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제2의 양현준은 '골키퍼' 이창근…그리즈만 상대로 선방쇼(종합)

등록 2023.07.27 23:13:42수정 2023.07.27 23:21:0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선발로 45분 뛰며 AT마드리드 소나기 슛 막아내

"모라타 헤딩 막은 게 가장 기억에 남나…팬에게 유니폼 선물"

[서울=뉴시스]팀 K리그 골키퍼 이창근.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팀 K리그 골키퍼 이창근.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 마드리드)와의 맞대결에서 빛난 '제2의 양현준'은 골키퍼 이창근(대전)이었다.

이창근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T마드리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팀 K리그의 골키퍼로 선발 출전해 45분을 소화한 뒤 조현우(울산)와 교체됐다.

팬 투표에서 조현우를 제치고 골키퍼 포지션 1위를 자치한 이창근은 이날 팀 K리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였다.

이창근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아르헨티나의 2022 카타르월드컵 우승 멤버인 로드리고 데 파울의 중거리 슛을 쳐내며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전반 12분 상대 역습 찬스에서 토마 르마르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 과정에서 앙투안 그리즈만의 슛을 막아내는 등 순발력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후에도 이창근의 선방은 빛났다. 전반 19분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알바로 모라타의 헤딩 슛을 막았고, 전반 39분에는 사무엘 리누의 헤더도 쳐냈다.

이창근 덕분에 0-1로 전반을 마친 팀 K리그는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안톤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었다.

지난해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는 당시 강원FC에서 뛰던 양현준이 깜짝 활약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토트넘전에서 자신감을 얻은 양현준은 그해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고, 올여름 스코틀랜드 명문 셀틱으로 이적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즈만이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3.07.2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27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팡플레이시리즈 1차전 팀 K리그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앙투안 그리즈만이 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2023.07.27. [email protected]

이번 AT마드리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도 누가 '제2의 양현준'이 될지 관심이었다.

최근 파리생제르맹(PSG)에 입단한 이강인과 루머가 있었던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전날 사전 기자회견에서 "관심 있는 한국 선수가 있는지 보겠다"며 팀 K리그 선수들을 자극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이승우(수원FC)와 백승호(전북),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 주역인 배준호(대전) 등이 기대를 모았으나, 팬들로부터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건 이창근 골키퍼였다.

2012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 데뷔한 이창근은 수원FC, 제주 유나이티드 등을 거쳐 2022년부터 대전에서 뛰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승강플레이오프(PO)를 포함해 32경기에 출전해 대전의 K리그1 승격에 이바지했고, 올해도 K리그1 24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연령별 대표를 거친 이창근은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챔피언십 준우승을 경험했다.

또 2020년에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선택을 받아 A대표팀에 발탁돼 11월17일 카타르와 친선경기(2-1 승)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창근은 경기 후 "평상시대로 준비했고 긴장감 없이 재밌게 즐기려 했다"며 "결과까지 이렇게 가져와서 정말 뜻깊은 올스타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팀 K리그 골키퍼 이창근.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뉴시스]팀 K리그 골키퍼 이창근. (사진=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에 AT마드리드의 소나기 슛을 막아낸 그는 "걱정도 많이 했지만 이왕 먹을 거면 세계적인 선수들한테 먹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행히 1실점밖에 하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실점도 우리 실수로 허용해서 아쉽다"고 설명했다.

AT마드리드 선수들의 슈팅을 분석했다는 이창근은 "분석가님께서 준비해 준 영상이 도움이 됐다"며 "그리즈만, 모라타 선수의 슈팅 궤적 같은 걸 많이 봤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너무 수준이 높아서 당황했지만, 결과적으로 저희가 이겨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은 선방으로는 "전반 코너킥 때 모라타의 헤딩"이라며 "골이라고 생각했는데 제 손끝과 골대, 제 발을 맞고 나갔다. 운 좋게 선방했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AT마드리드 선수가 아닌 팬에게 유니폼을 선물했다는 이창근은 "AT마드리드 선수보다 (조)현우 형이랑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었다"고 웃으며 "팬 분들한테 주고 싶어서 전반 끝나고 선물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클럽을 상대로 선방쇼를 펼친 이창근은 "해외 욕심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은 대전 선수이기 때문에 소속팀에 더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팬들 덕분에 이 자리에 왔다"며 "대전에 돌아가서 더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팀 K리그는 2-2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이순민(광주)의 결승골로 AT마드리드를 3-2로 눌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