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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충북, 노인 범죄 등 사회적 문제 심각

등록 2018.10.01 11: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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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노인 비율 15.7%…20% 초고령사회 눈앞

연간 노인 범죄 3430건·10만명 당 70.8명 자살

고령사회 충북, 노인 범죄 등 사회적 문제 심각


【청주=뉴시스】임장규 기자 = 10월2일은 노인의 날이다. 경로효친 사상을 고취하고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땀과 노력을 기리기 위해 1997년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UN은 1990년 세계 노인의 날을 매년 10월1일로 결의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이날이 국군의 날이어서 하루 뒤인 2일로 결정됐다.

 노인은 일반적으로 만 64세 이상을 일컫는다. 이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을 고령화사회, 14% 이상을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사회라 부른다.

 ◇충북 노인 비율 15% 초과…초고령사회 눈앞

 충북은 2013년 사상 처음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그해 65세 노인 인구 비율이 정확히 14%에 도달했다. 이어 3년 만인 2016년 15% 선을 돌파했다. 보은군(30.8%), 괴산군(29.5%), 영동군(27.3%), 단양군(26.9%) 등 일부 군(郡) 지역은 초고령사회 기준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통계청 집계 결과, 도내 65세 이상 인구는 25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5.7%를 차지했다. 전국 16개 광역단체 중 7번째로 높은 비율로서 전국 평균 14.3% 보다 1.4% 포인트 많다.

 통계청은 충북의 노인 인구가 2025년 36만1000명(21.6%)으로 사상 첫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35년 53만8000명(31.0%), 2045년 66만2000명(38.5%) 등 노인 인구 비율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1일 충북도는 통계청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35년 충북도민의 중위연령을 52.9세로 예측했다. 중위연령은 총인구를 연령 순서를 나열할 때 그 중앙에 서는 사람의 나이를 의미한다.

 괴산군(64.5세), 보은군(63.8세), 단양군(63.3세), 영동군(62.7세), 옥천군(62.2세) 등 도내 상당수 군 단위 지역은 중위연령이 노인 인구 기준인 65세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해당 지역의 가장 보편적인 인구가 노인이란 뜻이다.

고령사회 충북, 노인 범죄 등 사회적 문제 심각


 ◇"가진 것도 없고 여생 우울해"…범죄·자살 등 극단적 선택 늘어

 현 노인 세대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가난함'과 '상실감'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을 보낸 부모를 부양하고,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자녀 교육에 치중한 작금의 노인 세대들은 정작 본인들의 노후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최근엔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층에 대거 합류하면서 실버 문제는 그야말로 '바람 앞 촛불' 같은 처지에 놓였다.

 풍족하지 못한 노후의 삶과 핵가족화에 따른 상대적 소외감에 억눌린 노인들의 불안한 심리는 '범죄'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도 종종 이어진다.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노인들이 저지른 범죄는 2012년 2111건, 2013년 2193건, 2014년 2664건, 2015년 3214건, 2016년 3691건, 2017년 3430건, 올해 8월 기준 2532건 등 꾸준한 증가 추세다. 올해의 경우 이미 2012년과 2013년 연간 범죄 건수를 넘어섰다.

 올해 범죄 유형별로는 살인 등 강력범 36건, 절도범 236건, 폭력범 335건, 사기 등 지능범 295건, 특별법 위반 1403건 등으로 집계됐다.

 자살도 심각한 수준이다. 통계청 분석 결과, 2016년 충북의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70.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80대 이상 90명, 70대 72.1명, 60대 47.9명, 50대 36.9명 등 연령이 높아질수록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필봉 충북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센터장은 "자살은 생물학적 요인, 사회·심리학적 요인, 경제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 복합적 원인이 상호작용해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대개 우울감을 매개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북은 65세 인구가 꾸준히 늘었음에도 노인의 정신건강 및 자살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중장년층과 달리 자살 시도가 바로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노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녀에게 매맞는 노인도 증가
 
 가뜩이나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자녀에게 매를 맞는 노인들도 날로 늘고 있다.

 그동안 충북에서는 2015년 167건(남 46, 여 121), 2016년 194건(남 61, 여 133), 2017년 165건(남 39, 여126) 등의 노인학대 의심신고가 노인보호전문기관 등에 접수됐다. 피해자는 여성이 남성을 곱절로 앞질렀다.

 학대 유형은 정서적 학대(44.7%)와 신체적 학대(40.0%)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방임 학대도 7.7%로 적지 않았다.

 학대 행위자는 아들이 42.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우자(28.0%), 시설 종사자(10.7%), 딸(5.4%) 순으로 집계됐다. 피해 노인 중 21.8%는 치매 진단을 받았거나 의심 증상이 있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누구보다 힘든 생을 살아온 현 노인 세대들이 풍족하지 못한 노후 환경 속에 자녀들에까지 학대를 당하면서 심각한 정신적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는 곧 범죄나 자살 등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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