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여름철 넘치는 공원 쓰레기…쓰레기통 늘려도 문제 '딜레마'

등록 2018.07.13 09:47:2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무더위에 야간 공원 이용객 늘며 쓰레기 양도 급증

시민들 쓰레기통 찾아 헤매거나 그냥 투기하거나

"쓰레기통 대폭 늘려야" vs "늘린다고 해결 안 돼"

공원 관계자 “쓰레기통 늘릴수록 생활쓰레기 유입”

"분리수거 안 된 쓰레기까지 엄청 모여 악취 유발"

"각자 자기 쓰레기 되가져 가야하는데 인식 부족"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대형쓰레기망 인근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2018.07.04. limeol@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 대형쓰레기망 인근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2018.07.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아까도 계속 손에 쓰레기 들고 쓰레기통을 찾고 있었어요. 안 보여서 편의점 인근까지 쓰레기 버리러 갔다 왔고요.”

 며칠 전 저녁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만난 대학생 김영진(24)씨 일행은 현장에서 만난 기자에게 고충을 토로했다. 마포대교 밑 쉼터 인근에서 만난 이정로(23)씨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사람들 많을 때는 쓰레기가 더 생기지 않냐”며 “쓰레기통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름철 야간 공원 이용객 수가 증가하면서 쓰레기 양 또한 급증하고 있다. 공원 내 쓰레기를 버릴 곳을 찾지 못한 이용객들은 인근 상가 주변 쓰레기통에 몰아서 버리거나 있던 자리에 그대로 투기하는 경우가 잦다.

 한강변 여의나루역 인근 편의점에서는 직원이 나와 편의점 앞 쓰레기통을 관리하고 있었다. 직원은 공원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공원 내 쓰레기통에도 나눠 버려줄 것을 호소했다. 해당 편의점 점주인 김모(29)씨는 “편의점 앞에 놓인 쓰레기통에 유난히 쓰레기가 많이 쌓인다”며 “공원 내에 쓰레기통이나 시설물이 있긴 하지만 손님이 많은 데 비해서 잘 안 보인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이쪽에 많이 버리는 것 같다. 관리하기가 힘들다”고 푸념했다.

 지난 달 27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는 한강공원 내의 환경 관리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발표한 자료에는 11개 공원 중 가장 많은 시민이 찾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우선적으로 음식물수거함과 분리수거쓰레기통을 각각 3배 늘린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구체적으로는 음식물수거함이 15개에서 50개, 분리수거를 위한 원형쓰레기통이 10개에서 30개, 대형쓰레기망이 15개에서 30개로 올해 6월 말부터 확대된다는 내용이다. 방문객 스스로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환경과 관계자는 “쓰레기통을 매년 구매해 노후된 것은 교체하고 필요한 곳에는 추가설치 하고 있다”며 “한강 공원의 특성상 부지가 넓고 시민들의 수요가 많아 올해도 추가로 쓰레기통을 사서 보충했는데 부족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통과 같은 처리 시설물을 늘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경서(21)씨는 “재활용품과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를 제대로 안하고 버려서 악취가 유발된다”며 “쓰레기통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만큼이나 이런 문제의해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팻말 아래 공원 주변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2018.07.03. limeol@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 팻말 아래 공원 주변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2018.07.03. [email protected]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인근의 경의선 숲길 공원에서도 공원 내 쓰레기통 확충의 필요성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서울 신림동에서 왔다는 장한을(27)씨는 “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더 필요하다”라며 “물론 사람들이 쓰레기를 되가져 가는 것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지만 버릴 수 있는 곳을 좀 더 곳곳에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에서 거주하는 시민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연남동에 거주하는 옥모(26)씨는 “쓰레기통이 모자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쓰레기통이 늘어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쓰레기통 주변에 분리수거 안 된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유발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인근 주민 천상락(33)씨도 “쓰레기통이 생긴다고 과연 거기에 버릴까요?”라고 반문하며 “쓰레기통 수와 상관없이 사람들이 쓰레기를 안 가져가고 앉은 자리에서 버리니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 내에 있는 쓰레기통. 2018.07.03.limeol@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얼 기자 =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 내에 있는 쓰레기통. [email protected]

연남동 경의선 숲길공원 내 쓰레기통이 놓인 위치는 홍대입구역부터 연남파출소 인근 도로 사이 3곳이다. 각 장소에는 기존의 쓰레기통 4기에 추가로 일반쓰레기통과 PET병류 쓰레기통이 각각 1기씩 더 추가돼 있었다.

 서울 서부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사람이 많이 찾는 성수기 때는 쓰레기통을 2칸씩 더 늘려 대처한다"며 "다른 위치에 쓰레기통을 증설하게 되면 인근 주택에서 들어오는 생활쓰레기의 유입이 늘어나고 또 다른 청소 문제가 생겨 추가로 쓰레기통 설치는 안 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라고 밝혔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공원녹지정책과 관계자 또한 비슷한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규모가 큰 공원들은 해 놓지만 일반 동네에 있는 공원이나 골목길 공원에는 쓰레기통을 안 둔다"면서 "최대한 안 늘리는 게 원칙이다, 쓰레기통을 두면 주변에서 다 쓰레기를 가져다 버려 양이 엄청나게 늘어난다"고 고충을 전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