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野 "최악" 與 "천연 다이아몬드"…김연철 청문회 '극과 극'(종합)

등록 2019.03.26 23:32:2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국회 외통위,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막말·욕설로 국무위원 자질 불합격…남남갈등 대상"

"한반도문제 해결 다각적으로 모색하는 실용주의자"

김 후보, "사과" "반성" "유감" 반복…"최선 다하겠다"

김연철, 다운계약서·통일부 자문위원 도덕성도 논란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에 관한 질의를 받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19.03.26.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에 관한 질의를 받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준호 박영주 이재은 정윤아 기자 =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김 후보자의 과거 '막말'을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여당 역시 김 후보자의 막말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대체로 능력과 전문성을 부각시키며 방어에 할애했다.

김 후보자는 천안함 폭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된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사망 사건을 '통과의례'라는 의견을 내 논란이 일었다.

과거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2015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천안함 폭침 5주기 때 군복을 입고 강화도 해병대를 위문한 것을 두고 "군복 입고 쇼"라고 폄하했고,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씹다 버린 껌", 추미애 전 대표를 향해 "감염된 좀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너무나도 저질 발언, 막말, 욕설이고 지식인의 발언이라고는 믿기 어려워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은 이미 불합격으로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너무나도 거칠고 품위가 없고 분노에 차있고, 거의 욕설에 가까워 차마 이 자리에서 제 육성으로 옮기기가 민망할 정도의 표현들로 일관돼 있다"고 비판했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역대 최악의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우리가 청문회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오늘 후보자 청문회를 하면서 '과연 저런 후보자가 장관이 됐을 때 통일부가 왜 필요한가' 그런 생각이 든다. 남남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인데 본인은 남남갈등의 대상이 되어있다"고 꼬집었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저서에서 박왕자씨 사건을 기술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어떻게 현장에 있었던 사람 같이 북한군 입장을 대변하느냐"며 "이런 분이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으로서 가능하다고 보나. 국민들이 동의하겠나"고 질타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2011년 언론 인터뷰에서 천안함 사건이 우발적 사건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가 됐고, 2018년 1월 '70년의 대화'라는 저서에서는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고 했는데 북한의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했다면 이것은 결코 우발적인 사건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장관에 내정된 다음 민감한 현안에 대한 과거 발언이나 입장을 번복한 태도도 문제 삼았다.
 
김무성 한국당 의원이 천암함 폭침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기존 입장을 번복한 태도를 질타하자, 김 후보자는 "학자의 언어와 공직자의 언어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피해갔다. 또 김 의원이 막말 파문을 겨냥해 "학교에서 학생들에 강의할 때 이보다 과격한 표현을 썼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땠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강의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답했다.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는 이념에 갇혀 있지 않고 현실과 현장을 중시하고 그를 기반으로 해서 굉장히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한반도문제 해결의 해법을 다각적으로, 끊임없이 모색하는 실용주의자"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보통 인사검증이나 청문회를 할 때 세금탈루, 병역면탈, 성범죄, 음주운전, 위장전입 등의 기준이 있는데 김연철 후보 청문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 7개 중에 어디 하나 해당 안 되는 깨끗한 후보였다"며 "전문성에서도 이렇게 투철하게 남북관계를 연구한 사람이 또 있을까. 통일부 장관으로 '천연 다이아몬드'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후보자가 말씀했던 금강산관광객 피격이나 천안함, 연평도 사건은 이명박 정부 시절 10·4 선언 불이행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우발적 사건이 터져나와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였다"며 후보자 대신 오해를 풀어줬다. 다만 송 의원은 "교수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막말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남북관계를 고려해야 할 위치인 만큼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SNS상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서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 "깊이 반성한다", "깊이 유념하겠다" 등 '사과'나 '유감', '반성'이라는 표현을 수십차례 언급할 만큼 낮은 자세로 임했다.
 
