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반도체 업은 삼성, 가전 업은 LG '깜짝실적'…하반기 전망은 엇갈려

등록 2020.07.07 18:47: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선방했지만 하반기는 불확실

LG전자, 가전덕에 최악 피했다…3분기 실적도 '양호'

반도체 업은 삼성, 가전 업은 LG '깜짝실적'…하반기 전망은 엇갈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코로나19 글로벌 확산 속에서도 시장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은 엇갈린다.

삼성전자의 경우 '코로나19 여파 지속'이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반면, LG전자의 경우엔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선방했지만 하반기는 불확실

삼성전자는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영업이익 7조원 돌파'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8조원도 넘어섰다.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도 돌파한 배경에는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 지속으로 하반기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73% 증가한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36% 감소한 52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에서 예상했던 6조원대를 훌쩍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매출의 올해 2분기 컨센서스는 51조1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6조4703억원으로 1.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1분기는 코로나19 쇼크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2분기 이후부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한 것은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이 예상보다 더 빠른 회복세를 보인 덕분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언택트) 시장이 성장하면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 1분기 이후 메모리 전제품이 가격이 인상되고 출하량이 증가했다. 반도체 사업부가 2분기 5조4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달부터 주요 국가들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도 받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은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기술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분기에는 예상외로 선방했지만 하반기 실적에 코로나19가 여전히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올 3분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줄어 판매가격이 하락하고, 출하량 감소도 예상돼 삼성 입장에선 이번 실적이 반갑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D램의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평균 3.31달러로 최근 5개월간 이어졌던 상승 흐름을 마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재고 증가에 따른 구매 수요 감소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D램 현물가격은 지난 4월 3.60달러에서 6월 2.85달러까지 급락했다. 낸드 고정 거래 가격 역시 지난달 말 기준 4.68달러로 3개월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하반기 낸드의 뚜렷한 가격 하락을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3%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대신증권 이수빈 연구원은 "상반기 코로나19로 서버와 스마트폰 고객사가 불확실성 대비 차원의 부품구매 수요로 메모리 재고가 평균 수준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에 하반기 메모리 판매가격을 하향 조정했다"며 "부진했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이상 D램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가전덕에 최악 피했다…3분기 실적도 '양호'

LG전자는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 미국 월풀을 제치고 가전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켰다.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인 LG전자는 현지 판매 비중(56%)이 높은 월풀에 비해 타격을 덜 받았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지만 지난 4월 이후 실적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최악'은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분기 이후로도 '코로나19 여파 지속'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3분기 실적도 양호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 4931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잠정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7.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4.4% 줄었다. 올 1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12.9% 줄었고, 영업이익은 54.8% 감소했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3900억~4700억원)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6% 감소한 13조1243억원, 영업이익은 38.5% 줄어든 4009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4월 최악의 부진을 겪은 후 5, 6월 회복세를 거치면서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과 TV사업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지만 국내를 중심으로 생활가전(H&A) 판매 호조가 지속되면서 실적의 급격한 하락을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일러·건조기·식기세척기 등 LG전자의 대표 스팀가전의 대용량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전체 영업이익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스마트폰과 전장 사업에서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은 신제품 스마트폰 '벨벳' 출시 효과로 적자 폭이 전년 동기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장 사업은 적자가 확대됐다. 완성차 업체들의 셧다운이 잇따르면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IT 셋트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당초 컸으나, 2020년 2분기 중반 이후 유통망 개장, 각국 재난 지원금 지급, 소비 심리 최악 탈피 등으로 수요가 일부 살아났다"며 "시장이 어려운 것은 LG전자만의 문제가 아닌데 LG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경쟁사를 압박하며 가전과 TV에서 시장점유율을 더 올리고 있으며 수익성 방어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LG전자는 2020년 2분기 매출이 12조8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잠정 영업이익은 4931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4.4% 감소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LG전자는 2020년 2분기 매출이 12조8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잠정 영업이익은 4931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4.4% 감소했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권 연구원은 이어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은 1조9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상반기에 큰 파장을 일으킨 것을 감안해보면 선방한 실적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록호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매출에서 30%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이후 스팀 가전 중심으로 수요가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노경락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2분기에 미국과 유럽 등에서 수요가 침체했지만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임에 따라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판매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분석했다.

LG전자가 2분기 최악의 실적은 피했지만 코로나19는 여전히 실적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는 대체로 LG전자의 3분기 실적이 코로나19 속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 악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에 부진한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 영업이익률이 3분기에는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모바일(MC) 사업부의 적자는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가 3분기에도 코로나 19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2분기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가전(H&A)인 건조기, 세탁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이 판매 호조를 보이며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6812억원) 및 4분기(3874억원) 영업이익은 코로나 19 영향이 제한적인 가운데 프리미엄 가전(H&A)인 건조기, 세탁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며 "LG전자 가전 경쟁력은 내년 하반기와 내년까지 지속되고 TV는 하반기 매출 증가와 내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적용으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세탁기 등 프리미엄 매출 호조로 2020년 하반기 및 2021년 호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