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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美中 등거리외교…외연 확장 포석

등록 2018.06.20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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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 및 만찬을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2018.06.20.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회담 및 만찬을 했다고 20일 보도했다. 2018.06.20.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일주일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났다. 동북아 질서 재편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운신의 폭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3차 정상회담 개최 다음날인 20일 "혈연적 유대로 연결된 조중 두 나라의 형제적 친선의 정을 다시금 과시(했다)"라고 선전하며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회담과 연회에서 주고받은 발언을 상세히 보도했다.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두 당 사이의 전략적 협동이 강화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더 두터워지고 있다"고 평가하자 시 주석은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조선의 입장과 결심을 적극 지지한다"며 "앞으로도 자기의 건설적 역할을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호응했다.

 곧바로 진행된 연회에서는 더욱 친밀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축하연설에서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이 "두 당 사이의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를 고도로 중시하고, 전통적 중조친선을 발전시켜나가려는 의지를 충분히 보여준 것"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나아가 "두 당 두 나라 관계의 불패성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는 발언까지 하며 자신의 대북 영향력을 과시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오늘 조중이 한집안 식구처럼 고락을 같이하며 진심으로 도와주고 협력하는 모습은 전통적 관계를 초월해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내외에 뚜렷이 과시하고 있다"며 "조중친선 관계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부단히 승화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단순히 중국과의 밀착을 통한 대미 협상력 극대화 차원이라기보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입지를 다지려는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미국과 정상회담 후속 고위급회담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미 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명문화하고, 장거리 로켓 엔진 시험장 폐쇄 등을 약속한 상태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 측이 제공한 것 이상의 설명이, 미국 측에서는 변하지 않을 거라는 '신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이번 일정을 계획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현 정세를 "조미수뇌상봉의 성과적 개최로 조선반도 지역에 새로운 역사적 흐름이 태동하고 있는 시기"라고 평가했다.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성과'라고 거듭 평가함으로써 비핵화 초기 조치 이행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앞선 두 차례의 방중 이후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방문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조속한 시일 내에 후속 고위급회담 개최를 위한 만남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어떤 측면에서는 북한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메신저와 같은 역할까지 하고 있다고 본다. 미중 관계의 틀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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