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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반정부시위 격화, 부상자 속출.. 의료진도 숨져

등록 2019.11.07 08: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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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교량에서 진압부대와 충돌

정부, 인터넷 사용금지령도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3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붙은 물건들로 거리를 봉쇄하고 있다. 이라크 당국은 시위를 막기 위해 24시간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접근을 차단했지만 시위대를 막지 못하고 있다.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이라크 반정부 시위대가 3일 수도 바그다드에서 불붙은 물건들로 거리를 봉쇄하고 있다. 이라크 당국은 시위를 막기 위해 24시간 통금령을 내리고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접근을 차단했지만 시위대를 막지 못하고 있다. 

【바그다드( 이라크)= AP/뉴시스】차미례 기자 =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가 점점 격화하면서 6일(현지시간) 수도 바그다드 시내의 한 교량위에서 시위대와 진압군이 충돌,  수십명이 군대의 진압봉에 맞거나 최루탄으로 부상을 입었다.  이 와중에 시위대 부상자들을 돕던 의료진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 정부는 시위대가 각 도로와 항만을 봉쇄해 60억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입고 있다면서 이를 풀 것을 요구했고,  진압군은 즉시 봉쇄를 해제하지 않으면 책임자들을 가차 없이 체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미국 대사관도 이라크 정부를 향해서 시위대가 미국대사관을 공격하는 데 대한 비난과 함께 "정부가 시위사태에 적극적으로 , 긴급하게 "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는 최근 몇 주일 동안 정부의 만연한 부패,  취업난, 공공 서비스 부재,  엄청난 석유매장량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잦은 정전 등을 이유로 점점 격화되어왔고 많은 국민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지역에서 가장 크게 일어나고 있는 시위는 정부의 시아파 정당들과 이란과 긴밀하게 연계된 민병대 조직들을 대상으로 분노가 표출되고 있다.  남부에서는 일부 정당의 당사와 군사단체 본부를 습격하고 불을 지르는 일도 잇따라 일어났다.

이번 주 초에는 시아파의 성지도 시 카르발라의 시위대가 이란 영사관을 공격하고 담너머로 화염탄을 던지는 사건도 있었다.  이 때 보안군의 사격으로 3명이 죽었고  그보다  며칠 전에는 보안군 쪽과 연계된 듯한 복면 저격수들의 총격으로 시위대원 18명 이상이 숨졌다.

바그다드시내에서는 며칠 전부터 시내 티그리스 강위의 교량들이 시위대에 봉쇄된 가운데 6일에는 네번째 다리위에서 시위대와 진압군이 충돌해 시위하던 2명이 죽고 수많은 부상자가 나왔다고 현장의 목격자들이 전했다.

시위대는 티그리스강 동쪽 둑 위의 타흐리르 광장으로 집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 건너 정부청사와 외국 대사관들이 몰려있는 그린 존을 향해 전진하던 시위군중이  '순례자의 다리'란 이름의 이 교량에서 군부대와 충돌했다.

진압군은 이 지역에 있는 이라크 중앙은행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병력을 투입하고 직원들을 대피시켰으나 은행에 대한 시위대의 습격은 없었다.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로 이어지는 알-줌후리야 다리 위에서 30일 이라크 진압경찰들이 그린존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막기 위해 최루가스를 발사하고 있다. 최루가스와 실탄 사격까지 동원한 진압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는 더욱 세력이 커지고 있다.

【바그다드(이라크)=AP/뉴시스】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로 이어지는 알-줌후리야 다리 위에서 30일 이라크 진압경찰들이 그린존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막기 위해 최루가스를 발사하고 있다. 최루가스와 실탄 사격까지 동원한 진압 경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의 반정부 시위는 더욱 세력이 커지고 있다.

정부군 측의 한 소식통은 이 날 교량위의 충돌로 진압봉과 최루탄에 맞은 부상자가 최소 29명이라고 밝혔다.  또 알-아흐라르 다리 부근에서도  근래 보기드문 가장 격렬한 충돌이 빚어져 시위대를 돕던 의료진 한 명이 죽고 다른 한 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시내 광장에서는 지난 주말 복면한 괴한들에게 납치 당한 시위대의 여성 활동가이자 의료봉사자 시바 알-마다위(37)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어졌다.  가족과 친지들,  남동생 아메드는 나흘 전 그녀가 납치된 이후로 생사를 알 수 없으며 어디 있는지 아무런 연락도 없다며 석방을 호소했다.

남동생은 " 누나가 부친이 사망한 뒤 온 가족을 책임지고 어머니와 아직 구직중인 4명의 동생들을 부양하며 힘겹게 살아왔다"며 "비무장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살해와 납치, 표현의 자유의 억압,  폭력진압의  악순환을 멈춰야 한다"라고 정부를 비난했다.

  진압군 사령관인 압둘카린 칼라프 소장은 시위대가 페르샤만 일대의 중요 항구와 진입도로를 봉쇄해 무려 60억달러의 국고손실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도로나 교량을 봉쇄하는 시위대에 대해서는 실탄 사용은 안하더라도 남김없이 체포해 처벌하겠다고 선포했다.

10월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번 시위에서 보안군에 피살된 시위대는 최소 273명에 달하며 6일에도 중상자 4명이 추가로 숨지는 등 이라크 시위는 날이 갈수록 많은 피해자를 내고 있다.

이번 주 부터 정부가 인터넷 망을 봉쇄하면서 6일 현재 인터넷 사용도 제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터넷 자유를 위한 민간 시민단체 넷블럭스( Netblocks)는 5일 밤부터 전국의 인터넷 사용량이 평소에 비해 19%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금 이라크의 인터넷은 대부분 끊긴거나 같다" 면서 지금까지 인터넷 단절로 인한 전국적인 피해액이 10억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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