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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수서 21분'…'반쪽 개통'에 예상수요 ‘반토막'

등록 2024.05.04 06:00:00수정 2024.05.05 08: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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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X 개통 한 달]①

출근시간대 동탄~수서행 탑승…좌석 여유

한달 이용객 26만명…수요 예측 절반 수준

동탄역 '접근성' 보완…"램프업 기간 고려"

"역까지 자차로 '파크앤라이드' 구상해야"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월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오는 3월 30일 개통을 앞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 열차가 영업시운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02.23.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지난 2월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오는 3월 30일 개통을 앞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 열차가 영업시운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02.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지난 3월30일 개통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이 운행을 시작한 지 한 달을 넘겼지만, 이용객 수는 정부 예측의 절반을 넘기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동탄 지역주민들은 수서까지 '급행열차'의 운행을 반기면서도 역까지 접근성이 떨어지고 연계 교통편도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32.7㎞ 21분 만에 주파…환승해도 40분 만

지난 3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30분께 동탄역에서 수서행 GTX-A 급행열차에 탑승했다. 역 입구에서 지하 6층 승강장까지 도달한 시간은 5~6분으로 여러 차례 에스컬레이터를 옮겨타야 했다.

승강장에는 수서행 8량 열차가 문을 연 채 승객들을 맞았다. 서울지하철 3호선과 수인분당선으로 빠르게 환승할 수 있는 선두 칸부터 이용객이 채워졌다.

열차 후미로 갈수록 좌석이 넉넉해 서서 가는 사람은 없었다. 열차 내 안내 패널에는 8량 모두 혼잡도가 낮다는 의미의 연녹색 불빛 표시가 떴다.

[성남=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3월20일 동탄 방향 GTX-A 성남역 승강장의 모습. 2024.03.20 *재판매 및 DB 금지

[성남=뉴시스] 고가혜 기자=지난 3월20일 동탄 방향 GTX-A 성남역 승강장의 모습. 2024.03.20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오전 7시36분 출발한 열차는 오전 7시57분 수서역에 도착했다. 동탄~수서 32.7㎞ 구간을 21분 만에 주파한 셈이다. 준고속열차이지만 달리는 동안 정숙성이 유지돼 출근길 시민들은 잠시 눈을 붙일 수 있었다.

수인분당선 환승 개찰구 앞에서 안전 관리를 하는 직원 강건우(57)씨는 오전 8시대 승객이 더 많다며 "그래도 붐비는 정도까진 아니다"라고 전했다.

교대역으로 통근하는 40대 박모씨는 "환승이 편해서 타는데 아침저녁에 붐비지는 않는다"며 "(삼성역) 2호선이 연결되면 많이 탈 거 같다"고 말했다.

수인분당선으로 환승해 지하철 2호선이 연결된 선릉역에 도착했을 때 시계는 오전 8시21분을 가리켰다. 45분 만에 경기 동탄에서 서울 강남 테헤란로까지 이동한 셈이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오는 3월 30일 개통을 앞두고 영업시운전을 나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 열차가 취재진에게 공개되고 있다. 2023.02.23.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서 오는 3월 30일 개통을 앞두고 영업시운전을 나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 열차가 취재진에게 공개되고 있다. 2023.02.23. [email protected]


한달 이용객 26만명 예측치 절반…평일보다 주말↑

앞서 국토부가 예측한 GTX-A의 이용객은 주말 약 1만2000명, 평일 1만5000명이었다. 그런데 개통 한달간 전체 이용객은 26만3665명. 일평균 승객수는 8505명에 그쳤다. 특히 평일 평균 이용객은 7675명, 주말 평균 이용객은 1만16명으로 집계돼 평일보다 주말 이용객이 더 많았다. 이는 국토부의 평일 예측에 비해 실제 승객은 절반에 그친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30일 동탄과 성남, 수서역 등 일부 구간만 우선 개통해 정부의 예측보다 수요가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GTX-A 서울역~수서 구간은 2026년 말 개통되며, 지하철 2호선이 연결되는 핵심 정차역인 삼성역은 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는 2028년에 개통된다. 운정~서울역 구간은 올해 말 운행을 시작한다.

여기에 동탄 신도시에 동·서부를 가르는 경부고속도로에 동탄역까지 접근성이 낮은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역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8)씨는 "역 근처에 살아도 15분 정도 걸어야 한다"며 "수서역에서 지하철을 갈아타거나 시간이 맞으면 버스를 타고, 지각하면 그냥 택시 탄다"고 전했다.

전세버스·트램 추진…동탄역까지 접근성 보완 속도

[화성=뉴시스] 화성시 동탄신도시 전경 (사진 = 화성시 제공)

[화성=뉴시스] 화성시 동탄신도시 전경 (사진 = 화성시 제공)


정부도 대책을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2일 동탄신도시 외곽지역에 출퇴근 전세버스 노선 7곳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이러면 GTX-A 수요가 최대 600~1000명 늘 전망이다.

연계 교통수단인 '동탄트램'도 내년 중반 착공해 오는 2027년 12월 실시설계 및 트램 차량 제작 완료를 목표로 추진된다. 경부고속도로 도심 1.2㎞ 구간을 지하화해 동탄 동서를 연결하는 공사도 진행됐다.

국토부는 교통수단 개통 뒤 예측 수요를 넘기까지 '램프업'(ramp up) 기간을 고려하면 아직 이용률을 따지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심구간이 시간 맞춰 개통되고 연말까지 연결도로가 개설되면 접근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까지 자가용으로 가서 주차하고 GTX-A를 타는 '파크 앤 라이드'(park and ride)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차로 서울까지 장거리 이동을 하는 수요를 억제하려면 승용차 중심의 연결 교통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주차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파크 앤 라이드를 미리 구상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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