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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伊예산안 비판…"제2의 그리스 위기 우려"

등록 2018.10.02 11: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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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경제장관 회의에서 비판 쏟아져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10일 유로존 통합중앙은행 ECB의 구관 앞에 세워진 유로화 조각물 주위를 비둘기들이 날고 있다. 2016. 11. 10.

【프랑크푸르트=AP/뉴시스】10일 유로존 통합중앙은행 ECB의 구관 앞에 세워진 유로화 조각물 주위를 비둘기들이 날고 있다. 2016. 11. 10.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유로존의 경제 수장들이 일제히 이탈리아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조반니 트리아 이탈리아 재무장관이 직접 설득에 나섰으나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 경제장관 회의에서 이탈리아의 내년도 예산안을 둘러싼 비판이 오갔다. 유로존 경제장관들은 이탈리아를 향해 공공 지출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는 앞서 지난달 말 각료회의를 열고 내년도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로 합의했다. 전임 민주당 정부가 계획했던 0.8%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이자 EU의 3.0% 한도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3월 총선 이후 오성운동과 동맹당 간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출범한 결과다.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이 132% 수준으로 그리스에 이어 유로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이탈리아가 재정 긴축 기조를  포기하자 시장의 공포는 확산하고 있다. 과도한 적자와 막대한 부채로 파산의 위기에 놓인 제2의 그리스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포르투갈 재무장관이자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유로그룹의 의장 마리우 센테노는 "이탈리아 정부의 예산안은 우려를 제기한다"며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예산 계획을 증명하는 것은 이탈리아 정부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탈리아는 새로운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을 받아댜 한다"며 "유로존에 묶인 우리는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건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규칙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다"며 "모든 국가의 규칙은 동일하다. 왜냐하면 우리 유로존의 미래는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로존 회원국인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스페인, 룩셈부르크 등의 미래는 하나"라고 강조했다.

 왑케 호엑스트라 네덜란드 재무장관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받은 신호를 바탕으로 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2.4%라는 숫자가 유로존의 규칙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이탈리아의 지출 계획은 약속과 매우 큰 차이가 있다"고 비판했다.

 트리아 장관이 "침착하게 들어보라"며 유로존 회원국을 안심시키기 위한 설명에 나섰으나 효과는 없었다. 그는 "이탈리아와 유로존의 경기 침체라는 맥락에서 예산안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내용"이라며 "예산안이 확정돼 위원회에 제출된 이후에도 추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담 이후 2.4% 목표를 수정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확답을 피했다.

 이탈리아는 오는 15일까지 EU 집행위원회에 예산안을 제출해야 한다. 모스코비치 위원이 예산안 평가 책임을 맡았다.

 한편 이날 독일에서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역시 이탈리아의 예산안에 대해 "위기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며 "제2의 그리스를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위기"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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