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박해민 잡고 포효한 KT 고영표 "내 인생 최고의 삼진"(종합)[KS]

KS 첫 선발 등판, 6이닝 1자책 호투

"정규시즌 LG전 패배, 잊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7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LG 트윈스와 KT 위즈 경기, 4회말 KT 선발 고영표가 LG 박해민을 삼진으로 잡고 무실점 이닝 종료하자 포효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KT 위즈 고영표(32)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에서 호투하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영표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23 신한은행 쏠 KBO KS' 1차전에 선발 투수로 출격해 6이닝 7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경기 전 이강철 KT 감독은 "고영표가 긴 이닝을 끌어주기를 바란다. 우리 팀은 선발 투수가 강점이다"며 "우리 팀 불펜에서 손동현 등 젊은 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5~6이닝만 끌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 고영표는 홍창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해민과 김현수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했다. 1사 1, 3루에 몰린 고영표는 오스틴 딘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박경수가 포구 실책을 범했다. 그사이 3루주자 박해민이 득점을 올렸다.

이어 오지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자, 이강철 KT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고영표를 다독였다. 이후 1사 만루에서 문보경에게 희생플라이 타점을 내주며 추가 실점을 떠안았다. 고영표는 박동원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매조지었다.

2회부터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고영표는 신민재에 좌전 안타, 박해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헌납하면서 2사 1, 2루에 몰렸으나 김현수를 1루수 땅볼로 묶고 고비를 넘겼다.

3회는 오스틴을 투수 땅볼로 정리한 후 오지환과 문보경을 각각 1루수 직선타,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고영표는 4회 다시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박동원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신민재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1사 1, 3루에 고비를 맞았다. 하지만 홍창기를 1루수 땅볼로 막은 뒤 박해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5회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 처한 고영표는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봉쇄하며 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6회는 문성주를 우익수 뜬공, 신민재를 투수 땅볼로 잡아낸 후 홍창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요리하며 순항을 이어갔다.

공 97개를 던진 고영표는 7회 마운드 배턴을 필승조 손동현에게 넘겼다. 2-2 동점에서 등판을 마감하며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으나 9회 문상철의 결승타에 힘입어 팀이 3-2로 이겼다.

지난해까지 가을야구 4경기에서 7이닝 7실점(6자책)으로 부진하며 물음표를 떼지 못했던 고영표는 올해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2일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친 데 이어 이날 재차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완성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시달렸던 'LG 공포증'도 지웠다. LG전 4경기에 출전해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했던 고영표는 가장 큰 무대인 KS에서 눈부신 역투로 아픈 기억을 털어냈다.

경기 후 고영표는 "1회부터 위기가 있었고, 이후에도 위기가 많았다. 위기를 잘 넘겼고, 타선에서 찬스를 잘 살려서 승리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1년 KS 3경기에서 모두 구원 등판했던 고영표는 이날 처음 KS 선발 마운드를 경험했다. 그는 "승리 투수를 하면 좋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결국 팀이 이기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개인적인 성적보다 무조건 팀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에서 LG에 상대 전적 6승 10패로 밀렸던 KT는 KS 첫 판을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고영표는 "정규시즌 때 LG에게 패배를 많이 당했다. 나 또한 LG를 만나서 힘든 경기를 많이 했다. 그 패배를 잊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승리가 있었다"며 "예전에 상대 타자가 잘 치고 역전을 당하는 경기를 많이 했는데, 오늘 불펜이 잘 막으면서 평소와 다른 경기를 했다. 팀 동료들의 집중력이 더 좋았다"고 밝혔다.

고영표는 4회 2사 2, 3루 위기에서 박해민을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에 고영표는 "몸에 맞는 공 2개가 나오며 위기를 자초했다. 자책할 틈도 없이 위기가 와서 무조건 막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 위기에서 삼진이 나왔을 때 짜릿했다. 내 인생에서 최고의 삼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한국시리즈는 최고의 무대이다. 첫 선발 등판 처음이었고 1차전이었다. 삼진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삼진이 나다. (박)해민이 형이 나와의 상대 전적에서 좋았다. 체인지업이 잘 꺾이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한 것이 짜릿했다"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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