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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발 오일쇼크②]환율·코인·증시…금융시장 '3중 충격'

등록 2022.03.09 14:00:00수정 2022.03.09 15: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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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에너지 제재땐 3차 오일쇼크 가능성

원달러 환율 1230원 돌파…코스피 2600선

당분간 원화 가치 하락·국내 주가 약세 지속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드미트로 포노마렌코(왼쪽 두 번째)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특별토론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함의와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 참석에 앞서 우크라이나어과 재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3.0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드미트로 포노마렌코(왼쪽 두 번째)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가 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특별토론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함의와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 참석에 앞서 우크라이나어과 재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이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고,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증시도 급락했다. 국내에서는 코스피가 2600선을 가까스로 지켰고, 코스닥도 870선까지 내려 앉았다. 원화 가격도 크게 하락하면서 원·달러환율이 1년 9개월 만에 1230원을 돌파했고 비트코인도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가와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이번 달 내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고강도 금융 제재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퇴출에 이어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 카드까지 꺼내 들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가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급병목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하원은 이르면 8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으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데 이어 입법부도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를 내 놓으면서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제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가 배럴당 185달러를 넘어서는 등 3차 오일쇼크가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으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게 되면 소비자들이 여타 상품 소비를 줄이면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물가는 오르는 데 경기는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는 직격탄을 입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651.31) 대비 28.91포인트(1.09%) 내린 2622.40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의 뉴욕증시 급락에 코스피는 개장과 동시에 큰 하락세로 출발했다. 장중에는 2605.81까지 밀려나기도 했으나 오전 한때 하락 폭을 회복하며 0.16% 하락에 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세가 더 강해지고 기관의 동반 매도도 확대되면서 하락 폭이 다시 커졌다.

투자자별로 외국인이 4763억원 순매도했고, 기관은 2925억원 매도우위다. 반면 개인은 7319억원 나홀로 순매수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원자재가격 폭등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작용했다"며 "이 여파로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고,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 출회가 확대되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881.54)보다 11.40포인트(1.29%) 하락한 870.14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은 개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한때 반등을 목전에 두기도 했으나 오후부터 하락 폭이 확대됐다.

투자자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737억원, 20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나홀로 918억원 순매수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암호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3분께 비트코인은 개당 4757만1000원에 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종가 대비 1.06% 하락한 수치다.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8시49분께 4759만6000원으로 전일 종가 대비 0.31% 낮게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이 집계한 비트코인의 글로벌 평균 시세도 1.36% 내린 4713만5799원이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일 5311만3000원으로 전일 대비 9.39% 오르면서 2일 5419만8000원까지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 4일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치로 암호화폐 거래를 막겠다고 밝히면서 하락 전환했다. 지난 주말 사이 양국 사이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5000만원선 붕괴에 이어 전날 470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1230원을 돌파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27.1원)보다 9.9원 오른 1237.0원에 문을 닫았다.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4.9원 오른 1232.0원에 출발했다. 장 시작부터 1230원을 넘어서더니, 오후 들어 상승폭을 확대해 장중 1238.7원까지 치솟으며 1240원을 돌파를 시도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0년 5월 29일(1238.5원)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2020년 5월 28일(1242.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제재 수위가 높아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국내 주식 부진과 원화 약세 흐름이 이번 달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유럽 에너지 위기 등이 거론되면서 지난해 연말 거론되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빠르게 진정되지 않는 다면 성장주 부진과 강달러 흐름은 이번 달 내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 연구원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촉발한 증시 부진을 반영해 원·달러환율 상단은 1250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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