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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금강산…빈소년합창단, 천상의 소리 뭉클[리뷰]

등록 2024.01.25 15:31:32수정 2024.01.26 09: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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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년합창단. @Lukas Beck (사진=WCN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빈소년합창단. @Lukas Beck (사진=WCN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오스트리아 빈에서 날아온 앳된 소년들이 맑고 순수한 '아리랑', '그리운 금강산'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천사 같은 목소리에 관객들의 눈에는 사랑이, 입가에는 미소가 걸렸다.

빈소년합창단이 내한, '온 스테이지'라는 부제로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신년콘서트를 가졌다. 빈소년합창단의 주요 레퍼토리인 성가를 비롯해 뮤지컬, 오페라, 영화, 애니메이션의 유명곡들과 각국의 민요 등 다채로운 곡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세일러 카라의 유니폼을 입은 21명의 소년들이 무대 양 옆에서 '알렐루야' 캐논을 부르며 걸어나왔다. 키도, 인종도, 나이도 다양한 8살부터 14살까지의 소년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변성기가 오기 전의 청아한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 빈소년합창단 하이든반에 소속돼 있다는 것이다.

526년의 역사를 가진 빈 소년합창단에는 약 100여명에 이르는 9~14세 소년들이 소속돼 있다. 소년들은 각각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루크너' 등 4개 반에 소속돼 학기 중 9주에서 11주 동안 순회공연에 참가한다. 이번 내한에는 지휘자 지미 치앙과 하이든반 소속 21명이 참가했다.
아리랑·금강산…빈소년합창단, 천상의 소리 뭉클[리뷰]


11살의 한국인 단원 구하율군이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공연을 즐길 준비가 됐나요?" 1부에서는  모차르트의 '작은 밤의 음악', 하이든의 '봉헌송',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조간신문 왈츠', 뮤지컬 '애니여 총을 잡아라'의 '쇼처럼 즐거운 인생은 없다', 영화 '시스터액트' 중 '하늘의여왕', 영화 '미션' 메인테마곡 '넬라 판타지아' 등이 선보였다.

시스터액트 하늘의여왕은 나지막하고 잔잔하게 시작됐다. 하지만 곧바로 북과 템버린, 박수가 어우러지는 환희의 합창으로 전환됐다. 소년들의 목소리도 듣는 넬라판타지아도 색달랐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넬라판타지아를 부른 소년들이 꾸벅 인사를 하자 찬사가 쏟아졌다.

1부 마지막 조간신문왈츠에서는 빈소년합창단의 매력이 한껏 드러났다. 소년들은 각각 다른 음역의 목소리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가 1863년 작가·언론인연합회 무대회를 앞두고 작곡한 이 작품을 우아하고 경쾌하게 노래했다.

소년들이 늘 천사같았던 것은 아니다. 2부 첫 곡으로 선택한 주세페 베르디의 '무엇을 하고 있었지? 말해봐!'는 오페라 '멕베스'에서 세 마녀가 부르는 곡이다. 소년들은 작품의 스릴과 긴장감이 한껏 느껴지는 무대를 완성시켰다.

이어 오페라 '나부코' 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우크라이나 신년노래 '슈슈드리크', 세르비아 민요 '니스의 뜨거운 온천', 뉴질랜드 뱃노래 '웰러맨' 등 각국의 민요들이 이어졌다. 빈소년합창단이 부른 한국 가곡 '그리운 금강산'은 관객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앙코르에서는 한국의 '아리랑'이 울려퍼졌다. 구하율군이 기타 연주에 맞춰 솔로로 '아리랑'을 부르는가 싶더니 곧바로 다른 단원들이 화음을 더하며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아리랑을 완성했다. 소년들의 선물에 관객들이 뜨거운 환호로 화답했다.

빈소년합창단은 26일 세종예술의전당, 27일 춘천문화예술회관, 28일 서울 관악아트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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