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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 항쟁지서 광주 슬픔 치유한 5·18 40돌 기념식

등록 2020.05.18 12:5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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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 양민 학살 피해 유족, 편지 낭독에 눈물바다

진실규명 의지, 오월 정신 계승 담은 기념사에 희망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20.05.18. since1999@newsis.com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오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고 넋을 위로하기 위한 40번째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세상에서 가장 길었던 열흘간의 항쟁을 감동으로 승화시켰다.

5·18시민군 최후 항쟁지에서의 첫 기념식, 5·18희생자 유족의 사연을 담은 편지 낭독, 진실 규명 의지를 담은 기념사는 광주의 슬픔을 찬란함으로 치유했다.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애처로운 목소리가 영상으로 흘러나왔다.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시민 여러분 우리를 기억해주세요. 제발 우리를 잊지 말아주세요."

영화 '화려한 휴가' 장면 중 배우 이요원의 애절한 울림으로 기념식이 시작됐다.

이어 대학생들이 기념식 최초로 5·18 경과를 보고했다. '불의에 맞서 일군 민주화 역사를 올바르게 계승하겠다'는 의지에 박수가 나왔다.

이내 5·18희생자 임은택씨의 부인 최정희(73)씨의 원통한 사연이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으로 소개됐다. 임씨는 1980년 5월21일 3공수여단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졌고, 열흘 만에 광주교도소에서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여보 다시 만나는 날, 나 너무 늙어다고 모른다 하지 말고, 삼남매 반듯하게 키웠노라 '고생했다고, 참 잘했다'고 칭찬해주세요. 보고 싶은 당신, 만나는 날까지 안녕히 계세요."

최씨의 애끓는 목소리는 기념식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5.18 유공자 유족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0.05.18. since1999@newsis.com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5.18 유공자 유족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경건하고 엄숙해진 분위기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로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발포 등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라며 정부의 진상 규명 의지를 단호히 드러냈다.

"처벌이 목적이 아니다.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다. 이제라도 용기를 내 진실을 고백한다면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다.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배·보상에 있어서도 단 한 명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는 발언에 기념식장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이어졌다.

'헌법 전문 5·18 수록'과 '전남도청의 충실한 원형 복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도 박수가 잇따랐다.

특히 "시민과 함께 하는 5·18, 생활 속에서 되살아 나는 5·18"을 강조한 뒤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만이 도청을 사수하며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라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오월 유가족의 눈시울을 붉혔고, 진실이 규명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겼다.

기념사 뒤 진행된 공연 또한 참석자들의 가슴을 울렸다.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모티브로 만든 '내 정은 청산이오' 공연은 그 날의 민주화를 위한 열망, 오월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기념식장 참석자들은 함께 울고 공감하며 다시 희망을 품었다.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때 주먹을 불끈 쥔 팔 동작엔 결연함이 묻었다. '새 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1980년 오월처럼 '대동 공동체'를 만들었다.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2020.05.18. since1999@newsis.com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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