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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계선 아동 치유 제안 교사, 학부모 민원 시달리다 심리치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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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0-14 16:38:48
서울 은평구 병설유치원 교사, 학부모 민원에 병가·심리치료 중
교사가 특수교육 진단·치료 권유해도 부모 동의 없이는 불가능
느린 자녀 인정 못하는 부모가 문제…아이 진단·치료 시기 놓쳐
교육부·교육청, 경계선 설정 어렵다며 통계·가이드라인도 없어
전문가 "아이 빠른 시기 적절한 도움 안 주는 것도 방임"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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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동작구 삼성아동발달센터 놀이치료. 경계선에 있는 아동의 경우 놀이치료나 미술치료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부모가 거부할 경우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없다.(사진=뉴시스 DB)
【서울=뉴시스】구무서 기자 = 서울 은평구 한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교사가 학부모에게 자녀의 특수교육을 권유했다가 민원에 시달려 병가를 내고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장애와 비장애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이 학교 입학 전 영·유아 단계에서 문제를 발견하고서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청소년기에 학교를 그만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다.

실제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 10명 중 2명은 심리·정신적 문제를 호소하고 있어 경계선 아동에 대한 치료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은평구 소재 A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교사가 학부모 면담 중 발달이 느린 아이에 대해 특수교육을 권유했다가 심각한 민원에 시달려야 했다. 문제의 아이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또래 친구들의 성장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아이도 힘들어지고 교사도 이 아이에게 신경을 더 쓰느라 다른 아이들을 소홀히 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학부모는 교사가 자녀를 장애아로 인식하고 수업 참여를 분리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막았다며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담당 장학사가 유치원을 방문해 폐쇄회로(CC)TV 확인 후 무혐의 결정을 내렸으나 해당 교사는 학부모의 집요한 민원에 시달리다 현재 병가를 내고 심리치료 등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능지수(IQ)가 70 이하면 지적장애에 해당한다. 지적장애 판정을 받으면 보통 부모도 자녀의 발달상태에 맞춰 교육을 제공하고 정부에서도 교육·복지 등 다양한 혜택을 지원한다.

문제는 지적장애까지는 아니지만 지능지수가 낮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선상에 있는 아동들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따르면 각급 학교의 장은 장애가 의심되는 영·유아 및 학생을 발견하면 교육장 또는 교육감에게 진단·평가를 의뢰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선 보호자의 사전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 이 때문에 교사가 장기간 관찰을 통해 이상 징후를 발견해도 부모의 동의가 없으면 치료는 커녕 진단조차 받을 수 없다.

박영란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 공동대표는 "발달장애가 있다거나 그러면 어머니들이 인정을 하는데 경계선에 있는 아이들은 인정을 쉽게 못하고 조금 느릴 뿐이라고 믿는 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맞춤형 교육을 받는 게 아이들에게 더 낫다"며 "치료를 받는 것은 당연히 부모가 동의해야겠지만 검사가 필요해서 의뢰를 하는 것은 우리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계선상에 있는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의 시기를 놓쳐 그대로 학교에 진학했을 때 일부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여성가족부 2018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를 그만 둔 3213명 중 17.8%는 심리·정신적인 문제가 원인이었다. 

하지만 교육부와 일선 17개 시도교육청에서는 경계선에 있는 아동에 대한 통계가 없다. 경계선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설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에서도 정신질환 실태조사를 하고 있지만 대상이 만 18세 이상이어서 아동에 대한 조사는 없는 실정이다. 영·유아 관련 정신 건강 통계는 스트레스나 스마트폰·인터넷 중독 조사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교육당국 내부에서도 경계선에 있거나, 장애초기증상을 보이는 아동을 발견하고 진단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조치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선 시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전문적인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한데 학부모들에게는 민감한 부분이라 누가 책임질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선영 건양대학교 아동보육학과 교수는 "아이가 가급적 빠른 시기에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그 아이가 손해를 덜 본다"며 "아이에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주지 않는 것도 일종의 방임"이라고 강조했다.


nowes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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