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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이주열 "최근 최저임금 인상, 고용에 영향 적지않아"

등록 2018.12.19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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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 연속 두 자리수 대 인상 고용에 영향"

"정부 대응책으로 부정적 효과 완화될 듯"

【서울=뉴시스】천민아 기자 =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9. (제공=한국은행) mina@newsis.com

【서울=뉴시스】천민아 기자 =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8.12.19. (제공=한국은행)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천민아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저임금을 두 회 연속 두 자리 수대 비율로 인상하는 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며 "다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부정적 효과를 어느 정도 완화하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8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이 올해는 16.4% 올랐고 내년에 10.9% 더 오른다"며 "분명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이 총재는 "정부가 내년에는 기업에 활력을 넣기 위한 정책을 적극 펼 계획이 있어 부정적 효과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얼마인지 계량적 수치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올해 모든 고용 통계 데이터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고용부진에는 제조업 뿐 아니라 서비스업의 업황 부진,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여파 등이 섞여 있어 최저임금의 영향만 발라내서 수치로 얼마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최저임금 관해 질문한다. 정부가 최근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우려해서 속도조절 나섰다. 얼마전 경제연구원에서 보고서를 내긴 했지만 올해 영향은 알 수 없다고 불분명하게 나왔다. 최저임금을 두 자리 수대로 올린 지 일 년 됐는데 지금 고용에 어떤 영향 미쳤다고 보나.

"많은 이들이 이번에 최저임금을 두 자리 수대로 올린 것의 영향에 대한 계량화된 분석 결과를 요구한다. 하지만 수치로 내놓으려면 금년의 모든 고용 통계 데이터가 나와야 한다. 또한 최근 고용 부진이 제조업뿐아니라 서비스업, 일부 산업의 구조조정 영향 등이 섞여 있어서 최저임금만 관해서 수치로 얼마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금년에 16.4% 올랐고 내년에 10.9% 인상된다. 두 회 연속 두자리수 인상은 분명히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고 내년에는 기업에 활력 넣기 위한 정책을 적극 펼 계획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정적 효과를 어느정도 완화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불확실성이 내년에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 견해다. 내년 1월에 경제 전망 다시 할 때 10월에 전망했던 내년도 경제성장률 2.7%를 유지하거나 상향, 하향할 가능성 중에 어디에 무게를 두고 있나

"내년도 거시경제 흐름이 올해에 비해 크게 악화되진 않을 걸로 보이나 성장경로에 여러 리스크 잠재한 게 사실이다. 미중 무역 분쟁의 전개양상이 한층 불확실하고 미국 경제 꺾이며 글로벌 경제 둔화될거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한편으로는 정부가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투자활력을 높이는 여러 대책 펴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수요를 뒷받침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듯하다. 지금 지난번 2.7% 전망치가 어느쪽으로 갈 건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정부의 강한 정책의지 등을 감안하면 10월 전망에서 크게 바뀔 것 같진 않다. 한달 정도 더 데이터를 보고 견해 밝히겠다."

-내년 한은의 통화정책 목표를 성장지원에 둬야하는지 금융불균형에 맞춰야 하는 지 견해를 말해달라.

"성장에 대한 현재 전망은 전 질문에서 답했고 물가상승률은 내년 전체로 보면 목표로 하는 2% 수준에 못 미쳐도 1%대 중후반의 움직임 보일 걸로 생각한다. 반면 금융안정 쪽은 가계 부채 증가율이 낮아지긴 했지만 워낙 높은 수준에서의 증가율 하락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소득 증가를 웃도는 증가세는 대외 쇼크 발생시 충격 흡수력과 복원력을 떨어뜨려서 경기에 영향을 준다. 향후 통화 정책은 거시경제나 금융안정 한 측면에 미리 초점 맞추기 보다는 양쪽 변화를 같이 살펴보며 결정할 수 밖에 없다."

-올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중 언제가 가장 어려웠는지 궁금하다.

"한 두 해 전 이런 말을 들었다. 금리를 동결하니까 동결하면서 뭔 월급을 받느냐고 하더라(웃음). 동결도 하나의 결정이다. 인상하거나 인하하거나 동결하거나 똑같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여서 이끌어낸 결정이다. 사실 통화정책방향 정하는 금통위 회의는 어느것 하나 가볍지 않다. 올해 8번의 회의를 굳이 비교하면 다른 해보다 좀더 어려웠지 않나 생각한다. 이유는 한은의 맨데이트(mandate)가 두 개다. 거시경제 안정과 금융안정을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에 모두 고려해야한다. 올해 들어 거시경제 리스크 높아지고 금융안정 리스크도 같이 높아졌다. 두 가지 맨데이트가 상충되는 방향으로 움직이며 방향 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질문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은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하겠다. 매번 하나하나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두발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한 제언 부분 잘 들었다. 표현 중에 '자신의 이익만을 앞세운다면 장기적으로 그 이익도 지켜낼 수 없다'는 강한 말을 했다. 각종 규제개혁 관해 기득권 저항도 크고 혁신도 잘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깊이 고민해본 특정 분야가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특정 부문을 말하기엔 나름대로 그 부분도 애로가 있을거다. 정부의 여러 결정, 최근 들어서는 카카오택시에서 카풀제 등 여러가지가 있었을텐데 무엇 하나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듯하다. 특정 부문을 콕 찝어 염두에 둔 말은 아니고 그야말로 원칙적인 입장을 개진한 것이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프랑스 같은 선진국조차 그렇다. 나라 경제 전체를 위한 합리적 결정을 내려도 그것이 국민들에게 수용되기는 대단히 어렵다. 그럼에도 차근차근 점진적으로는 바람직한 바람으로 가야한다는 바람에서 말했다. 제가 막상 담당했어도 당국자 입장이면 결정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해한다. 여담인데 지난 4월에 미국 실리콘밸리 구글에 한번 갔고, 11월에는 한중일 중앙총재 회의차 중국에 가서 중국판 실리콘 밸리 중관춘(中关村)에 갔다. 가서 설명 쭉 듣고 '중국제조 2025'가 어떤 내용인지도 들었다. 그걸 듣고 우리도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 것 아닌가하고 느꼈다. 말 들어보니 한국사람들이 엄청나게 다녀갔다고 했다. 아마 많이 다녀간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했을거고 앞으로 새로운 국제 흐름에 뒤쳐지지 않도록 하는데 많은 사람이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충질문 한다. 대승적 타협이나 조율이 필요한 국가적 상황이라는 총재로서의 진단이 있어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어느 하나 경제주체만 말하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돌아가며 하나씩이라도 해달라.

"경제 주체는 개인, 근로자, 기업 다 마찬가지다. 정부도 예외는 아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니냐고 지적할 수 있다. 저희들의 우려는 지금까지 성장을 이끌어왔던 업종이 상당수 어려움에 빠진 것을 보고 말한거다. 물론 반도체가 우리 성장세를 지탱하지만 얼마나 지속될지 자신할 수 없다. 만약 반도체 경기 급락하고 어려움 겪는 업종에서 치고 나가지 못하면 우리가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에서 말했다. 기자 말대로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경제의 장래를 내다보는 성찰의 기회는 누구나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두 발언에서 고령화에 관해 말했다. 자료 분석해볼수록 상당히 두려울 정도로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 진짜 이 시점에서 미룰 수 없는 건 빨리 성장을 끌고 갈, 세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 산업을 빨리 키워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장기적인 성장세를 유지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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