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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원칙 고수에 정면돌파 '직진형' 리더십…소통 미흡

등록 2022.05.09 07:00:00수정 2022.05.09 08:2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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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힘 실어주고 한동훈 등 장관후보자 사수 '형님리더십'

반대 여론 정면돌파로 대통령실 용산 이전 추진 '직진스타일'

윤 당선인 포용력 부족 지적…통합 강조하지만 다양성 한계

'아군'끼리만 소통 비판도…"임기 시작하면 영수회담 제안해야"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2022.05.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2022.05.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승민 기자 = 윤석열 차기 대통령이 당선 후 보여준 통치 스타일은 원칙을 고수하며 좌고우면하지 않는 정면돌파형, 즉 직진스타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윤석열식 통치 스타일은 취임 후에도 국정 곳곳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윤 당선인이 원칙을 고수하다보니 차기 정부가 출범한 후로도 야당과의 소통 부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특히 내 사람을 챙기는 이른바 '형님 리더십'이 자칫 인재 풀을 좁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윤 당선인의 형님리더십은 청와대 조직을 슬림화하는 대신 국정의 중심을 내각에 두겠다는 의지에서 가늠할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청와대가 부처 위에 군림하던 과거 정권의 폐해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총리와 장관에게 인사권을 비롯한 핵심 권한을 부여하고, 한마디로 믿고 맡기는 국정 운용을 추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이 국무위원 인선 기준으로 인위적인 지역, 성별 안배를 하지 않고 실력과 전문성에 기인한 능력주의에 두고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를 약속한 것도 마찬가지다. 부처와의 수직적인 관계에서 대통령의 지시를 일방적으로 하달하며 부처를 이끌었던 '청와대 정부'로 인해 역대 정권마다 총리나 장관의 권한이 제약이 있었던 것과 달리 총리, 장관에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는 자체가 형님리더십의 단적인 예라는 것이다.

윤 당선인이 내 사람이라는 판단이 섰을 땐 확실히 챙기는 인사 스타일도 형님리더십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인준하지 않고 사퇴를 요구하는데도 윤 당선인이 오히려 한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없다면 새 정부 출범 때 윤석열 정부의 총리는 없다"며 무한 신뢰를 보내거나, 민주당과 정의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소위 '윤석열 사단'의 핵심인 한동훈 검사장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고수하는 것도 윤 당선인 특유의 보스 기질에서 나오는 형님리더십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국민의힘 당내에서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흘러나오는데도 윤 당선인이 지명철회를 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일단 의리를 중시하고 포용하려고 하는 형님리더십 통큰리더십, 이런 부분에서는 나름대로 점수를 줄 수 있을거 같다"면서 "다만 인사 문제를 보면 각종 평가에서 인사문제가 박하잖나. 너무 전문성, 능력, 경력 이런 포트폴리오를 중시하다보니 민주주의 핵심요소인 다양성이나 안배가 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한번 결정하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직진스타일도 '윤석열식 통치'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정치 스타일을 잘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가 청와대 이전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내치비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상당한 반대,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여론상으로도 반대 의견이 높은 악조건 속에서도 윤 당선인은 대통령집무실 용산 이전을 밀어붙여 관철시켰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청와대 이전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청사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인수위원회 제공) 2022.03.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9일 청와대 이전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해 청사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인수위원회 제공) 2022.03.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대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집무실 이전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적 정책결정인데, 이것을 그 시간을 두고 의견을 수렴해가는 과정, 종합적 분석 없이 결정해나간 것이 특색이었다"며 "광화문이 아니라 용산으로 바꾼 과정이나 국방부 건물을 정하는 거라든지 관사를 또 외교부로 바꾸는 과정을 굉장히 불투명하고 즉흥적으로 결정해나간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윤 당선인의 포용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관옥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원래 모든 정권이 들어설 때 약간 포용적인 스탠스를 취한다"며 "이번 윤석열 당선인은 그런 모습보다는 자기가 하고자하는 걸 일정 부분 밀어붙이는, 특히나 집무실 관련해서도 결과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현하는 국민들이 훨씬 많았는데 그런 것들이 일단 거부됐잖나. 당선인에 대해서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더 많은 국민들은 (여론수렴)절차와 과정을 거쳤으면 좋겠다는 것이잖나. '통합' 말은 그렇게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렇게 됐느냐, 그런 방향이 보이느냐, 그게 국민들에게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는거 같다"고 지적했다.

첫 내각 인선에서 다양성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포용력 부족과 연결된다. 서울대 출신 60대 남성의 '서·육·남' 일색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이준한 교수는 "전문적이고 능력이 검증된 사람이 전혀 없는건 아니지만, 알고 있는 사람들, 친한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등용이 많이 되고, 그 다음에 서울대 법대 출신이 많이 등용되는 것들을 보면 인재풀이 넓다기보다는 자기를 도와주는 것에 대한 논공행상의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혹평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차기 야당과의 소통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당선인이 인수위 기간에 보인 스탠스를 계속 유지할 경우, 정국은 극단적인 강대강 대결 구도로 치닫게 되고 입법부와 행정부 간의 갈등, 대결적 장면만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여야 간 지지층 결집력 극대화를 위해 대치국면을 연출할 수도 있지만, 대치 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자칫 식물국회로 전락할 수 있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동력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윤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야당에 영수회담을 제안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2022.04.1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소개하고 있다.2022.04.13. [email protected]

엄경영 소장은 "일단 '아군'끼리는 소통에 상당히 점수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안철수 인수위원장 패싱 논란 있을 때 즉각 만나서 밥 먹고 담판하고 그랬잖나. 이런걸 보면 아군끼리는 소통, 통합, 포용에 점수를 줄 수 있는데 아군이 아닌 민주당에 대해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군끼리 소통 통합 이걸 넘어서 이제 반대하는 층까지도 끌어안을 필요가 있는거 아니냐"고 했다.

다만 엄 소장은 "통합, 협치 이런 부분에서는 다소 좀 우려가 커지는 것 같다"며"특히 인사문제는 일방적으로 가려는 게 있고 그리고 민주당을 한번도 안 만났잖나. 당선인 시절이라도 만나서 총리인준이나 협조를 구했어야 하는데 한번도 안만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관옥 교수는 "야당 대표와의 영수회담을 먼저 제의를 해서 사실상 선거 앞두고 있지만 야당이 원하는 것들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면서 (임기를)시작한다면 분명히 달라진다"며 "그리고 나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도 가져간다고 하면, 국민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몽니 부리고 발목을 잡는다고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렇지 않고 계속 일방적으로 간다면 지금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가져간다고 해도 대부분의 야당 지지자들은 사실 그냥 동의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국이 경색이 되고 한발짝도 못나가고 이럴 필요는 없다. 여소야대가 현실이기 때문에 현실을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소통이 부족하거나 소통을 한다그러면 좀 편중돼서, 폭 좁게 하는 건 아닌가 그런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그거의 연장선상에서 조금 좋게 평가하면 좌고우면 안 하는거고 나쁘게 표현하면 밀어붙이는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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