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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서울 한복판서 인디게임 맘껏 즐긴다…버닝비버에 게이머 열광

등록 2023.12.01 15:55:24수정 2023.12.01 16: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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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DDP에 인디게임축제 열어…게임사 최초

90개 오프라인 부스로 시연 기회 제공…개발자-게이머 직접 소통

"인디게임 성장성 커…지원 확대해 게임 생태계 활성화 기대"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 개막에 앞서 관람객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스마일게이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 개막에 앞서 관람객들이 줄을 지어 대기하고 있는 모습.(사진=스마일게이트)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서울 도심 한복판에 90여종의 인디 게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렸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을 찾았다. 입장시간인 오전 10시 이전부터 전시장 입구에는 긴 대기열이 늘어지며 인기를 입증, 한파를 무색하게 했다. 

버닝비버는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국내 인디게임 개발 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창작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한 서울 최대 규모의 인디게임 컬처&페스티벌이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구 신사 가로수길 메인 스트리트에 전시장을 마련했으며 약 8000명이 방문해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 버닝비버는 한층 커지고 세계관이 강조됐다. DDP에서 열린 만큼 관람객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전년 대비 전시를 즐기는 게 더 쾌적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는 오프라인·온라인 부스가 각 90 부스 규모로 마련돼 전년 대비 오프라인 부스 수가 확대됐다.

황주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창작팀 팀장은 “작년에는 버닝비버 1회다 보니 추위, 인터넷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올해 DDP로 옮기게 된 계기는 교통이 편하고 전시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넓고 쾌적한 공간 마련에 집중했으며 ‘비버월드로의 모험’이라는 세계관을 전시에 도입해 입구부터 전시 이벤트까지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부스 참가 경쟁률도 2배 이상 높아지는 등 개발자의 열기도 뜨겁다. 황재훈 팀장은 “작년에는 선정 기준이 출시한 지 1년이 안됐거나 개발 중인 게임이었다면 작년 버닝비버 참가자 전형, 출시를 했더라도 유저 피드백이 필요한 전형을 추가로 마련해 비중을 달리 둬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독특하고 참신한 게임 맘껏 즐길 수 있어…개발자-이용자 간 직접 소통으로 완성도 높여

먼저 인디게임 전시부스인 버닝시티를 찾았다. 전시부스 입구에는 버닝비버를 대표하는 캐릭터 ‘비버’가 문을 뚫고 세계관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표현해 ‘비버월드’ 세계관을 강조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평소에는 보기 어려웠던 각양각색의 게임들이 나란히 줄을 지어 펼쳐졌다. 리듬 게임, 서바이벌 게임, 미로 탈출 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개성 있고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게임을 골라 즐기는 재미가 쏠쏠했다. 각 부스마다 2~4대의 모바일, PC, 콘솔 등 각 플랫폼에 맞춘 시연대가 마련됐다. 게임 시연 시간이 길지 않아 수월하게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으며, 개발진들이 직접 시연을 돕고 피드백을 청취했다.

또 각 부스에는 게임 피드백을 남길 수 있는 QR코드를 안내하는 팻말이 마련됐다. 스마일게이트는 이 피드백들을 모아 각 팀별로 레포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기자가 인상 깊게 즐겼던 게임은 팀 아이볼의 레이싱 게임 ‘스키드’였다. 콘솔 기기로 카 레이싱을 즐길 수 있었다. 버튼 조작을 통한 코너링이 짜릿함을 살렸다. 5명의 개발자가 모여 설립된 팀 아이볼은 당초 모바일로 개발을 시작했지만 미국 인디 게임 전문 유통사 ‘니칼리스’ 투자로 콘솔과 스팀까지 플랫폼을 확장했다고 한다.

이들 개발진은 “버닝비버는 BIC(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나 지스타 대비 접근성이 더 좋고, 인디게임만 집중해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작년에도 버닝비버에 참가해 얻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 UI를 개선했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디자인과 학부생들을 중심으로 10명이 모여 ‘중력미로’를 개발한 라비타스튜디오는 퍼즐게임의 중력을 조작해서 빠른 시간 내에 탈출해야하는 참신한 게임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안단태 프로젝트 매니저는 “인디게임만 전시를 하다 보니 개발자들끼리 모여 이야기할 기회가 많다”라며 “인디게임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 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 에서 관람객들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 게임상’을 받은 ‘플로리스 다크니스’도 빛이 없는 암흑에서 미로를 탈출해야하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1인 개발자인 올드아이스의 박재형 대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을 없는 것 같아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라며 “수익을 쫓기 보다는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마음껏 만들고 싶고, 버닝비버가 개발자 지원이 많아 도움을 많이 얻고 있다”라고 평했다.

