 밤부터 어제(26일) 오전까지 실무 준비를 마치고 어제 오후 정상회담이 개최됐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 일정은 26일 오후 3시 판문점 북측 관할구역의 건물인 통일각으로 결정됐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우리 측 구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것과 달리 이번에는 북측에서 개최된 것이다. 남북 정상이 한차례씩 군사분계선을 넘어 정상회담을 가졌다는 의미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추진된다는 내용은 청와대 극소수 참모진에게만 공유됐다. 일부 수행원은 판문점 도착 직전에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 내용을 전했는가'하는 물음에 "한미 양국은 가장 가까운 동맹 관계로서 최근 남북간 문제,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앞두고 긴밀히 관련 정보를 상세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일정과 그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 측과 미리 공유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판문점으로 향하는 동안에 눈에 띄는 도로통제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판문점 동선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청와대가 토요일 오후 교통체증까지 감수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27일 첫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는 문 대통령 전용차가 지나는 도로 전면이 통제되며 대대적인 경호가 이뤄졌다. 이 장면은 실시간으로 생중계됐다.

 남북 정상이 만났다는 사실은 26일 오후 7시50분 청와대 출입기자단 메시지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메시지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내일(27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2018.05.27.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후 퇴장하고 있다. 2018.05.27.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27일 취임 1년만에 춘추관 브리핑룸 연단에 올라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약 7분간 발표했다. 애초 식순에 없던 기자들의 현장 질문에도 13분간 답했다.

 문 대통령은 퇴장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공통적으로 갖고 계실 의문에 대해서 한마디 말씀드리겠다"면서 "'어제 논의한 내용을 왜 어제 바로 발표하지 않고 오늘 발표를 하게됐나'란 의문일 것"이라고 말을 꺼냈다.

 문 대통령은 "이는 김정은 위원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북측은 북측의 형편 때문에 논의된 내용을 오늘 보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 발표해줬으면 좋겠다'란 요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때문에 "어제는 회담 사실만 먼저 알리고 논의한 내용은 이렇게 제가 따로 발표를 하게됐다는 점을 언론에게 양해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여 분간 언론 발표를 마치고 춘추관을 떠났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재개 의지를 발표한 가운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 전세계 관심이 쏠리게 됐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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