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도체 미중 '양자택일' 탈피…"위험분산 전략 마련하자"

니어재단 포럼…미중 반도체 경쟁, '핵 개발' 전쟁 방불

"공급망 재편, 우여곡절 겪을 것" 美·中 모두와 협력해야

"직접 보조금 필요" vs "美·日 등과 상황 달라"…찬반 양론

[서울=뉴시스]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니어(NEAR)재단 주최로 '세계 반도체 전쟁, 한국은 승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포럼이 열렸다. 니어재단은 2007년 설립된 국내 민간 싱크탱크로, 한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비롯해 국제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정세 문제를 연구하는 단체다.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중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중층적으로 협력 채널을 다양하게 확보하는 위험 분산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니어(NEAR)재단 주최로 '세계 반도체 전쟁, 한국은 승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포럼이 열렸다.

니어재단은 2007년 설립된 국내 민간 싱크탱크로, 한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비롯해 국제 정치, 경제, 외교,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제 정세 문제를 연구하는 단체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배영자 건국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반도체의 세계 정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미중 반도체 패권 전쟁을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핵 개발 경쟁에 비유했다.

그는 "핵과 같은 전략기술 개발이 국제정치적 경쟁의 틀 속에서 많은 우여곡절 끝에 승패가 갈렸다“며 ”"인공지능을 위시한 신기술의 부상과 미중 패권 경쟁 시기에도 기술혁신과 외교가 융합된 국가전략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미래 반도체 공급망은 미국이나 중국 한쪽이 원하는 대로 전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일본, 대만 등 소위 '칩4' 반도체 동맹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 역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협력이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혁중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미주팀 부연구위원도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동참 요구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사전 영향 평가 등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해외산업실 부연구위원도 "중국은 시장으로서도, 생산 기지로서도 중요하다"며 "시장과 공급망의 의존성을 활용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는 정부의 보조금 지급 관련 찬반양론이 엇갈렸다.

신창환 고려대 교수(전기전자공학)는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반도체 공장 건설 보조금 등 국가 차원 정책이 시급하다“며 "직접 보조금 집행으로 인한 대기업 특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초당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원호 KIEP 경제안보팀장은 "한국은 이미 반도체 제조 분야를 선도하고 있어 미국, 일본, 유럽 등과 다르다"며 "대만의 경우 직접 보조금이 아닌 연구개발 세제혜택과 행정지원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 우리도 효율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반도체 기업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속에서 생태계 내 활발한 합종과 연행, 전략적 결합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부도 산업 정책 2.0 시대를 열며 신산업 전략 체제를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