게임 전시 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들과 함께하는 게임 시연회, 사인회, 토크쇼 등 다양한 무대 이벤트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이날에는 ‘김나성과 함께 하는 게임 리뷰 맛집’이 무대 이벤트 광장에서 진행돼 다수 관람객들이 몰렸다.

버닝비버는 국내 대표 게임전시회 '지스타' 등 타 전시회 대비 장시간 대기열 없이 여러 게임을 즐기고 개발자와 직접 가깝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다. 특히 게임사가 오프라인에서 인디 게임 전시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것은 스마일게이트가 최초다. 부산에서 열리는 BIC,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플레이엑스포 등을 통해 인디 게임을 접할 수 있었지만 접근성이 다소 떨어졌던 게 사실이다.

관람객들도 약 90개의 인디게임을 오프라인에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관람객들은 대부분 10대, 20대의 일반 게임 이용자로 이뤄졌지만 게임 현업 종사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캐나다에서 온 더글라스씨(46세)는 “한국에 온지 20년이 넘었다. 서울 인디즈라는 인디 게임 모임을 하고 있고, 인디 게임 개발도 하고 있어 다양한 인디게임을 둘러보고 영감을 얻기 위해 방문했다”고 전했다. 게임 아트 프리랜서 A씨(29세)는 “작년에는 버닝비버에 게임을 출품했고 올해는 관람객으로 왔다”라며 “올해는 한공간으로 통일돼 관람이 더 편하고 붐비지 않아 좋다"라고 말했다.

관람객들은 인디 게임을 선호하는 이유로 기존 상업게임에서 볼 수 없는 참신성, 독창성 등을 꼽았다. 22세 대학생 B씨는 “상업적인 게임은 여러사람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인디 게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각자 독창적인 게임 시스템이 있다”라면서도 “평소 인디게임이 홍보가 잘 되지 않는 점은 아쉽다. 유튜브를 보거나 친구 추천을 받아야 했는데 버닝비버가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 현장에서 황주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창작팀 팀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관에서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개최한 오프라인 인디게임 전시회 ‘버닝비버 2023’ 현장에서 황주훈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창작팀 팀장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최은수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게임 생태계 활성화가 목적…"보석 같은 게임 배출, 성장 잠재력 커"

이처럼 스마일게이트가 인디게임에 전폭적인 지지를 하는 이유는 뭘까. 황주훈 팀장은 “게임 생태계에서 인디게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팀장은 “저희가 생각하는 인디게임은 굳이 소자본이거나 인원이 적은 것보다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임 혹은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싶어 하는 게임”이라며 “저희의 지원을 통해 좋은 게임을 내고 스스로 사업적으로 성장해서 게임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황 팀장은 인디게임의 미래가 밝다고 내다봤다. 그는 “쏟아져 나오는 인디 게임 중에 되게 보석 같은 게임도 많고 다 열심히 만들고 있어 굉장히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황 팀장은 “인디 게임 창작 지원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단어도 생소하고 개발 자체가 어려웠는데 스팀, 스토브인디, 에픽게임즈 등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게임을 만들기 좋은 환경이 됐다. 또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네오위즈 등 대형 퍼블리셔도 뛰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황주훈 팀장은 “확실하게 성공을 거둘려면 유저들의 선택 혹은 운, 노력 등 되게 많은 요소들이 있다 보니까 창작자들이 꽤 어려운 길을 걷고 있다"라며 "재단으로서 창작자들이 게임을 완성하고 즐거움과 의미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버닝비버 오프라인 전시는 이날부터 3일까지 3일간 열린다. 온라인 전시도 인디게임 플랫폼 ‘스토브인디’의 후원으로 마련된 ‘버닝비버 온라인 전시관’에서 10일까지 사전 신청자를 대상으로 무료 운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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