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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회담서 무슨 일이...靑참모진 정세 인식 부족 도마

등록 2018.05.25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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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발표 전까지 눈치 못챈 靑분위기

한미회담 이미 이상 분위기...안이한 판단 지적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청와대는 16일 북한이 전통문을 통해 이날 예정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중지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현재 정부가 의미 파악에 주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벽에 상황이 발생해 국가안보실 관계자들이 통일·외교·국방부 등 관련부처 분들과 전화통화를 하는 등 긴밀히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2018.05.16.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한미 정상회담 하루만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가 발표된 데 청와대 참모진의 정세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사진은 지난 16일 비가 내리는 광화문에서 바라본 청와대 전경.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2018.05.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하루만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가 발표된 데 청와대 참모진의 정세 인식이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반도 운전자와 북미 중재자를 자임하던 문재인 대통령까지 머쓱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기 직전까지 청와대는 인지를 못했다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보좌할 참모진이 현 상황을 안이하게 분석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사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불편한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됐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안 열려도 괜찮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두번째로 만난 뒤 바뀐 것 같다'는 발언 등으로 이상 태도를 드러냈다. 청와대는 이러한 상황에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데에만 급급했다.

 한미 정상회담 하이라이트로 꼽힌 단독 정상회담은 당초 예상된 30분에서 10분가량 줄어든 20분여 만에 끝났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안, 북한의 최근 정세 등 정상간 긴밀히 논의할 의제가 많았음에도 회담 시간이 늘어나긴커녕 줄어든 것은 부정적 신호란 평가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한 종전선언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확답을 듣지 못한 것도 이상 분위기로 꼽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정상회담 결과가 안 좋게 마무리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정상간 만나기 전 실무진이 의제부터 성과까지 100% 가까이 협의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상회담에서는 두 정상이 우의를 다지고 이미 합의된 회담 내용을 확인하는 시간으로 삼곤 한다.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은 99.9% 확률로 성사될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문 대통령도 방미 마지막 일정이었던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방문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미국에서 돌아온 지난 24일 밤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보여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시사 발언과 일련의 태도로 볼 때 청와대 차원에서 이상 기류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확인해서 알릴 수 있는 성격인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부 논의가 정리되는대로 후속 확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추가 메시지가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커보인다.

 한미 동맹국이란 표현이 무색하게 미국 측이 한반도 당사국인 우리 정부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던 것도 우리 정부를 난처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이다. AP 통신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판문점이 아닌 싱가포르로 결정하자, 이를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 9일(현지시간) 문 대통령에게 정상통화를 요청하며 상황을 설명했던 것과는 정반대 기류다.

 현재로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 현안을 정상 통화로 논의하는 방안은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서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태를 진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수는 있다. 그만큼 참모진간 소통 연결고리가 약하고, 트럼프 행정부를 안이하게 바라봤다는 신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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