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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까지 러시아 도핑 먹구름…김연아 金 가능성도 거론

등록 2017.01.02 12:2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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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 - In this Feb. 18, 2014 file photo, a Russian skating fan holds the country's national flag over the Olympic rings before the start of the men's 10,000-meter speedskating race at Adler Arena Skating Center during the 2014 Winter Olympics in Sochi, Russia. The Olympic world is bracing for more evidence of systematic Russian doping. World Anti-Doping Agency investigator Richard McLaren is releasing his latest report on Friday Dec. 9, 2016 into allegations of state-sponsored cheating and cover-ups in Russia. (AP Photo/David J. Phillip, file)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러시아의 대규모 '도핑 스캔들'이 동계스포츠까지 덮쳤다.

 '피겨여왕' 김연아(27)가 소치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캐나다 법학 교수 리처드 맥라렌이 이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는 지난해 10월과 올 7월 러시아 선수들이 국가 주도 하에 집단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일어난 일로, 전 세계 스포츠계는 충격에 빠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러시아 선수들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전면 금지하지는 않았다. 대신, 종목별 국제경기연맹(IF)에 판단을 맡겼다. 러시아는 리우올림픽에 '반쪽짜리' 선수단을 출전시켜야 했다.

 동시에 IOC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한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샘플을 전면 재조사, 부정 행위 적발 선수들에게 징계와 메달 박탈 등의 조치를 취했다. 여전히 런던올림픽 샘플 조사는 진행 중이다.

 WADA 독립위원회가 지난달 초 또다시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는 "러시아 체육부, 반도핑기구, 연방보안국 등이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국가적 규모로 도핑을 공모했다. 1000여명이 넘는 선수가 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방식으로 도핑을 은폐했다"고 폭로했다.

 파문은 시즌이 한창인 동계 스포츠까지 번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러시아 첼랴빈스크가 가지고 있던 2016~2017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파이널(3월 10~12일)의 개최권을 박탈하고, 대체 개최지를 찾기로 했다.

 러시아바이애슬론연맹(RBU)은 2월21~28일 오스트로프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3월6~12일 튜멘에서 열기로 했던 국제바이애슬론연맹(IBU) 월드컵 8차 대회 개최권을 스스로 포기했다.

 각국 간판 스타들이 보이콧을 고려하겠다고 압박하면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도 러시아 소치의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최권을 박탈했다. IBSF는 독일 쾨니히스제를 대체 개최지로 선택했다.

 러시아의 조직적 도핑이 의심되는 기간의 하계올림픽 도핑 샘플 재조사를 어느정도 마무리한 IOC는 지난달 초 맥라렌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샘플 재조사에 나섰다.

 또 IOC는 지난달 24일 성명을 내고 소치올림픽에 출전한 28명의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WADA 독립위원회 보고서를 바탕으로 하나 이상의 소변 샘플을 조작했다는 증거가 발견된 28명이 대상이다.

 IOC는 28명의 명단에 대해 함구했지만, 속속 메달을 목에 건 러시아 선수들을 중심으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27)가 중심에 섰다.

 러시아 스포츠 전문 매체 'R-스포르트'는 이탈리아 스포츠 전문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인용해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1·러시아)가 금메달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R-스포르트에 따르면 소식통은 "소트니코바의 도핑 샘플에서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 이는 샘플을 열었거나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소치(러시아)=뉴시스】김인철 기자 = 소치올림픽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김연아가 21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올림픽파크 메달프라자에서 열린 메달세리머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연아, 러시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2014.02.22.  yatoya@newsis.com

 소치올림픽 당시 피겨 여자 싱글에서 쇼트프로그램에서 74.92점을 받아 1위에 오른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그러나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받아 총 219.11점으로 은메달을 따는데 만족했다.

 반면 쇼트프로그램에서 74.64점을 받아 2위였던 소트니코바가 프리스케이팅에서 149.55점을 획득, 총 224.59점을 얻어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당시 김연아의 점수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전반에 걸쳐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김연아에게 비교적 박한 점수가 주어진 탓이다.

 전문가들은 심판의 주관이 반영되는 예술점수(PCS) 뿐 아니라 기술점수(TES)도 김연아에게 유독 '짠 점수'가 주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프리스케이팅에서는 김연아와 소트니코바의 구성 요소 기본점수 차이가 크지 않고, 둘 모두 눈에 띄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상황에서 소트니코바에 과한 점수가 주어져 '역전 우승'이 가능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IOC는 "샘플 자체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샘플을 바꿔치기 했다는 증거가 있으면 도핑 규정 위반"이라며 징계를 내릴 방침을 시사했다.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을 박탈당하면 김연아는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2연패를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피겨 여자 싱글을 비롯해 각 종목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징계가 확정되면 순위가 요동칠 전망이다.

 IBSF는 지난달 30일 IOC의 조사 결과에 따라 4명의 선수에게 임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IBSF도 구체적인 선수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R-스포르트는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 올가 포티리치나, 마리야 올로바, 옐레나 니키티나가 징계를 받은 선수들이라고 보도했다.

 트레티야코프는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을 땄고, 2016~2017 IBSF 월드컵 랭킹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니키티나는 여자 스켈레톤 동메달리스트였다.

 국제스키연맹(FIS)은 지난달 23일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선수 6명을 임시 자격 정지 처분했다. IBU도 두 명의 선수를 임시 자격 정지 처분한 상태다.

 소치올림픽 종합 순위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 등 총 33개의 메달을 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나아가 러시아 도핑 스캔들이 4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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