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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디지털성범죄 피해 30% 남성…성별 문제 아냐"

등록 2022.02.09 11:46:57수정 2022.02.09 14: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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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추적단 불꽃'과 대담…"인권 살인의 문제"

사전검열 반박 "가로등 밝음 옮겨야지 없애서야"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여동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9일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특정 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 인간 모두의 문제란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마포구에 위치한 민주당 청년 '미래당사'에서 n번방 사건을 폭로한 '추적단 불꽃'과 대담을 갖고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가 일반적 인식과 다르게 남성 피해자도 상당히 많다. 신고하는 피해자의 약 30%가 남성"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개 성폭력 범죄, 성착취물,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일 것이란 선입견을 갖고 일부에선 마치 남녀 성별갈등 사안처럼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거 같다"며 "분명한 건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인권이란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 살인, 인권에 대한 살인으로 규정해도 될 만큼 심각한 주제"라며 "단순히 도둑 맞거나 폭행 당하는 것과 차원이 완전히 다르다. 인권 자체 파괴되는 것이라서 남녀 문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인간의 기본적 인권이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n번방 방지법'을 둘러싼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 야당의 사전검열 주장에 대한 반박도 내놓았다. 그는 "예컨대 10개 중 1~2개 사전검열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소지를 제거해나가야지 (규제를) 다 풀어버리면 문제가 확산될 공간이 커지는 것"이라며 "남녀 성별간 문제로 절대 가게 하면 안 된다. 이건 모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를들어 도둑이 많이 드는 동네에 가로등을 많이 설치하면 그 집 앞에 잠 못드는 사람들이 있다. 가로등이 밝으면 잠을 못 잔다는 민원이 되게 많다"며 "그러면 (가로등) 위치를 옮기든지 하는 식으로 해결해야지 가로등 자체를 설치하지 말라고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2.09. [email protected]



행사에서 이 후보는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으로 합류한 박지현 활동가로부터 'n번방 사건' 추적 과정에 대해 듣고 디지털 성범죄 근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지현 활동가가 "(텔레그램에) 수천명이 있는 방이 몇십개나 있는데 거기서 한두명 잡는다고 사실 큰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게 무력감으로 다가왔다"고 토로하자, 이 후보는 "수사기관들 입장에선 전통적으로 분류되는 강·절도·살인 사건 등 중범죄에 (수사력을) 집중하는데, 그만큼 중요한 새로운 문제가 나타났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착취물이) 공공연하게 유통될 경우 개인에게 미치는 피해와 크기를 인지하지 못하는 측면에서 새로운 범죄 유형에 처음으로 접근해 경각심을 일으켰다는 측면에서 정말 큰 일을 한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 후보는 "옛날에 정말 먹고살기 어려웠을 때는 남의 것을 훔치는 게 제일 큰 범죄였다"며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됐는데도 여전히 수사기관이나 정치적 결정권을 가진 사람들은 그게 자기들이 배운 거니 거기에 집중하고 (범죄의) 비중이 변한 걸 잘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반 시민 속에서도 그 인식이 참 안타까운 일이다. 자기들은 장난이라고 하고 있는 건데 장난으로 사람을 죽이고 있는 것인데 인식을 못 한다"면서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를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2.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행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2.02.09. [email protected]



또 "국제 (수사) 공조는 역량과 의지 문제라 본다. 제도는 갖춰져 있다. 쫓아가 독촉하고 요구하면 빨리 된다"며 "그만한 역량이 없다는 게 핑계다. 수사 역량을 보강하는 게 첫번째 (과제)겠다"고도 했다.

대담 후에는 '디지털 성범죄 근절 명심 선언문'에 서명을 하는 퍼포먼스도 가졌다.

이 후보는 '여성이 불안하지 않은 나라'라는 선언문의 한 대목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언젠가는 이런 말을 안 쓰는 시대가 오길 바란다. 여전히 성 불평등, 여성 피해가 크기에 지금은 '여성'이라고 쓰지만 앞으로 언젠가는 '사람'이라고 쓰는 시대를 우리가 만들었으면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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