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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노선영, 연맹 행정착오로 평창행 무산

등록 2018.01.23 22: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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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1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안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 한국 노선영이 빙판을 질주하고 있다.노선영은 2분1초69를 기록했다. 2017.02.21. photocdj@newsis.com

【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1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안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경기, 한국 노선영이 빙판을 질주하고 있다.노선영은 2분1초69를 기록했다. 2017.02.21. [email protected]

개인 종목 출전권 필요 규정 놓친 빙상연맹 탓에 선수에 불이익
 여자 팀추월 대표팀도 새로 꾸려야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대표팀의 일원으로 나설 예정이었던 노선영(29·콜핑팀)이 올림픽 출전 자격 자체를 갖추지 못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규정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이 뒤늦게 ISU로부터 통보를 받고 사실을 알게된 탓이다.

 이로 인해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던 노선영은 개막을 불과 보름 정도 남긴 시점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해야 했고, 여자 팀추월 대표팀을 새롭게 꾸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빙상연맹은 지난해 10월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4차 대표 선발전을 겸해 SK텔레콤배 제52회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 선수권 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대회 결과를 통해 월드컵 1~4차 대회 여자 팀추월 대표팀으로 선발된 것은 김보름(25·강원도청)과 박지우(20·한국체대), 노선영이었다.

 ISU는 평창올림픽이 있는 2017~2018시즌 월드컵 1~4차 대회 결과에 따라 올림픽 출전권을 배분했다. 월드컵 랭킹 포인트와 기록에 따라 출전권을 나눠줬다.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중 8개국이 출전하는 팀추월은 ISU가 유일하게 개최국 자동 출전권을 주는 종목이다. 그러나 여자 팀추월 대표팀은 월드컵 랭킹 포인트 8위에 올라 스스로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1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안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 한국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가 빙판을 질주하고 있다. 2017.02.21. photocdj@newsis.com

【오비히로(일본)=뉴시스】최동준 기자 = 21일 일본 훗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안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경기, 한국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가 빙판을 질주하고 있다. 2017.02.21. [email protected]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 여자 팀추월 대표팀으로 활약한 선수 중 김보름과 박지우는 매스스타트에서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했다.

 반면 노선영은 개인 종목 출전권을 따지 못했다. 1500m 예비 명단 2순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ISU는 규정에 올림픽 팀추월에 출전하는 선수는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빙상연맹은 이 규정과 관련해 ISU와 문의하고 답변을 받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지난해 초 ISU가 공개한 평창올림픽 엔트리 자격기준에 팀추월 출전 선수들은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팀추월에는 개최국 자동 출전권이 주어진다"며 "만약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가 한 명도 없을 경우에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지난해 10월 ISU에 문의했는데 기준기록만 통과하면 팀추월 자동 출전권을 얻을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세 명 중 노선영만 개인 종목 출전권이 없는 상황이라 문제가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그런데 지난 10일 ISU로부터 팀추월에 출전하는 세 명 모두 개인 종목 출전권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항의 메일도 보냈지만, 답변은 같았다"고 설명했다.

 ISU의 통보를 받은 빙상연맹은 올림픽 엔트리 재배정이 이뤄지는 19일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에게 개인 종목 출전권은 돌아오지 않았다.

 빙상연맹은 ISU의 올림픽 엔트리 재배정이 모두 끝난 20일 노선영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화천=뉴시스】박진희 기자 = 노선영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팀 선수가 15일 오전 강원도 화천군 용화산 인근 도로에서 체력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7.15. pak7130@newsis.com

【화천=뉴시스】박진희 기자 = 노선영 스피드 스케이팅 국가대표팀 선수가 15일 오전 강원도 화천군 용화산 인근 도로에서 체력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07.15. [email protected]

최대 피해자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동생을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딛고 이를 악물었던 노선영이다. 노선영은 2016년 4월 먼저 떠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故 노진규의 친누나다.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로 활약하던 노진규는 골육종으로 투병하다가 아쉽게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0월 대표팀으로 선발됐을 당시 노선영은 하늘로 떠난 동생과 자신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준 부모님을 떠올리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동생을 위해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각오도 함께 전했다.

 그러나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에게도 악재다. 여자 팀추월 대표팀에 노선영 대신 다른 선수를 투입해 새롭게 팀을 꾸려야하는 처지가 됐다.

 문제는 개인 종목 출전 자격을 갖춘 장거리 선수가 김보름, 박지우 외에 없다는 점이다. 이들 외에 이상화(29·스포츠토토)와 박승희(26·스포츠토토), 김민선(19·의정부시청), 김현영(23·성남시청)이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했는데 모두 단거리 선수다.

 여자 팀추월은 세 명의 선수가 함께 400m 트랙 6바퀴를 돌아야 하는 종목이라 장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세 명이 순서를 바꾸는 등 호흡을 맞추며 페이스를 조절해야 해 손발을 맞출 시간도 필요하다.

 노선영 대신 새로운 선수가 합류할 경우 팀워크 훈련을 다시 시작해야 하고, 전략도 새로 세워야 한다. 여자 팀추월에 메달권에 근접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둘 수 없게 된 것은 분명히 악재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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