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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미중 무역 갈등에 수출 다변화 전략 더욱 중요"

등록 2018.07.0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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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리스크 완화 위해 '신남방정책' 인도와 아세안 무역 다변화 구축 중"

"중국과 사드 문제로 경제 어려움 겪어…인도는 우리와 민감한 이슈 없어"

제조업·인프라·ICT 협력 강화 방침…삼성전자·현대차 등 국내 기업 진출 확대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미국 철강 232조 조치 밎 제3차 한미 FTA 개정 협상 관련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2018.03.26.  pak7130@newsis.com

【뉴델리(인도)=뉴시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수출 다변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7.09. [email protected]

【뉴델리(인도)=뉴시스】 장윤희 기자 =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 정부의 수출 다변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인도와 아세안처럼 성장성에 비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국가들과 파트너십을 늘리며 'G2' 의존도를 낮출 것도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인도 뉴델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중간 무역 갈등을 고려할 때 인도와의 관계를 4강 수준으로 올리는 등 우리 수출 전략을 다변화해 추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중간 무역 문제를 '전쟁'으로 볼지, '갈등'인지, '분쟁' 수준인지는 귀국해서 자세히 말씀드리겠다"며 "두 나라 간의 무역 갈등을 봤을 때 우리가 인도에서 (G2 의존도를 줄이는)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인도·싱가포르 정상 순방은 신남방정책을 본격화하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문재인 정부는 G2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인도와 아세안을 4강에 준하는 파트너로 격상하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인도는 역사적, 지정학적으로 우리와 민감한 이슈가 없는 국가다. 여타 외부요인으로 인한 경제협력과 관계의 흔들림이 적다. 중국만 해도 사드 문제로 우리나라가 고초를 겪은 적이 있으나 인도와는 이러한 변수가 없다"고 밝혔다.

 인도는 우리나라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적으면서도 세계 시장이 주목하는 신흥국으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도 인구는 13억명대로 이 가운데 65%가 35세 미만인 젊은 국가다. 인구 규모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며 이같은 성장세라면 10년 이내 중국을 무난히 추월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 GDP 2.8조 달러로 세계 7위권, 경제성장률은 7%대다.

 김 본부장은 "인도의 경제 규모와 성장 잠재력에 비해 1인당 GDP는 약 2300달러, 세계 140위 수준인 것을 보면 인도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중국 인구가 14억명을 정점으로 정체 중일 때 인도는 2030년 15억명을 넘고, 2050년에는 16억5000명을 넘어 앞으로 더욱 막강한 인구 보너스 효과를 누릴 것이다. 인도는 지금 막 도시화를 시작했는데 7년 뒤면 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GDP가 더욱 크게 올라 구매력 있는 내수시장을 탄탄히 갖추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 정부의 향후 인도 통상 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인도는 세계에서 반덤핑 등 수입규제 조치를 가장 많이 발동하는 나라다. 우리나라도 미국 40건 이외에 두 번째로 많은 30건의 수입 규제 조치를 받고 있다"면서 "이에 대응해 수입규제 현안 협의 채널을 개선하고, 우리 기업에 대한 반덤핑 등 무역구제 조치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또 "IT 강국이자 원천기술 강국인 인도와 4차산업혁명 협력을 통해 미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이에 이번 순방에서 인도와 미래비전전략그룹 구성에 합의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첨단제조, 헬스케어, 유틸리티(소프트웨어) 등 4개의 첨단산업 분야에서 공동 연구 개발을 본격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휴대폰과 자동차 등 제조업 실질 협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제조업 육성 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인도 노이다 공단에서 열리는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도 이같은 중요성이 인식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인도 최대 휴대폰 공장을 지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인도에 연 30만대 규모 신공장 구축, 효성그룹은 스판덱스 공장을 만드는 등 '메이크 인 인디아' 제조업 정책을 활용하면서 인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인도 휴대폰 시장은 2016년 1억대를 돌파했고, 2021년까지 2억70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는 삼성전자가 41.8%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점유율 40.9%에 이른 중국산과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인도 순방 일정 중 하나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도 인도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 기업을 격려하고 인도와의 제조업, 투자협력 확대 메시지를 인도 측에 전달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 기업이 인도 인프라 시장의 진출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 정부는 2022년까지 100개 스마트시티 건설을 목표하고 있다.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 우리 돈으로 167조가 넘는다. 스마트시티뿐만 아니라 주요 도시간 고속도로, 전력망 등 인프라 개선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통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나라가 인도에 제공하기로 한 금융패키지 100억달러를 활용해 인도 인프라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칼리안-돔비블리시 스마트시티 건설 같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수주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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