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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과 분단 넘은 재회에 시민들 박수…"이제라도 참 다행"

등록 2018.08.20 18: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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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굉장히 고무적이고 환영할 일"

"죽기 전 북에 있는 가족들 보게 돼 천만다행"

"단순한 정치적 이벤트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정례화 필요…어느 정부에서든 초석 깔아주길"

【속초=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1차 남측 상봉 최고령자인 백성규(101) 할아버지가 버스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photo@newsis.com

【속초=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오전 강원도 속초시 한화리조트에서 1차 남측 상봉 최고령자인 백성규(101) 할아버지가 버스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윤슬기 김진아 기자 = "남측 이산가족 상봉자 중 최고령은 101세 백성규 할아버지입니다."

 20일 오후 4시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대합실에서 2년 10개월만에 열린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나오자 승객들은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TV 화면에 시선을 고정했다. 짐을 싣고 바삐 걸음을 옮기던 승객 일부는 뉴스에서 최고령 상봉자인 101세 백성규 할아버지의 사연이 소개되자 걸음을 멈추고 뉴스를 시청했다.

 시민들은 백 할아버지의 나이에 놀라며 이제라도 만나게 돼 다행이란 반응을 보였다. 부산 수영구에서 온 김수영(73)씨는 "우리같이 나이든 사람들한테 이산가족 상봉 의미는 남다르다. 주변에 전쟁으로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사람들이 많다"며 "101세 할아버지가 그래도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을 보게 돼서 얼마나 다행이냐. 진작할 수 있었던 일인데 뭐가 그렇게 어려웠던 것인지 모르겠다"며 화면을 보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81세 이수호씨도 김 씨의 말에 "그럼"이라며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했다. 이 씨는 "저렇게 만나러 간 사람들이 다 나이든 사람들 아니냐. 그래도 죽기 전에 저렇게 북에 있는 가족들 보게 된 게 천만다행이지"라며 "이런 건 나라에서 잘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함성찬(93)할아버지(오른쪽)가 북측의 동생 함동찬(79)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함성찬(93)할아버지(오른쪽)가 북측의 동생 함동찬(79)을 만나 기뻐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email protected]

다른 시민들 역시 65년만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합실 곳곳에서는 뉴스가 잘 들리지 않자 귀에 이어폰을 꽂은 채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김명희(37)씨는 "5살짜리 딸이랑 서울에 왔는데 자식을 못 본다는 생각을 하면 살 수 있을까 싶다"라며 "더 늦기전에 이제라도 만나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서울로 여행을 왔다는 임재현(24)씨는 "북에 가족을 두고 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우리에게 잘 와닿지는 않지만 그래도 저렇게 나이든 할아버지가 가족을 만난다니 다행이다"라며 "단순하게 정치적 이벤트로 끝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중구 서울역에서도 시민들이 2년 10개월만의 이산가족 상봉을 지켜봤다.

 친구들과 서울역을 빠져나오던 조모(19)양은 "65년만에 가족을 만나는 일인데 얼마나 기쁘겠냐"라며 "앞으로도 북한에 떨어져 있는 가족들을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곽모(56)씨는 "떨어진 가족이 상봉하는 것은 굉장히 고무적이고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혜도씨(86)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오른쪽)를 만나 부둥켜 울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photo@newsis.com

【금강산=뉴시스】뉴스통신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의 조혜도씨(86)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오른쪽)를 만나 부둥켜 울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은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2018.08.20.  [email protected]


 하지만 이산가족들의 기약없는 미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곽씨는 "좋을 때는 한없이 좋았지만 일회성에 그치다보니 항상 아쉬움이 남는 이산가족 상봉이 아닌가 싶다"라며 "현 정권에서는 정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지만,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통일이 될 때까지 초석을 깔아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시민들은 경색과 완화를 반복해 왔던 북한과의 관계에 기대감이 낮아진 모습도 보였다. 서울에 사는 함명식(29)씨는 "아무래도 (이산가족 상봉이) 꾸준히 이어질 거라는 생각은 안 든다. 여느 때처럼 보여주기식으로 한다는 느낌도 든다"라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 때문에 사람들 관심도 적어지는 것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 6.25전쟁을 겪었다는 김모(85) 할머니는 "형제 만나는 것이 좋기는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전쟁을 겪은 세대 아닌가"라며 "북한이 합의를 약속하고 (핵)무기를 없앤다고 하기는 했는데 쉽게 되겠냐"라고 우려를 표했다.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2년10개월만에 이산가족이 상봉한 2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대합실에 있던 시민들은 이산가족 상봉 뉴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8.08.20. yoonseul@newsis.com

【서울=뉴시스】윤슬기 기자=2년10개월만에 이산가족이 상봉한 20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대합실에 있던 시민들은 이산가족 상봉 뉴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8.08.2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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