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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대부분 낡은 무기 사용했으나 일부는 외부 지원 첨단 무기[이-팔 전쟁]

등록 2023.10.14 1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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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제 0.5인치 기관총, 개조한 AK-47 소총, 수류탄 등

로켓도 대부분 자체 제작한 것…유도장치는 외부 공급

드론·패러글라이더 등은 외부에서 장비와 훈련 지원

[가자지구=신화/뉴시스]지난 10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하마스 전투원들은 대부분 낡은 소련제 무기를 사용했으나 일부는 외부로부터 사용법과 함께 지원 받은 장비를 사용했다. 2023.10.14.

[가자지구=신화/뉴시스]지난  10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되고 있다. 하마스 전투원들은 대부분 낡은 소련제 무기를 사용했으나 일부는 외부로부터 사용법과 함께 지원 받은 장비를 사용했다. 2023.10.14.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하마스가 지난 주말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사용한 무기들이 자체 제작한 로켓, 개조한 AK-47 소총, 수십년 된 기관총 등 값싸고 중고인 도난 무기들이었다고 미 CNN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하마스 전투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자체 분석해 그들이 사용한 무기를 식별했다면서 전문가들이 주로 러시아 및 중국제 무기를 개조한 것으로 수십 년 동안 전장에서 사용된 것을 하마스가 입수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무기들을 이란이 공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마스가 2007년부터 장악해온 가자지구는 무기를 게릴라전에 적합하도록 개조하는데 최적의 장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무기에 비해 크게 미흡한 무기를 사용해 이스라엘에 전례없는 큰 피해를 입혔다.

하마스가 사용한 지대공 미사일 동영상을 검토한 마이크 리욘스 미 육군 예비역 소령은 “이 무기는 대량파괴 무기”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하마스 전투원들은 첨단 무기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공포를 조성하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기관총

소련제 DShK 0.5인치 구경 중기관총으로 차량에 부착하도록 개조됐다. 한 명이 총알을 공급하도록 잡고 다른 한 명이 발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리욘 예비역 소령은 한 손으로 방아쇠를 당기고 다른 손으로 총알을 공급하는 식으로 쏠 수 있다고 밝혔다.

군 차량과 항공기를 공격하기 위해 제조된 것으로 많은 나라 군대에서 사용했다. 삼각대 위에 거치해 사용하거나 장갑차에 고정해 사용하며 주로 방어무기로 사용된다.

존 스펜서 미 육군사관학교 현대전연구소 시가전 담당자는 “이런 무기로 무장이 없는 민간 마을을 공격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AK-47 소총

많은 영상에서 하마스 전투원들이 AK-47 소총을 사용하는 것이 확인됐다. 사용이 쉽고 구하기도 쉬운 이 총은 민병대들이 선호한다.

컬럼비아대 안보 전문가 스티블 비들 교수는 “방아쇠를 당기면 한번에 탄창을 비울 수 있다. 발사속도가 빨라 난사하는데 사용된다”며 “하마스가 굳이 외부에서 반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널리 보급돼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텔레그램 채널에 오른 사진에 따르면 전투원들은 주로 AK-47 소총을 들고 이스라엘 마을에 진입하면서 이스라엘 전차를 공격하고 민간인을 사격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소총을 가볍게 만들기 위해 일부 개조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스펜서는 개조된 흔적으로 볼 때 하마스 전투원들이 직업 전투원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소총들은 소련이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버리고 간 수십 년 된 것들이라고 다수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또 낡은 중국제 도 일부 있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시절 수천 정을 사들였던 것이 흘러들어온 것일 수도 있고 2010년대 리비아에서 암시장으로 흘러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로켓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로켓에 크게 의존해왔다. 지난 7일 하루만에도 약 50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 대량 발사로 높은 요격 성공률을 자랑하던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대공방어체계를 압도했다.

그러나 침실 천장을 뚫고 들어온 로켓의 파편을 들고 있는 사람이 등장하는 동영상에서 보듯 일부는 터지지 않았다. 불발 로켓은 카삼이나 사라야 알-쿠드스 로켓처럼 보인다고 무기 식별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영국 연구자가 밝혔다. 하마스의 군사조직 이즈 알-딘 알-카삼 연대와 팔레스타인 이슬람 지하드의 알-쿠드스 연대가 사용해 왔다.

연구자는 하마스가 가자 지구에 로켓을 반입하기 어려워 자체 제작하는데 주력해왔다고 밝혔다. 로켓 제조방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과거 하마스는 낡은 수도관을 개조해 로켓을 만들었다.

러시아 아랍어 매체와 인터뷰한 레바논의 하마스 대외공보관장 알리 바라카는 “사거리 250km, 160km, 80km, 10km 로켓을 생산하는 공장을 가지고 있다. 박격포와 포탄 공장도 있다. 칼라슈니코프 소총과 탄환 공장도 러시아의 허가 아래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직 미 당국자들은 하마스가 지난 7일 사용한 로켓의 수량으로 볼 때 이란의 지원을 받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힌다.

미 중부군사령관 출신 프랭크 매켄지 예비역 장성은 “하마스는 유도 시스템을 생산하지 못한다. 다른 곳에서 지원받았다. 정밀 유도 장치를 로켓에 결합하는 기술도 이란이 지원했다. 이란 말고 지원할 나라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수류탄

하마스 전투원들은 공격 초기 수류탄을 사용했다. 한 동영상에 전투원이 노바 음악 축제장 인근 방공호 안으로 수류탄을 던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후 전투원들은 방공호에서 대피하는 사람들을 쓰러트렸다. 이들이 사전에 훈련을 받았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수류탄은 8일자 로이터 통신 사진에도 등장한다. 스데로트 마을에서 경찰서 밖 인도에 모아둔 무기를 이스라엘군이 살펴보는 장면이다. 전문가들이 수류탄이라고 지목했다.

하마스가 수류탄을 자체 제작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최근 몇 년 새 수류탄을 확보한 것이 분명하다. 한 전문가는 수류탄은 미군에게도 값이 비싸다고 했다.

드론

하마스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동영상에 드론에서 이스라엘군에 폭탄을 떨어트리는 것을 위에서 촬영한 장면이 등장한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장벽 위 이스라엘군의 무인 기관총을 드론으로 공격했다.

스펜서는 이 장면이 다른 나라가 무기를 지원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훈련을 지원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놀라운 일이다. 누구나 쉽게 드론을 가질 수 있지만 동영상에서처럼 잘 공격하는 것은 다른 나라가 하마스 전투원을 지원한 증거”라고 밝혔다.

다른 동영상에서는 하마스가 원격 무인기관총에 시한폭탄을 투하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패러글라이더

하마스 전투원들은 패러글라이더를 타고 공격했다. 프로펠러 추진 패러글라이더는 공격당하기 쉬워 전쟁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과거에도 사용된 전례가 있다. 1987년 팔레스타인 전투원이 행글라이더를 타고 이스라엘에 침투한 적이 있다. 수류탄과 권총으로 무장한 전투원이 이스라엘군 병사 6명을 살해하고 7명을 부상하게 했다.

2012년에도 알카에다 조직원이 스페인에서 3대의 엔진이 달린 패러글라이더 조종술을 훈련받았다.

스펜서는 하마스가 패러글라이더를 사들이지 않고 외부에서 훈련과 함께 지원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불도저

가자 장벽을 부수는데 불도저가 사용됐다. 또 이스라엘군에서 노획한 전투차량과 이스라엘 무기를 하마스 전투원들이 사용하는 모습의 동영상도 있다. 일부 전투원들이 이스라엘 군복으로 위장한 모습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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