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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선혜 "뮤지컬 앨범, 음악 인생의 피크닉…행운이죠"

등록 2022.06.15 19: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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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지난 2015년 '팬텀'으로 뮤지컬 데뷔

"꼭 맞는 역 있다면 뮤지컬 또 하고파"

[서울=뉴시스]소프라노 임선혜.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2022.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소프라노 임선혜.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2022.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제 음악 인생에 재밌는 피크닉(소풍) 같아요."

소프라노 임선혜가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THE MAN I LOVE)'를 발매했다. 23세에 벨기에 출신 고(古) 음악의 거장 필립 헤레베헤에게 발탁된 뒤 유럽을 주 무대로 활동하며 '고음악계 디바'로 불려온 그는 2015년 '팬텀'으로 뮤지컬과 인연을 맺었다.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뮤지컬에 데뷔한 7년 전을 떠올렸다. 당시 연출가인 로버트 요한슨은 한국 초연의 '크리스틴 다에'로 오페라 가수를 원했고, 임선혜를 '픽'했다. 하지만 그는 선뜻 수락하지 못했다.

"생각지 못한 제안이었어요. 설렜는데, 사실 현실성이 없어 보였죠. 연출이 두 시간만 달라고 해 만났고, 흥미로웠어요. 30대 후반이었는데 이런 기회가 일생에 또 있을까 생각했죠. 그때 저는 이 뮤지컬을 한 후에도 클래식 가수 인생에 변화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어요."

사실 서울대 재학 시절에 뮤지컬에 출연한 적도 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공연에 성악과 학생 몇 명이 투입된 적 있단다. "일종의 아르바이트였는데, 이후 뮤지컬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았다. 그땐 성악가들이 뮤지컬에 뛰어든 선례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호기심도 생겼지만, 주변 만류에 마음을 접고 곧바로 유학을 갔다.

"저는 본래 창, 트로트 등 모든 방면의 노래를 좋아했어요. 하지만 성악을 시작하면서 이 길로만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래서 고음악을 하는 등 제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어요. 시간이 흘러 이름을 알리게 되니까 이런 번외의 피크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소프라노 임선혜.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2022.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소프라노 임선혜.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2022.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앨범은 국내에서 제작한 첫 솔로 앨범이다. 물론 해외에선 30여종이 넘는 음반에 참여했다. '팬텀'의 넘버 '홈(Home)'을 비롯해 클래식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과 조지 거슈윈이 남긴 뮤지컬 작품을 중심으로 총 9곡이 담겼다. 그 초석은 지난해 출연한 'TV예술무대'였다. 당시 고음악, 가곡을 부를 거라는 예상을 깨고 뮤지컬 넘버들로 무대를 꾸몄고, 지금의 앨범으로 이어졌다.

그는 "뮤지컬 앨범을 만든다고 했을 때 번스타인과 거슈윈의 음악이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악가로서 긍지죠. 이들은 오페라와 뮤지컬을 모두 썼어요. 음악적으로 뛰어나면서도 클래식과 대중적인 뮤지컬을 잇는 다리가 되어준다고 생각했어요."

앨범엔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봤던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투나잇(Tonight)'과 뮤지컬 '원더풀 타운'의 '어 리틀 비트 인 러브(A Little Bit in Love)'도 포함됐다. "뉴욕에 투어 공연을 하러 갔을 때 '원더풀 타운'을 봤는데, 너무 매료됐어요. 특히 이 곡을 부르는 장면을 보고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죠."

앨범 제목인 '더 맨 아이 러브'는 뮤지컬 '스트라이크 업 더 밴드'의 넘버다. '어 리틀 비트 인 러브'와 제목 경합을 벌였다. "끝에 가사가 'I'm waiting for the man I love'인데, 내가 사랑할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이 저랑 비슷하더라고요. 저도 제가 좋아야 움직이는 사람이에요. 가사처럼 (사랑을) 찾고 있고,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뮤지컬 넘버라도 자신의 창법으로 소화하지만, 낮은 키를 부를 땐 어려웠다고 했다. "키가 높아지면 드라마틱해지거나 감정이 더 격하게 들릴 수 있다. 키를 올려서 부르면서 곡의 성격이 변하지 않게 하는 게 과제였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소프라노 임선혜.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2022.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소프라노 임선혜. (사진=유니버설뮤직 제공) 2022.06.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클래식 앨범도 같은 곡이라도 해석하는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제가 뮤지컬 배우처럼 부를 수 없지만, 곡이 나에게 이야기하는 걸 답해주는 느낌으로 불렀어요."

앨범엔 BBC 카디프 콩쿠르 아리아 부문 우승자 바리톤 김기훈을 비롯해 첼리스트 문태국, 피아니스트 문재원과 세바스티안 비난트, 플루티스트 조성현,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등 쟁쟁한 연주자들이 함께했다. "다들 흔쾌히 응해줬어요. 함께해준 젊은 기라성 같은 연주자들에게 제가 노래를 오래오래 잘해서 그들에게 꼭 도움 주겠다고 약속했죠.(웃음)"

맞는 역이 있다면 또 뮤지컬을 할 생각이다.  " '원더풀 타운'처럼 멋진 춤과 오래된 음악이 합쳐진 작품은 성악가라면 누구나 한 번씩 꿈꿀 것 같아요. 스피커를 통해 제 노래를 듣는 건 아직 익숙하진 않아요. 나중에 뮤지컬을 또 한다면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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