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격변의 암호화폐 거래소...1위-4위 매출 격차 '164배'

등록 2022.04.15 06:00:00수정 2022.04.15 07:46:4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1위 업비트, 타 거래소 수익 압도

전문가들 "기술력과 편의성 차이...거래소 `양극화' 심화될 것"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 신고수리증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국내 첫 가상자산 사업자로 등록했다. 업비트는 국내 1호 가상자산 사업자로서 특금법 및 관련 법령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고,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 확인제도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앞의 모습. 2021.10.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로부터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 신고수리증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업비트는 국내 첫 가상자산 사업자로 등록했다. 업비트는 국내 1호 가상자산 사업자로서 특금법 및 관련 법령에서 정한 의무를 이행하고,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 확인제도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 앞의 모습. 2021.10.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4위 코빗과는 매출 차이는 164배에 달했다. 1-4위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술력' 차이에 따라 이런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 중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합산 매출은 4조9106억원으로 전년(4312억원)보다 11배 넘게 성장했다. 특히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실적 성장이 압도적이다. 지난해 두나무의 연결 기준 매출은 3조7046억원, 영업이익은 3조2714억원, 순이익은 2조2411억원이다. 매출은 전년(1767억원) 대비 21배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866억원)보다 에서 38배 늘었다. 순이익도 전년(477억원) 대비 47배 늘었다. 같은 기간 2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코빗과 비교시 무려 164배의 차이가 난다.

지난 2020년까지 코인 거래소 1위는 빗썸이었다. 업비트와 빗썸은 코인붐이 본격화된 2017년 이후 4년간 빗썸은 1위, 업비트는 2위 이미지가 강했다. 실적 역시 지난 2020년까지 빗썸이 두나무를 한참 앞질렀다. 지난 2020년 기준 빗썸의 매출과 당기 순이익은 각각 2186억원, 1276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두나무는 매출 1767억원, 당기순이익 477억원을 기록했다.

왜 이렇게 실적 차이가 날까

업비트가 절대적 업계 1위가 된 데에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신규 이용자뿐 아니라 경쟁 거래소의 이용자들을 흡수해왔기 때문이다. 업비트는 빗썸보다 후발주자로 출발했지만 2017년에 모바일 버전을 처음 출시할 때부터 모든 기능이 100% 앱에서 구동되는 '네이티브 앱'으로 출시됐다. 반면 빗썸은 두나무보다는 두 달 먼저 앱을 출시했지만 '웹앱' 형태로 출시해 앱의 형태지만 모바일웹이 구현되는 방식이었다. 현재도 빗썸은 웹앱 형태로 모바일 버전을 운영 중이다.

네이티브 앱은 성능이 다른 앱 형식에 비해 가장 좋다. 업비트 거래소의 빠른 속도는 앱 형식에서 비롯한 것이다. 다만 네이티브 앱은 개발비용, 유지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된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웹앱은 네이티브앱에 비해 간단하게 구현이 가능하지만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빗썸은 올 초 앱 업그레이드 완료해 네이티브 앱과 비슷한 수준으로 속도를 개선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두나무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에 업비트 로그인과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연동해 편리한 접근성을 내세웠다. 케이뱅크와의 제휴는 지난달 전면 시행된 트래블룰(Travel rule·자금이동규칙)에도 큰 힘을 발휘했다. 농협과 제휴를 맺은 코인원과 빗썸은 트래블룰 시행 이전에 외부 개인지갑 주소에 대한 출금이 제한된 바 있다. 반면 업비트는 외부 지갑에 대한 제한 없이 입출금이 가능했다.

급변하는 코인 투자자...전문가들 "기술력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트래블룰'의 시행은 고객 편의성이 높은 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을 더 높였다. 업비트는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개인지갑인 메타마스크 등록 본인 계정을 증명해야 하는 과정을 첨부 이미지(서류)로 증명해야 하는 나머지 거래소들과 달리 웹브라우저에서 바로 등록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기술을 적용했다.

이처럼 주요 거래소 간의 이용자 편의성에 차이가 벌어진 데다가 지난해 코인 광풍,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 유행, 트래블룰 시행 등의 사건을 거치면서 신규 고객뿐 아니라 기존 이용자들도 자연스럽게 업비트로 흡수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전문가들은 사진을 포함한 고객 인증 후에도 암호화폐 지갑 등록시 또다시 사진을 제출하게 만든 타거래소에 대해 기본적인 고객 정보 인증 능력이 떨어진다며 비판했다. 특히 일부 거래소는 등록 절차를 수기로 진행해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업비트의 독주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성장기에 접어들면서 기술력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도 "고객편의성을 위한 기술력을 다른 거래소들도 확충하고 있어 시장 판도는 또다시 변할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테이킹(예치) 등에서 파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래소가 나온다면 점유율은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며 "그만큼 코인 투자자들의 성향은 빠르게 바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