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SK 이재원 "실망스러운 작년, 올해는 독하게 시즌 완주하겠다"

등록 2018.04.25 10:13:4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광주=뉴시스】 SK 이재원

【광주=뉴시스】 SK 이재원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지난해 SK 와이번스의 '안방 마님' 이재원(30)은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다. 시즌 내내 잔부상에 시달린 이재원은 114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0.242(314타수 76안타) 9홈런 42타점 32득점으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출루율 0.292, 장타율 0.376에 그쳤다.

 지난해 이재원의 성적은 주전 포수로 자리잡은 2014년 이후 최저였다. 타점 100개를 올리며 '공격형 포수'로 불린 2015년과는 딴판이었다.

 장점으로 꼽힌 공격에서 부진하자 수비까지 불안해졌다. 결국 시즌 막판에는 지난해 4월 초 KIA 타이거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이성우에 주전 자리를 내줬다.

 때로는 아픈 시간은 약이 된다. 스스로에게 실망한 이재원은 '예비 FA'가 되는 시즌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에 자진 참가한 이재원은 체중을 10㎏ 넘게 감량했다.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한 이재원은 올 시즌 2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0.338(74타수 25안타) 3타점 9득점을 기록 중이다. 아직 홈런은 없지만 출루율 0.449, 장타율 0.392로 하위 타순에서 꾸준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고 있다.

 수비에서도 이재원의 가치는 빛난다. 이재원의 리드 속에 SK 투수진은 팀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4.0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재원은 "지난해 부진해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컸다. 내가 못한 것이니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그래서 두 배로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지난해 어느 정도 기본적인 성적이 나왔다면 똑같이 준비했을 것"이라며 지난해 부진이 약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시즌 개막 직후에 부진해 주위에서 걱정했는데 열심히 준비했으니 풀릴 것이라 생각했다. 팀 성적도 잘 나오고 개인 성적도 크게 떨어지지 않아 순항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체중 감량 효과를 톡톡히 본 이재원은 시즌 시작 후에도 날렵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크게 아픈 곳도 없고 경기에 많이 나가는데 힘들지도 않다. 일단 체중 감량은 성공적이라 본다"며 "계속 경기에 나가니 살이 찔 새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름에 찌는 체질이 있다고 하는데 그게 바로 나다. 겨울에는 많이 먹어도 빠지는데 여름에는 체중이 잘 늘어난다"며 걱정을 살짝 드러냈다.

 '아직 홈런을 치지 못했다'는 말에 이재원은 "지난해에도 시즌 첫 홈런이 4월30일에 나왔다. 살을 빼서 홈런이 안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잘라말했다.

"지난해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9개를 쳤다. 꾸준하게 경기에 나가면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팀에서 나에게 20, 30개의 홈런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홈런 타자가 많다. 공을 많이 보고 출루를 많이 하며 팀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SK 이재원

【서울=뉴시스】 SK 이재원

주로 하위 타순에 배치되는 이재원은 "타순이 내려가다보니 타점 찬스가 많이 오지 않는다. 이닝의 선두타자로 나서는 기회가 더 많다"며 "상황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상위 타순에 있으면 타점을 올려야하고, 하위 타순에서는 출루를 많이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이어서 팀 평균자책점 1위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이재원은 "시즌 전 우리 팀이 투수 쪽에서 강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감과 부담 모두 있었다"며 "일단 투수들이 시즌을 준비한만큼 기량을 보여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투수들이 부상없이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아주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중요한 시즌, 이재원이 해내야 할 것은 또 있다. 바로 '캡틴'이다. 주장은 신경쓸 일이 많다.

"사실 주장을 안 하는 것이 편하다"며 농반진반했다. "주장은 선수들 표정도 봐야한다. 신경쓸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분위기가 처지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 아직 긴 연패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그런 때가 왔을 때 내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형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원의 올해 첫째 목표는 부상없이 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다.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는만큼 시즌을 완주한다면 성적도 따라올 터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한 것도 이재원의 올 시즌 목표 설정에 영향을 줬다.

 현재까지는 전 경기에 출전한 이재원은 "지난해 경기를 많이 못 나가서 올해에는 최대한 많이 나가고 싶다. 시즌 초반에 관리해준다고 막판에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더라"며 "나갈 수 있을 때 많이 나가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 경기 출전이 목표지만 상황이 따라주지 않을 수 있다. 일단 140경기 정도는 나가야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아프지 않고 독하게 야구해 시즌 끝까지 완주하겠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주장으로서 팀원들과 함께 더 높은 곳도 바라본다. "선수단 전체가 지난해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사살"이라고 인정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