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광주에 전한 말 '미안·부끄러움…그리고 미래'

"그 시대를 살았던 한사람으로서 미안"

"5월정신 헌법전문 수록 약속 못지켜"

"광주가 꿈 이룰 수 있도록 함께 할 것"

【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여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구길용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5·18민주화운동 제39주년 기념사를 통해 광주에 전한 메시지는 미안함, 부끄러움, 그리고 미래였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함께 하지 못했던 미안함, 5월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이나 진상규명이 겉돈 채 여전히 왜곡과 망언이 판을 치는 현실에 대한 부끄러움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러면서도 광주의 미래, 나아가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빠트리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내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도 많았으나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며 "광주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 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미안하다는 게 대통령의 일성이었다.

문 대통령은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며 5·18진상규명 특별법에 근거한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출범을 위해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갖고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고 안종필 조카 안혜진씨를 위로하고 있다. 2019.05.18.   [email protected]

광주의 미래에 대해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그해에 태어나 서른아홉 번의 오월을 보낸 광주의 아들딸들이 중년의 어른이 됐다"며 "진실이 상식이 된 세상에서 광주의 아들딸들이 함께 잘 살아가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주가 이제 경제민주주의와 상생을 이끄는 도시가 됐다며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수소·데이터·인공지능 산업 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광주시가 국가안전대진단 등 재난관리 평가에서 전국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을 거론하며 큰 아픔을 겪은 광주가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격려했다. 또 광주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할 것이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이 '달빛동맹'을 맺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연대와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며 '대구 2·28민주운동' 의 상징인 228번 시내버스가 광주에서, 518번 시내버스가 대구에서 운행되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광주에는 용기와 부끄러움, 의로움과 수치스러움, 분노와 용서가 함께 있다"며 "광주가 짊어진 역사의 짐이 너무 무겁다. 우리의 오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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