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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게 뭡니까' 말씀 안하셔도 될 것" "사명이 있는 민족은 망하지 않는다"

등록 2022.10.06 11: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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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동길 교수 빈소 이틀째 조문행렬

김동건 전 KBS 아나운서, 이틀 째 빈소 지켜

이건춘 전 건교부 장관, 조갑제 대표 등 찾아

나경원 전 의원, 배우 신현준씨 조화 보내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 마련된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기념관에 마련된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준호 구동완 기자 = 고(故)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94)의 빈소가 마련된 지 둘째날인 6일 오전에도 각계각층 인사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김 교수의 빈소는 전날 서울 서대문구 김옥길 기념관에 마련됐다. 김옥길 기념관은 김 명예교수의 누나이자 이화여대 총장, 문교부 장관을 지낸 김옥길 여사를 기념하기 위한 건물이다.

이날 빈소 내부에는 김 교수의 조카를 포함해 유가족 다섯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비교적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는 모습이었다.

빈소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과 배우 신현준씨의 조화가 도착했지만, 고인이 생전에 조화를 받지 않겠다는 뜻에 따라 반송됐다. 다만 전날 오후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는 빈소 왼편에 자리했다.

이날 오전에는 전날에도 빈소를 찾았던 김동건 전 KBS 아나운서를 비롯해 이건춘 전 건설교통부 장관, 보수 논객으로 잘 알려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장관은 "연세대 62학번으로 김동길 교수님한테 배웠던 제자로 이 자리에 왔다"며 "김 교수님은 이제 하늘의 시민이 되셨으니 거기 가서는 '이게 뭡니까'라는 말씀은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고인을 기렸다.

조 대표는 "고인은 애국 집회를 하면 아주 인기 있는 인사였고, 책도 쓰시고 어떻게 보면 인생이란 무대에서 여러가지 역할을 맡으셨던 분이다"며 "제일 기억에 남는 말이 '사명이 있는 민족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인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셨다"고 고인을 기억했다.

한편 전날에는 정치권을 비롯한 언론계 등 고인의 넋을 기리는 각계가 빈소를 방문했다. 여권에서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다녀갔다.

그 외에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 강창희 전 국회의장, 고 노태우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변호사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박종진 앵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나비넥타이를 매고 "이게 뭡니까"라며 신랄한 정치 평론을 냈던 보수 진영 원로인사로 특유의 유머와 논리로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전도한 인물로 평가된다.

김 교수는 1928년 10월2일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이후 1946년 김일성 정권이 들어서자 월남해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인은 1991년까지 연세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장까지 지냈다. 지난 1974년에는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후 대학에 복직했으나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에 연루되며 다시 해직됐다. 1991년에는 강의 도중 '강경대 구타치사사건'을 비하하는 언급을 했다가 학생들 반발에 대학 강단을 떠났다.

고인은 제14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다. 이후 신민당 공동대표를 지내고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자유민주연합에 합류했다. 그러나 제15대 총선을 앞두고 돌연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특유의 유며와 논리로 국내 시사 평론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특히, 말년에는 각종 방송과 강연, 책을 통해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면서 보수 진영의 주요 원로로 자리매김했고 주요 정치인들이 그를 찾기도 했다.

최근까지 보수진영 원로이자 논객으로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아 정치에 복귀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7일 치러질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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