부동산 차명거래, 다운 계약, 통일부 자문위원 부실 활동 논란 등이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처제 명의로 된 김해 다세대주택의 차명 보유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강남 아파트 등에 대해 당시 관행대로 다운 계약을 한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에 관한 질의를 받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19.03.26.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막말에 관한 질의를 받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019.03.26. [email protected]

김재경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는 처제 명의로 경남 김해에 다세대 주택이 한 채 있고, 후보자의 배우자가 근무하고 있는 논산에 주공아파트가 있다"며 "다세대 주택은 17가구인데 후보자가 집주인과 같은 역할을 했다. 월세도 안 냈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와 배우자 명의로 사고 판 부동산 거래는 12건이다"라며 "그중 아파트 딱지 거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아파트 딱지 거래 관련 실소유주에 대해 "처제 것(소유물)이다. 김해 아파트 매매계약은 제 아내와 처제가 같이 한 것으로 안다. 처제가 미국에 가야 했기 때문에 위임장을 써준 걸로 안다"며 "처제가 미국 가면서 맡긴 돈은 처형과 제 아내가 관리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에 정진석 의원은 "처제대신 언니(김 후보자 부인)가 계약을 한 것 같은데 위임장을 달라고 제가 몇 번을 요청했는데 '위임장이 없다'라는 답변이 왔다. 국내에 있지도 않은 처제 도장을 가지고 언니가 처제 명의로 부동산을 샀다"며 "언니가 처제 명의로 계약을 했는데 이건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구두 위임도 포괄적인 위임에 포함된다"고 반박했다.

정병국 의원은 "후보자는 통일부 자문위원을 하는 동안 여섯 번 회의가 열렸는데 딱 한 번 상견례에 참석하고 (나머지 회의는 참석을) 한 번도 안했다"며 "통일 교수로서는 자문위원이 굉장한 스펙이 된다고 한다. 이런 스펙 쌓아서 장관 후보자가 된 것이냐. 스펙 쌓기 용으로 자문위원 하신 것"이라고 비난했다.

원유철 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북한인권증진자문위원도 맡았는데 총 4차례 회의 중 한 번만 참석하셨다"며 "문제는 후보자가 되셨어도 거짓말을 하셨다. 본 의원실에는 학교강의 때문에 참석을 못 했다고 하셨는데 제가 확인해봤더니 그 땐 강의가 없었다. 거짓말하신 것 아니냐"고 후보자의 도덕성을 문제 삼았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은 "부부가 합쳐서 부동산을 총 12번 매매했는데 실거래가 적용된 2006년 1월 이전에는 다운 계약으로 보인다"며 "방배동 아파트를 산 다음 4년 후에 같은 가격에 팔았다. 아파트, 토지 매수 등 부부가 총 8번 다운 계약을 했다"고 의심했다.

유 의원이 "그 당시 관행에 따라 다운 계약서를 썼을 것"이라고 추정하자, 김 후보자는 곧바로 "그렇다"고 시인하면서 "2006년 이전에는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반면 여당은 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는데 주력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야당은 처제가 가지고 있는 김해 다세대 주택에 대해서 차명을 의심하는 것 같다"며 "처제는 믿을 데가 없어서 가장 믿는 후보자 부인에게 관리해달라고 맡기고 유학을 갔다. 그동안 관리해줬는데 이걸 가지고 차명, 투기라고 (의심)하는데 처제가 샀을 때와 팔 때 2000만원 손해를 보고 팔았는데 이걸 투기라고 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같은 당 이수혁 의원도 "후보자 처제의 재산 문제에 대해 저와 우리 당 외통위원들이 충분히 자료를 보고 검토했다"며 "청문회가 개인의 신상 털기가 목적이 아니고 통일부장관으로서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지원사격 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끝난 후 "제가 걸어온 인생을 돌아보고 통일 문제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점검해보는 소중한 자리였다"며 "제가 맡고자 하는 자리의 무게를 더욱 절감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위원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주어진 업무를 감당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날 오후 11시 20분까지 김 후보자 자격 검증에 나선 여야 외통위원들은 추후 전체회의를 열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이 자질 부족을 이유로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보고서 채택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