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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푸시'

등록 2021.08.03 11: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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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푸시 (사진= 인플루엔셜 제공) 2021.08.0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푸시 (사진= 인플루엔셜 제공) 2021.08.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캐나다 여성 작가 애슐리 오드레인의 데뷔작 '푸시: 내 것이 아닌 아이'는 2인칭 서술이라는 소설적 장치를 사용해 사회가 나쁜 엄마, 혹은 미친 여자로 규정한 여성의 목소리로 모성의 어둡고 불편한 면을 생생하고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자기 몸 밖으로 밀어낸 딸을 사랑하지 못하는 엄마의 이야기다. 화자인 블라이스가 전남편 팍스의 집을 훔쳐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단란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 안에 그녀의 아름다운 딸 바이올렛이 있다. 블라이스는 진실을 말하기 위해 왔다.

한때 빛나는 재능을 지닌 여자였고 완벽한 가족을 이루길 꿈꿨던 그녀의 삶이 아이를 낳은 후 어떻게 철저히 망가졌는지, 아들 샘이 어떻게 죽었는지, 세상이 어떤 방식으로 그녀의 입을 막아버렸고 끝내 고립시켰는지에 대해서, 그녀 쪽에서 바라본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책 제목 '푸시(Push)'는 중첩된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는 엄마가 아이를 몸 밖으로 밀어내는 출산 행위이고, 두 번째는 유아차를 밀어 아이를 죽게 만든 사건을 뜻한다. 이 비극적 죽음으로 블라이스는 딸을 사랑할 수 없는 딜레마와 자기 의심에 빠지며 남편과 가족 그리고 세상으로부터 고립된다.

또 다른 측면에서 푸시는 서로를 끌어당겨야 마땅한 엄마와 딸 사이의 감정적 밀어냄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는 블라이스의 어머니 세실리아와 그 어머니 에타의 이야기를 교차 서술하는 방식을 통해, 모성의 불편한 이면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박현주 옮김, 412쪽, 인플루엔셜, 1만58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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