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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 과학자들 "中, 신종코로나 염기서열 정보 늑장 공개" 비난

등록 2020.02.13 08: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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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전문지 랜싯에 공동서한 발표

"작년 12월 26일 초기 데이터 확보하고도 1월 9일 공개"

[홍콩=AP/뉴시스]지난 4일(현지시간) 홍콩의 홍콩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한 보건 관계자가 입국 승객들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9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이 초기 단계 조사 결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CCTV는 이 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등 이미 발견된 것들과는 달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에서는 호흡기 질환 증세가 있는 환자 15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2020.01.09.

[홍콩=AP/뉴시스]지난 4일(현지시간) 홍콩의 홍콩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한 보건 관계자가 입국 승객들을 살펴보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9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이 초기 단계 조사 결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CCTV는 이 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 등 이미 발견된 것들과는 달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에서는 호흡기 질환 증세가 있는 환자 15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2020.01.09.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활동하는 전염병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들이 중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관련 정보 늑장 공개를 강하게 비판했다.

싱가포르 소재 듀크-NUS 의대의 린파왕과 대니얼 앤더슨 교수, 같은 대학의 보건연구소 소속 마이클 머슨, 호주 커틴대의 존 매켄지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의학전문지 랜싯에 기고한 '헨드라부터 우한까지:떠오르는 동물성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에서 배운 것(From Hendra to Wuhan: what has been learned in responding to emerging zoonotic viruses)'이란 제목의 공동서한에서 중국을 비판했다.

필자들 중 린파왕와 매켄지 교수는 WHO의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자문위원회 및 백신 개발 관련 위원회 위원이다.

이들은 서한에서 중국 전문가팀이 환자들의 폐 조직에서 사스(SARS·중증호흡기증후군)와 유사한 바이러스 초기 염기서열 데이터를 확보한 날짜가 지난해 12월 26일었다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팀이 우한에서 발생한 정체불명의 폐렴이 사스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는 다르다고 밝힌 게 지난 1월 5일이었으며, 원인균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발표한 날이 1월 9일이었다.

당시 중국 전문가팀은 "이번 원인 불명의 폐렴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것으로 초기 판단했다"며 "(1월)7일 저녁 9시 기준, 해당 바이러스의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중국이 바이러스 유전체 염기 서열 정보를 1월 12일에야 국제 학계에 공개했다는 점이다.

필자들은 서한에서 "염기 서열 정보는 신속한 대응에 필수적"이라면서, 그런데도 중국이 관련 정보를 너무나도 늦게 공개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초기 염기 서열 데이터를 지난해 12월 26일 확보해놓고도 무려 17일 뒤에야 이를 공개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의 이같은 늑장 공개는 전염병 대응 문제에 있어 중요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한 국가의 전문가 팀이 질병의 원인균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전에 초기 자료를 공개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4년 호주에서 발생했던 헨드라 바이러스 확산사태, 사스와 메르스, 2014년 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 그리고 신종 코로나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경험을 통해, 신속한 대응을 위해서는 "정보공유와 과학적 발표 간의 올바른 균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즉, 학술발표를 위해서는 명확한 과학적 규명이 중요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이 달린 전염병 확산사태에서는 신속한 정보 공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필자들은 질병의 '명칭' 문제도 제기했다.

질병의 명칭은 바이러스 학자 뿐만 아니라 대중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명칭을 '우한'에서 따온 '한(Han)'이 포함된 '한급성호흡기증상코로나바이러스(Han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HARS-CoV)로 제안했다.

그러나 WHO는 지난 11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식명칭을 'COVID 19'로 명명한 바있다.

필자들은 마지막으로 "지금은 (중국을) 비난할 때가 아니다. 그 보다는 다음에도 발생할게 분명한  동물성바이러스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전 세계 보건계가 배우고 행동해야 한다"며 "이런 교훈은 중국에만 특별한 것은 분명히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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