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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퍼레이드 빠진 국군의 날, 과연 행사 축소일까

등록 2018.10.01 15:07:25수정 2018.10.01 16: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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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장비 동원 시가행진 대신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

야당 '북한 눈치보기' 비판…국방부 "장병들 축하받는 행사"

【서울=뉴시스】 오종택 기자 = 1948년 창설된 대한민국 국군이 올해로 건군 70주년을 맞은 가운데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군사 퍼레이드가 빠진 것을 두고 정치권을 중심으로 행사 축소 논란이 일고 있다.

 제70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은 1일 오후 6시20분부터 1시간 30분 동안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다.

 기념식에는 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와 정부 주요 인사, 현역 장병, 참전용사, 군인가족, 시민 등 3500여명이 함께한다.

 국군의 날 행사는 1993년 이후 5주년 단위로 성대하게 거행됐다. 65주년이던 2013년에는 전차, 장갑차, 미사일 등 첨단무기로 무장한 기계화부대 차량 37종 105대와 보병부대, 사관생도 및 특전사 등 4500여명의 병력이 숭례문~세종대로 구간에서 대규모 시가행진을 벌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작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처음으로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열렸다.당시 군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3축 체계'의 핵심 자산을 대거 공개했다.

 현무-2 계열 탄도미사일, 현무-3 순항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미사일,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 타우러스·슬램-ER 공대지미사일 등은 전시하고, 사거리 800㎞의 현무-2C 탄도미사일도 처음 공개했다.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진행된 건군 제69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열병하고 있다. 2017.09.28. 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8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진행된 건군 제69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열병하고 있다. 2017.09.28. [email protected]


 하지만 정부는 이번 70주년 기념식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 대신 다채로운 행사들로 채웠다. 기념식이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오전에 열리던 행사도 일몰 이후인 오후 6시20분을 지나 시작한다.

 본행사는 국군 및 유엔군 전사자 명비에 대한 헌화·묵념, 대통령과 기수단 입장, 대통령에 대한 경례, 예포 21발 발사 등 순으로 진행된다.

 이어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어둠이 깔린 서울 상공을 수 놓는다. 블랙이글스가 야간에 에어쇼를 하는 것도 처음이다.

 특전사 장병들의 특공무술 대신 태권도 시범과 미래 전투수행체계 시연에 이어 가수 싸이의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식전·식후 행사가 아닌 본행사에 연예인 축하공연이 열리는 것 또한 첫 시도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군의 날 행사 때마다 장병들이 시가행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는데 올해는 장병들이 주인공으로 축하받는 행사로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에는 성남 서울공항에서 문 대통령 주관으로 6·25전쟁 당시 함경남도 장진호, 평안북도 운산 지역 등에서 전사한 국군 유해 64구에 대한 봉환식이 열렸다.
【성남=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70주년 국군의 날인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유해 봉환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2018.10.01. pak7130@newsis.com

【성남=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제70주년 국군의 날인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국군 유해 봉환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2018.10.01.  [email protected]


 이어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현역·예비역 장병 등과 함께 국군의 날 경축연 오찬을 하며 군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국군의 날 경축연 오찬이 청와대에서 열린 것도 처음이다.

 정부는 7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했지만 군사 퍼레이드가 빠진 것을 두고 야당을 중심으로 '북한의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우리 군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용산기념관에서 조촐한 기념식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아무리 북한 눈치를 살피고 비위를 맞추려 해도 정도껏 하라"고 비난했다.

 바른미래당도 논평을 통해 "퍼레이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국군의 발전상을 국민들이 눈으로 확인하고 군에 대해 국민의 성원을 장병들이 체감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정부가 '스스로 포기'한 진짜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군의 날은 공휴일이 아니어서 오전에 식이 진행될 때 다수 국민이 국군의 날 기념식을 시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저녁 프라임시간대에 생중계되는 기념식과 비교할 때 어떤 게 군 사기 진작에 유효할지는 언론이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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