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혈전 무관' 발표에 미국 임상까지…AZ백신 불안감 불식시킬까

등록 2021.03.22 18:58:30수정 2021.03.22 19:02: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WHO·EMA 이어 韓 예방접종전문위도 "접종 권고"

AZ, 3만2449명 대상 미국 임상 3상 결과도 발표

"예방 79%·중증 방지 100%…65세 이상 20% 포함"

접종동의율 하락 속 문재인 대통령 내일 AZ 접종

정은경 "고위험군 접종 설득 노력…신뢰회복 강구"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운영 모의훈련에 사용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놓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8일 오전 서울 성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1호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 운영 모의훈련에 사용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놓여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3.18.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예방접종전문위원회의 '혈전 생성과 무관' 결론에 이어 미국 3상 임상시험에서도 혈전증 보고 없이 감염·중증 예방효과가 입증되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파란불이 켜졌다.

당장 23일부터 요양병원 등에서 만 65세 이상 예방접종 시작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되면서 그간 인과성 근거 없이 커졌던 불안감을 불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20일 열린 제7차 예방접종전문위원회에서 위원회는 국내외 자료 검토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 생성 간 연관성이 없다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지속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청(EMA),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 입장과 동일하다.

위원회는 소아감염, 예방의학, 감염내과 등 전문가와 백신, 보건의료, 바이러스 등 전문기관, 소비자 단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15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전문위원회는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혈전 생성 관련 질환은 코로나19 감염은 물론 다양한 원인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인구 100만명당 1명 내외로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등에 대해선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EMA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와 뜻을 같이했다. 물론 이 질환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과의 인과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앞서 EMA의 PRAC는 영국 전문가들과 함께 혈전 관련 이상반응 신고 사례를 검토하고 접종군과 비접종군 내 해당 질환 발생률 비교 평가 등을 시행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면 혈전증을 포함해 혈액 응고(혈전) 문제가 발생하고 혈전 발생 가능성은 백신 접종군보다 일반 인구 집단에서 더 높았다.

위원회가 확인한 매우 드문 질환도 약 2000만명의 접종자 가운데 DIC 7건, CVST 18건이다. 주로 55세 이하 여성에서 발생했는데 이 질환들은 코로나19 유행 전 상황을 기준으로 50대 이하에서 기대 발생률은 DIC는 1명 이하인데 5명, CVST는 1.35명인데 12명이 보고돼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WHO 백신안전분야 자문위원회(GACVS)도 접종 후 혈전색전증 사례가 일반 인구 집단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수준보다 낮다며 대신 심각한 이상 반응 관련 증상과 징후에 대해 발생 시 제때 진료를 받도록 안내할 것을 권고했다.

여기에 미국과 페루, 칠레 등에서 3만2449명이 참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3상 임상시험 결과도 나왔다. 마찬가지로 혈전증 관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감염은 79%, 중증 악화나 입원은 100% 막는 예방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백신 접종군과 위약 대조군을 2대1 비율로 구분해 진행됐다. 백신을 접종한 2만1583명 중 매우 드문 혈전 관련 질환인 CVST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접종군에서 혈전 관련 질환이 증가한다는 증거도 없었다.

특히 이번 임상시험은 참가자의 20%가 65세 이상 고령자여서 애초 영국 등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 65세 이상 참가자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다며 고령자 접종을 유보했던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기다리기도 했던 결과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65세 이상의 예방효과는 80%였다.

아스트라제네카사는 이번 3상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향후 몇 주 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 자료를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백신 효능에 대한 미국근거가 확보됐고 FDA 승인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 정도 결과면 미국에서도 사용할 듯하다"고 적었다.

이 같은 국내외 검토와 임상시험 결과로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유럽 일부 국가들에서 벌어진 접종 중단 등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불안감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국내발생과 예방접종 현황 등을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에 들어서고 있다. 2021.03.22.  ppkjm@newsis.com

[청주=뉴시스]강종민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2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국내발생과 예방접종 현황 등을 발표하기 위해 브리핑실에 들어서고 있다. 2021.03.22.

 [email protected]



지난달 25일 기준 만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했던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예방접종 동의율은 93.7%였으나 이달 23일과 30일부터 시작하는 65세 이상 예방접종에는 76.9%만이 동의 의사를 표했다. 90% 이상이 동의한 종사자(요양병원 90.4%, 요양시설 94.1%)들과 달리 입원환자와 입소자 등의 동의율이 요양병원 72.9%와 요양시설 77.2%로 낮게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지속적으로 백신 예방접종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설득해 접종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추진단 단장 겸 질병관리청 청장은 "65세 이상 어르신 접종을 시작하는 요양병원·요양시설은 지난 1년 동안 경험했던 중 가장 (감염) 위험도가 높았던 대상"이라며 "기저질환이 있고 집단으로 입원 치료나 생활을 하시기 때문에 유행이 생겼을 때 감염률도 높고 치명률도 높을 수 있어 접종 대상이 되시는 어르신들께서는 접종을 받으실 수 있게끔 의료기관 등을 통해 잘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6월 G7(주요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공익 목적 출장 사유로 23일 수행원들과 함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한다. 안전성과 효과성을 재차 확인한 국내외 결과에 이어 문 대통령의 접종이 이어진다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둘러싼 불안감도 다소 누그러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민들께서도 백신의 안전성에 조금도 의심 품지 마시고 접종 순서가 되는 대로 접종에 응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인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관, 즉각대응팀, 검사 인력 등 현장 대응 인력과 함께 정은경 청장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정 청장은 "국민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회 저명인사들이 접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주셨는데 질병청도 지금 아스트라제네카를 맞고 있다"며 "좀 더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양하게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