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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K-DJ…佛서 활약 디디한 "전자음악 판, 더 커질 겁니다"

등록 2022.05.02 14:17:23수정 2022.05.02 14: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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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명 레이블 로슈 뮤지크 소속

최근 프로듀서 행보에 힘 실어

[서울=뉴시스]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Didi Han). 2022.05.02. (사진 = 전하나(thinkofmeal)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Didi Han). 2022.05.02. (사진 = 전하나(thinkofmeal)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과 K-밴드에 이어 이젠 K-DJ 시대다.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드는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한단비)이 최근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프랑스 대표 인디 레이블 로슈 뮤지크(Roche Musique·로셰 뮤직)에 지난해 영입됐다. FKJ, 데이블(Dabeull), 듄(Dune), 크레용(Crayon), 다리우스(Darius) 등 유명 음악가들이 다수 속한 곳이다.

디디한이 작년 이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데뷔 EP '웨이크 업(Wake Up)'은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실 K팝 신 안에서 디디한의 활동 반경은 좁았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장르를 그 자체로 인정하기보다 아이돌 댄스음악과 결부하거나, 단순히 클럽 음악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여전히 짙기 때문이다.

최초의 전자악기인 테레민(Theremin) 연주자인 클라라 락모어 등 전자음악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으나 기록되지 않은 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 '일렉트로니카 퀸즈 - 전자음악의 여성 선구자들'이 보여준 것처럼, 음악계는 지금까지 여성 전자음악가를 제대로 톺아보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디한은 해외에서 이러한 편견의 자리를 걷어내며, 전자음악의 유효함을 하나둘씩 증명해나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전화를 받은 디디한은 "세계적으로 DJ에 대한 편견이 많이 깨지고 있어요. 더구나 파리는 언더그라운드 음악에 대한 지지도 높아 다양한 것을 시도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Didi Han). 2022.05.02. (사진 = 전하나(thinkofmeal)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Didi Han). 2022.05.02. (사진 = 전하나(thinkofmeal)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녀가 아무런 연고도 없음에도 파리에 둥지를 튼 이유다. "한국에선 외국인 DJ가 (취업) 비자를 받기 힘들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가능하죠. 아티스트로서 더 보장받는 느낌이에요. 제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확고함을 이어나갈 수 있는 환경입니다. 레이블 분들은 든든한 가족 같아 큰 힘이 됩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활동을 시작한 디디한은 원래 무대 액세서리 디자이너였다. 취미였던 DJ 일이 본업이 됐다. 디자이너와 DJ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디디한은 DJ와 스타일리스트, 프로듀서와 디자이너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았다.

"DJ는 스타일리스트가 다양한 옷을 조합하듯, 음악을 조합하죠.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디자이너와 프로듀서가 비슷하다고 봐요. 최근엔 프로듀서로서 행보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작은 레이블을 통해 개인 작업을 발매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기능적인 음악보다 실존에 가까운 음악을 하겠다는 자세다. 실제 '웨이크 업'에 실린 동명 타이틀곡은 디디한이 작사·작곡한 곡인데 몽환적이면서 단단한 사운드가 특징이다.

'원조 디바' 김완선과 함께 작업한 '왓 유 러브(What You Love)'는 어떤가. 환상적이고 매끈하며 리드미컬한 사운드 위로 김완선의 나른한 보컬이 유려하게 흐르는, 맵시 있는 트랙이다.

이런 실력을 발판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디디한은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주영한국문화원이 오는 15일 영국 런던에서 여는 '얼터너티브 K팝 나이트 2022 케이-뮤직 쇼케이스(Alternative K-Pop Night 2022 K-Music Showcase)'에 참여한다. 

[서울=뉴시스]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Didi Han). 2022.05.02. (사진 = Dasomhahn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DJ 겸 프로듀서 디디한(Didi Han). 2022.05.02. (사진 = Dasomhahn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을 표방하는 '바밍타이거(Balming Tiger)', 프런트퍼슨 황소윤이 주축인 3인 밴드 '새소년'도 출연한다. 각각 한국 일렉트로니카, 힙합, 록 분야에서 최근 급부상하는 팀들이다. 

디디한은 "래퍼, 밴드와 함께 하는 공연이라 저 역시 궁금하다"면서 "한국 음악과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음악 축제들이 대거 멈추면서 전자음악 뮤지션들 역시 활동이 뜸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패션 브랜드 쇼 참석 차 격리 없이 2박3일 동안 한국에 다녀간 디디한은 "이제 좀 더 스케줄 조정이 자유로워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한국 대중음악이 외교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는 그녀는 전자음악 역시 그런 힘을 갖고 있다며 신(scene)이 충분히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외국에서 한국 사람들이 예술적인 부분을 비롯 많은 방면에서 뛰어나다는 인식이 생겨 저 역시 자랑스러워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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