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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라운드]김평호 코치, 도쿄돔에서 '부자상봉'한 사연

등록 2019.11.12 10: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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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김주희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 김평호(왼쪽) 코치와 아들 빛샘씨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미국의 슈퍼라운드 1차전을 앞두고 '깜짝' 만남을 가졌다.

【도쿄(일본)=김주희 기자】 한국 야구대표팀 김평호(왼쪽) 코치와 아들 빛샘씨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미국의 슈퍼라운드 1차전을 앞두고 '깜짝' 만남을 가졌다.

【도쿄(일본)=뉴시스】김주희 기자 = "바빠서 정신이 없네."

김평호(56) 한국 야구대표팀 코치의 고운 눈길이 바쁘게 뛰어다니는 '누군가'에게 향했다. 대표팀의 타격 훈련을 보기 위해 이내 시선을 거둬들였지만, 김 코치의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가 흘렀다. 김 코치를 웃게 한 이는 아들 김빛샘(28)씨다.

지난 11일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한국과 미국의 슈퍼라운드 1차전이 펼쳐진 일본 도쿄돔에서 부자 상봉이 이뤄졌다.

사실 두 부자는 한국이 속한 C조의 예선라운드가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도 잠시 만났다. 김빛샘씨가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WBSC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아들이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다. 정식 직원은 아니고, 인턴으로 있다"며 "고척에서도 만났는데, 오늘도 훈련 전에 잠깐 봤다"고 말했다.

각자 맡은 역할이 있는 만큼, 잠시 얼굴을 보는 게 전부다.

대표팀의 전력분석을 총괄하고 있는 김 코치는 대표팀 선수들은 물론 상대팀 선수들까지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날도 경기를 앞두고 미국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꼼꼼하게 지켜보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빛샘씨는 계속해서 이곳 저곳을 뛰어 다니며 일하기 바빴다.

별 다른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같은 일터에서 부자가 함께 일을 하고 있다는 건 특별한 느낌을 준다. 어리게만 보였던 아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본 아버지는 대견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김 코치는 "아들이 어느 부서 일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며 무심한 듯 말했지만 "원래 스페인어를 전공했다. 영어는 기본으로 한다"며 은근한 자식자랑으로 영락없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였다. "야구장에서 보니 아들이 더 자랑스럽다"며 흐뭇한 마음도 드러냈다.

아버지를 보며 야구를 좋아하게 된 아들은 이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간다. 김 코치는 "빛샘이는 인턴이 끝나면 (WBSC의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갈 것 같다. 그쪽에서 근무를 하라고 제안을 받았다더라"고 말했다.

평생을 야구장에서 지낸 아버지가 야구와 관련된 일을 하게 된 아들에게 해준 조언은 "궂은 일도 열심히 해라"다. 김 코치는 "나는 야구장에서 오래있었지만, 아들은 야구를 좋아해도 직접 하진 못했다. 밑바닥부터, 궂은 일부터 나서서 많이 하라고 이야기를 해줬다"며 꿈을 펼치기 시작한 아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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