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제주 강정마을회, ‘국제관함식 개최’ 두고 난상토론

등록 2018.07.22 23:53: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찬반 주민간 고성 오가며 4시간 가까이 토론회 진행

강희봉 강정마을회장 “관함식, 공동체 회복 기회될 수도”

【제주=뉴시스】제주 서귀포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전경.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제주 서귀포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전경. (사진=뉴시스DB)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정부가 제주 서귀포시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국제관함식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주민 간 찬반 갈등이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강정마을회는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커뮤니티센터 가동) 1층에서 국제관함식 유치를 두고 마을 현안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제관함식 개최 관련 일부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18일 강정마을을 방문한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이 주민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제안하면서 열리게 됐다.

강정마을회장의 결정으로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는 시작한 지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회의장 밖에서도 들릴 정도로 줄곧 고성이 오갔다. 찬성과 반대 측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이날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한 토론회는 오후 1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회의 시간이 길어지자 도중 밖으로 나온 주민은 “일부 사람들이 옛날 얘기(해군기지 건설 관련)까지 끌고 나오니까 답이 없다. 이렇게 해서 끝이 나겠느냐”며 “이미 정부에서 결정난 것 같은데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요구할 거나 제대로 해서 하는 게 낫지”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토론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희봉 강정마을회장은 “국제관함식이라는 행사가 썩 좋은 건 아니지만 지난 12년동안 못했던 주민들의 명예회복과 주민주도형 공동체 회복 지원사업에 대해 대통령의 메시지나 약속을 얻을 수 있다면 개최를 재논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관함식 개최에 대한 마을의 입장은 지난 총회를 거쳐 결정된 ‘반대’인 게 맞다”라면서도 “주민 100인 이상의 서명이 있다면 마을총회를 다시 열어 의견을 물을 수 있다”고 말해 조만간 총회 개최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강정마을회가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커뮤니센터 1층에서 국제관함식 개최 관련 토론회를 하고 있다. 2018.07.22. susie@newsis.com

【제주=뉴시스】조수진 기자 = 강정마을회가 22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커뮤니센터 1층에서 국제관함식 개최 관련 토론회를 하고 있다. 2018.07.22.  [email protected]


이날 토론회에는 김금옥 시민사회 비서관, 주성철 시민사회 비서관실 행정관, 이장호 국방개혁 비서관, 조경자 국방개혁 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참석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질문에 답했다.

해군은 지난 3월 강정주민을 대상으로 지역갈등 해소를 위해 강정 해군기지에서 국제관함식 개최 추진 계획을 알리는 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강정마을회는 같은 달 30일 임시총회를 열어 국제관함식 유치의 건을 상정해 ‘반대’를 결정했다.

하지만 청와대 및 해군이 제주에서 행사 개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 주민회 등 일부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강정마을은 11년째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인해 갈등을 겪고 있는 마을”이라며 “아직까지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데 해군이 국제관함식을 유치하려는 바람에 그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에 지난 18일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이 마을을 방문해 “국제관함식을 개최한다면 대통령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주민의 갈등과 고통에 대해서 유감과 위로의 말을 전하고 공동체 회복사업의 적극적인 지원 의사를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제주도의회 의원 43명 전원은 청와대 및 국방부를 상대로 ‘제주해군기지 국제관함식 개최 반대 촉구 결의안’에 서명했으나 이 수석의 방문 이후 본회의 상정을 보류했다.

한편 국제관함식은 10년마다 열리는 대규모 함정 도열 행사로 지난 1998년 경남 진해와 부산항 일대에서 처음 열리고 지난 2008년 부산에서 개최됐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