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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왜 특별교부금 논란 외면하나…"손에 쥔 마지막 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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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06-12 05:30:00
김제동사태로 십수년 된 국가시책 특별교부금 논란 재연
올해 특별교부금 1조5000억 배정…교육부 "눈먼 돈 아냐"
권익위 9년 전 개선 권고…예산낭비 등 문제 여전히 많아
특별교부금 교육부 재량 높아…"정치권 움직이는데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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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방송인 김제동. 2019.06.07. (사진=KBS 제공)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토크콘서트에 초청된 방송인 김제동씨 강연료가 1550만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부가 집행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특별교부금 논란이 또 다시 불거졌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지난 십수년간 특별교부금 관련 사업 예산 배분기준에서부터 사후관리까지 엄밀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반복되고 있는 데도 교육부는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해 낮은 수준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교육부에 따르면 문제가 된 강연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특별교부금으로 운영되는 국가시책사업인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 일환으로 추진됐다. 교육청·지자체 컨소시엄 단위로 공모를 받아 교육부가 사업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매년 1조5000억원 수준 특별교부금…교육부 "눈 먼 돈 아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교와 교육행정기관을 세우고 경영하는데 필요한 경비를 국가가 각 지방교육청에 배부하는 재원이다. 올해 기준 내국세의 20.46%는 법에 따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책정된다.

97%를 차지하는 보통교부금은 일반적인 경상비와 시설비 등으로 사용되지만 걷힌 교부금 예산의 3%는 국가시책사업(60%)과 지역현안사업(30%), 재해대책 및 복구(10%) 등 특별한 재정수요에 지원하는 특별교부금 용도로 사용된다.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총 55조2488억원인 만큼 특별교부금 예산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도 국가시책 특별교부금 예산 중 45억원을 22개 지역에 지원했던 것이다.

국가시책 특별교부금은 특별한 재정수요가 있거나 지방교육행정 및 지방교육재정의 운용실적이 우수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재정지원이 필요할 때 쓰는 사업이다. 지난해 ▲ICT연계교육 및 SW교육 활성화 지원(1337억원) ▲직업교육(1184억원) ▲중학교 자유학기제 지원(890억원) ▲지방교육 행·재정 운영 지원(714억원) ▲인성·체육·예술교육 활성화(696억원) 등에 사용됐다.

결국 논란 끝에 김제동씨의 강연은 취소됐지만, 특별교부금 논란은 교육계에서 여전히 진행중이다. 교육부는 "교육청과 지자체가 함께 지역사회 학생·학부모·주민·교직원을 위해 기획·구성한 것"이라며 "'눈 먼 돈'이라는 지적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또 특별교부금 사업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효율적인 사업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업관리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면서도 "교육청·지자체의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별교부금은 부처 특별교부금 교부운영기준에 따라 관리되며, 지자체도 지방의회의 예산편성 과정을 거쳐서 예산집행 관련 지자체의 법령과 규정의 적용을 받는 만큼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항변했다.

◇특별교부금 왜 십수년째 예산낭비·로비 지적되나

특별교부금 배분 및 사후 관리에 대한 비판은 처음이 아니다. 1조원이 넘는 특별교부금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예산 낭비는 물론 청탁과 로비에 의한 예산이 배분되는 경우가 다반사란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이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도 지난 2010년 특별교부금 운영방식을 정면 비판하며 제도운영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당시 권익위는 "국가시책사업용 특별교부금은 사업 타당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배정되는 등 예산 낭비 가능성이 높다"며 "상의하달식으로 추진하는 사업이 복리후생비, 인건비성 경비로 사용되는 등 일부 학교현장에서는 특별교부금이 소모성 예산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구체적으로는 특별교부금을 중·장기적으로 절반까지 대폭 축소하고 과반수 이상이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시책사업심의회를 구성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9년이 지났지만 교육계에서는 비율만 4%에서 3%로 줄고 위원회 구성만 개선됐을 뿐 당시 별로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8월 한국거버넌스학회보에 실린 연세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신가희씨의 논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의 영향요인 분석'에서는 특별교부금 중에서도 지역교육현안수요 특별교부금은 배분될 때 정치권의 영향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당 국회의원과 국회 교육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속한 지역, 교육감 출신 학교가 있는 지역일수록 보다 많은 특별교부금이 배정됐다.

특히 교육위 소속 여부는 다른 정치적 요인에 비해 특별교부금 배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장관이 최종 결재하는 예산인 만큼 교육위가 심사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교육위와 예결위에서도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과 관련된 특정 교육사업, 특정 학교에 대해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처럼 배분기준과 사업관리에 대한 문제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교육부는 별다른 추가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은 교육 관련 국가시책사업 운영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야 하며, 그 결과 사업 효과가 미미하거나 효율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사업을 축소·폐지하거나 사업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 소재 한 사립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가 특별교부금 재원으로 정치권을 움직인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이야기"라며 "대부분 예산당국의 지침을 따라야 하는 상황에서 특별교부금은 교육부가 손에 쥔 마지막 권한"이라고 말했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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