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해저 통신망 구축에 속도 내는 화웨이…美, 저지 나섰다

등록 2019.03.13 11:12: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당국자 "해저케이블 보안위협 강력하게 인식"

【둥관(중 광둥성)=AP/뉴시스】28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공식 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뉴욕주 검찰당국과 워싱턴주 대배심에 의해 각각 이뤄졌다. 광둥성 둥관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 건물의 화웨이 로고. 2019.01.29

【둥관(중 광둥성)=AP/뉴시스】28일(현지시간) 미 법무부는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을 공식 기소했다. 이번 기소는 뉴욕주 검찰당국과 워싱턴주 대배심에 의해 각각 이뤄졌다. 광둥성 둥관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 건물의 화웨이 로고. 2019.01.29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의 싸움이 해저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전세계 인터넷 데이터를 대부분 전송하고 있는 해저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미국은 보안 위협 문제를 제기하며 5세대이동통신(5G)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화웨이를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웨이의 해저 네트워크 자회사 화웨이마린네트웍스는 지난해 9월 브라질과 카메룬을 잇는 3750마일(약 6035㎞) 길이의 케이블을 완공했다. 또 최근에는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7500마일(약 1만2070㎞) 길이의 케이블 작업에 착수했으며, 멕시코 칼리포르니아만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은 완성 단계에 있다.

화웨이는 현재 해저 광섬유 통신망을 구축하거나 개량하는 90여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이 분야를 장악해 온 미국, 유럽, 일본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화웨이가 5G에 이어 해저 케이블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통신 네트워크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380여개 해저 케이블은 대륙간 음성 및 데이터 트래픽의 95%를 전송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도 해저 케이블 사업 참여를 IT 분야의 '일대일로'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중국 정보기술산업부 산하 연구소는 지난해 9월 발간한 논문에서 화웨이의 해저 케이블 전송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이 10~20년 내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저 케이블 통신센터 중 하나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은 사이버 보안 위험 가능성을 제기하며 화웨이를 견제하고 나섰다. 해저 케이블이 중국 당국의 간첩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동맹국 보안 담당자들은 화웨이가 해저 케이블에 대한 지식과 접근권을 갖게될 경우 중국이 이 망에 데이터 트래픽을 우회하거나 감시하는 장비들을 연결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분쟁이 발생했을 때 모든 국가로 향하는 통신망을 차단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윌리엄 에바니나 미 국가방첩안보센터장은 WSJ에 "해저 케이블에 대한 다양한 행위자의 보안 위협을 강력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해저 케이블은 전 세계 통신 데이터의 대부분을 전송하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에게 우선 순위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서방의 동맹국들은 최소 1개의 국제 프로젝트에서 화웨이를 배제했고, 다른 프로젝트 참여를 무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호주 정보당국이 지난 2017년 6월 시드니와 솔로몬군도를 연결하는 2500마일(약 4023㎞) 길이의 해저 케이블 구축 사업을 무산시켰다. 이후 호주는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자국 업체와 계약을 추진했다.

미국은 2012년부터 자국의 해저 네트웤크에서 화웨이를 차단하려는 노력을 해왔고 동맹국들도 점차 이에 동참하고 있다. 5G 도입 등으로 인해 대역폭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저 케이블 설치도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윌리엄 메이빌 전 미 사이버사령부 부사령관은 "화웨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중국에게 공간을 내어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힘을 합쳐서 (화웨이와) 경쟁해야 하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